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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만회하려는 행동에 대한 저의 심리

Pp 조회수 : 948
작성일 : 2021-06-08 13:54:20

저도 생각이 막 깊진 않은지라 살면서 말 실수 할 때 많아요.
말이라는 게 정말 주워 담을 수 없는지라 늘 반성하는데요..

주변에 가끔 본인이 한 말이 실수였다고 생각하는지
너무 티나게 만회하려는 행동 하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예를 들어 머리를 파마를 했을 때
왜 했어? 안 어울린다는 듯한 뉘앙스로 답하더니
마음에 걸렸는지 sns 에서는
우리 누구는 파마 머리도 잘 어울린다~ 하는 댓글을 달거나

제가 하는 업종이 사실 별 거 아니라는 듯
그냥 쉽게 하는 거라고 콕 찝어서 말하길래
제가 아 그렇죠~ 뭐~ 하고 넘겼는데
주변 사람들 앞에서는 꼭 사장님~ 하면서 저를 부른다거나

이런 식의 행동이 저는 싫더라구요.
사실 저도 말실수는 하지만 너무 티나게 그 말을 주워 담고
싶어서 행동하면 그게 너무 가식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어찌 보면 긍정적인 분들은
아 그 사람이 만회하려고 노력하네~ 그 노력을 좋게 봐야지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나는 왜 그토록 이런 상황이 곱게 보이지 않고 싫을까
생각하다가 어렸을 때 생각이 났어요.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저를 딱히 예뻐하지 않으셨어요.
저희 아빠를 싫어하셨는데 아빠를 닮은 제가 싫으셨는지
(아빠와 외모는 닮았지만 어릴 때는 조용한 모범생이었어요)
저희 오빠며 다른 여자 사촌들 남자 사촌들 다 예뻐 하시면서
저한테는 별로 다정하신 적이 없어요.

그런데 어느날 아주 오랜만에
저희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를 모시고 식사 한 적이 있는데
오빠는 못 가고 부모님과 저만 참석을 했는데
외할머니가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그날 저를 엄청 예뻐 하시는 거예요.
다른 사촌들에게 해주셨듯이

외할머니도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좋았어요.
근데 다음에 다시 외가 모임을 할 때는 저를 다시 본체만체
하시더라구요.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았죠.

사돈댁과의 식사 자리에서 체면상
평소 예뻐하는 제 오빠도 없으니
저한테라도 애정 어린 모습을 보이려고
하신 행동인데 그걸 진심으로 좋아했던 제 모습이
민망하고 멋쩍더라구요.
그 뒤로 가식적이라고 생각하는 애정에 기뻐하지 말아야지
스스로 방어기재를 쌓은 것 같아요.

비단 이 이유만은 아니겠죠.
애정과 화가 시도 때도 없이 오락가락 하는
일관적이지 않은 아버지의 양육 태도 또한 큰 이유겠군요.



저 같은 심리이신 분들 있으신가요?
IP : 221.160.xxx.8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런데
    '21.6.8 1:58 PM (180.67.xxx.163)

    그게 실수인지.. 일부러 그런건지 구분하는 방법은..

    님이 싫어한다는 그 가식적인 후속행동들이죠.

  • 2. 다른 케이스
    '21.6.8 1:58 PM (223.38.xxx.211)

    지인들은 말실수,
    외할머니는 실수 아님.

  • 3. ㅎㅎ
    '21.6.8 2:01 PM (223.38.xxx.111)

    저도 그런거 부담스러워요.. 반면에 또 주워담을라고 오버하는 면도 있구요..
    주워담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이상해지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근데 또 그거마저 안하면 나중에 내가 너무 이상한 사람 되어 있기도 하구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실수했으면 했다고 미안해 하고 살아요..그랬더니 살짝 호구 같기도 하고...
    남들은 더 뻔뻔해도 더 잘만 살던데..ㅋ
    진짜 모르겠어요...
    원글님은 본인을 잘 파악하시니 뭐든 잘해나가실거 같아요..

  • 4. Pp
    '21.6.8 2:03 PM (221.160.xxx.85)

    맞아요 엄연히는 그 둘은 행동의 근원이 다르죠.
    그래서 나이 들고 생각해보면 외할머니 행동은 이해가 가기도 해요
    물론 저는 그렇게 나이 들고 싶진 않지만요.

    근데 말실수를 꼭 찝어 만회하고 싶어 하는 행동은 유독 싫더라구요.
    차라리 그건 그냥 실수였겠거니 하고 다른 좋은 모습 보이면
    저는 이 사람은 이런 좋은 면들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아무렇지
    않은데 말이예요.

  • 5. ㅇㅇ
    '21.6.8 5:46 PM (122.32.xxx.120) - 삭제된댓글

    어떤 부분이 유독 싫은건 이유가 있겠죠

    잘못한 부분에 대한 죄책감을 금방 털어버릴려는 상대방의 행동이 괘씸할수도 있고,

    금방 용서못하는데 용서해줘야되게끔 판까는 그사람들이 미울수도요

    가식이란 용어에도 중점을 둬보시구요

    한번 잘살펴보세요 저마다 그 의 부분은 다 있으니까요

  • 6. ㅇㅇ
    '21.6.8 5:51 PM (122.32.xxx.120) - 삭제된댓글

    어떤 부분이 유독 싫은건 이유가 있겠죠

    잘못한 부분에 대한 죄책감을 금방 털어버릴려는 상대방의 행동이 괘씸할수도 있고,

    금방 용서못하는데 용서해줘야되게끔 판까는 그사람들이 미울수도요

    가식이란 용어에도 중점을 둬보시구요.
    그 사람 입장에선 다른 걸로 천천히 만회해야지 보다는 이 실수니 이걸로 바로 만회해야 좋아할거야 라는게 더 진심일수도 있구요

    한번 잘살펴보세요 저마다 그 '유독'의 부분은 다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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