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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Djaak 조회수 : 1,467
작성일 : 2021-05-05 18:44:42
납골당, 사설이 좋다고 해서
가격 알아보고 에휴 이 가격에라도 해야지 했다.
근데 지자체 납골당 가격 보고 띠용~~!
이 가격이면 지자체 납골당 이용해야지
다른 지자체 납골당보다는 훨씬 비싸지만
생긴 지 얼마 안돼서 깨끗하고 넓다.
너무 기뻐서 엄마한테 알려주고 싶었다.
난 항상 기쁘거나 어처구니 없는 일 황당한 일 슬픈일 있으면
엄마한테 바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니까.
하지만 엄마는 전화를 받을 수 없다.
내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다.
깨어있으면 고통에 몸부림 치고
그 외엔 긴 잠에 빠져있으니 말이다.
호흡이 갑자기 커지고 하루가 지나니 매 시간마다 숨소리가
약해지는 듯 하다.
오늘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점점 몰아쉬는 숨소리가 작아진다.
점점 입 크기도 작아진다.
눈이 약간 돌아간다.
더더 숨소리가 작아진다.
더더 더더..엄마가 입을 닫고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응급버튼을 누른다.
엄마의 그 큰 숨소리가 들리지 않음을 안 간호사가
문 앞에서 다시 되돌아간다.
기계를 가져와서 혈압을 재고 가슴에 뭔가를 붙인다.
혈압이 재어지지 않고 기계엔 가로로 한줄만이 나올 뿐이다.
돌아가신거에요? 네.
몇분이 흘렀는데 나는 설마 그런 줄은 몰랐다.
입을 다문 엄마는 약간 얼굴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것처럼 보인다.
몇분 전의 삐쩍마른 얼굴보다 훨씬 좋아보였다.
엄마한테 막 이야기 해주고 싶은데.
엄마 납골당 가격 그래도 저렴하게 할 수 있어!
15년에 80만원이래.
사설은 10년에 50만원 내고 평생 안치료 300~500인데
10년 지나면 또 50만원 내야 된대.
15년에 80짜리로 할 게.
그리고 엄마 숨쉴때 어땠어? 많이 힘들었지?
마지막에 숨 안쉴때 얼굴 통통하니 예뻐보였어.
장례식때 도우미 이모가 마음에 안들어.
음식을 많이 담아서 자꾸 시키게 하고
손님이 없으면 서빙도 하고 치워가기도 해야 하잖아.
근데 안하려고 일부러 천천히 일한다.
엄마 장례식장으로 이동할때 너무 급하게 한 것 같아 아쉽다.
나 힘들지 않게 하려고 끝까지 화장실 간 것 감사해.
끝까지 흉한 모습 안보이려고 애쓴 것 존경하고 감사해.
딸 간병 1년 6개월, 남편 간병 1년 6개월 하느라
엄마 너무 힘들었지 많이 힘들었지
엄마 사랑해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완전한 내편,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죽을때까지 잊을 수 없는 내 엄마 우리 엄마
환생이 있다면 내 딸로 태어나세요.
엄마 다시 만나요 사랑해요
응답없는 메세지를 보내며
IP : 110.70.xxx.19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탱고레슨
    '21.5.5 6:51 PM (203.100.xxx.248)

    좋은곳 가셨기를 빕니다..

  • 2. 베스트김
    '21.5.5 6:56 PM (218.238.xxx.14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원글님에게도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 3. 눈물
    '21.5.5 7:18 PM (223.62.xxx.233)

    나요. 어머님 편하게 안식을 누리실꺼에요.
    원글님 지금은 멍해도 앞으로 매순간 눈물이 날텐데
    잘 버티시길 바래요.
    저도 엄마랑 매일 통화하고 딱 원글님처럼 살았었는데 엄마의 빈자리가 참 커요.

    길을 걷다가 엄마한테 왜 그랬을까, 좀 잘해드릴걸 하는 생각이 엄습하면 마스크 안에서 중얼거려요.
    엄마 미안, 아니 미안하다고하면 엄마가 더 슬플까?그럼 엄마 감사했었고 사랑해요.
    너무도 원굴님의 마음을 잘 알기에 위로드립니다.
    엄마께서도 원글님 너무 울고 슬퍼하면 안타까우실꺼에요.
    식사 잘 하시고... 우리 나중에 엄마들 만나는 날까ㅈ열심히 살아요.

  • 4.
    '21.5.5 7:46 PM (58.122.xxx.157)

    좋은 곳 가셨을 겁니다.
    6개월전 저를 보는 것 같네요.
    힘내셔요. 원글님
    위로를 보냅니다.

  • 5. ㅡㅡ
    '21.5.5 7:47 PM (112.161.xxx.169)

    원글님 힘내요.
    엄마는 딸이 너무 슬퍼하지않고
    잘 지내길 바랄거예요.
    저도 아프고 나이 많은 엄마라 잘 알아요.
    밥 잘먹고 잘 지내는게 효도예요.
    좋은 따님둔 그 댁 엄마 부럽네요.

  • 6. ㅠㅠ
    '21.5.5 8:31 PM (125.184.xxx.101)

    너무 슬프네요. 골절상으로 고통받으시다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에 너무 슬퍼요...
    어머니 이제 평화로우실꺼예요. 어머니는 다 아셨을 것 같아요.
    평화를 빕니다. 어머니 이제 아픔없이 행복하시길.

  • 7. ...
    '21.5.6 12:46 AM (221.151.xxx.109)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합니다
    더불어 원글님도 힘내시고요
    항상 어머니께서 하늘나라에서 따뜻하게 지켜보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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