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고 바람이 매섭던 겨울밤이 그리 먼 세월이 아닌데
이젠 아침마다 창문을 열면 그 창틀사이로
수북하게 쌓여 죽은 깔따구들과 모닝눈인사를 해요.
저녁에 소파에 앉아 있으면
얼굴주변으로 뭔가 날아들고 간지럽고,
깔따구들이란 날벌레들이더라구요.
대개 불빛을 좋아하니까 집안으로도 들어와
마구 날아다니는것같아요.
그러고보니 아까전엔 꽃나무아래를 기분좋게 지나가다가
머리카락위로 뭔가 툭 떨어지길래.
손끝으로 만져보니
꿈틀꿈틀대는데다가 성긴듯한 털도 살짝 만져지고.
소름이 바짝 돋은채로 손가락으로 성급하게 터니
뒤에서 툭!하고 가볍게 떨어지는 소리도 나더라구요.
돌아볼까, 하다가
아니지. 돌아보지말자.
하면서 앞만보고 걸어갔어요.
그러면서 든생각이
어쩌면 지금처럼
내가 여태까지 살아왔던 삶도
확인하지않고 모른척 눈감고 살아온
어떤 행적도 분명히 있겠지라는
다소 묵직한 생각도 들긴하더라구요.
뒤한번 돌아보지않으면
그냥 잊혀질수있는일.
그거면 참 관대하고 마음편한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