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패딩안식교 공식 대변인이자 제 2인자인 실세 시나몬입니다
아이고 너무나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종교역사상 처음 행해진 비대면 안식절 투표(그것도 양 이틀간)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음에도 불구,
지난 주에 투표 결과를 공지드렸어야 함이 옳지만 뜻하지 않게 시나몬씨가 다리가 똑 부러지는 바람에 (다행히 입은 아닙니다 입은 살아있습니다 고로 입맛도 살아있습니다) 며칠 늦게 공지함을 정말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원래 하체튼튼형에다 체육인 형 (귀여운)종아리의 소유자임에도 노화는 어떻게 막을 길이 없나 봅니다
외출 중 순간 딴 생각을 했는데 순간 넘어졌고 그래도 챙피한 건 죽기보다 싫어서 벌떡 일어나 엉금엉금 겨우 귀가해 자리에 드러누웠는데 그 날부터 깨진 무릎과 겹질린 발목이 이따만큼 붓기 시작하는 겁니다
오후 외출 중 순간 일어난 일이라 왜 넘어졌는지는 지금도 알아낼 길이 없습니다
아주머니 괜찮으세요?라는 사람들의 따뜻한 걱정만 기억납니다 너무 따뜻해서 기억이 몹시 생생합니다
아 별 일이 다 있구나 작년까진 아가씨 소리도 들었는데 이젠 짤 없구나 올해도 봄부터 기어이 이렇게 시작하는건가 싶어 용하다는 철학관을 알아보는 중이지만 차마 신실한 (실세)종교인으로서 그럴 수는 없고 누운 김에 쉬어 간다고 하던 대로 쭉 쉴 생각입니다 그러니 부실하기 짝이 없지만 아픈데 (귀여운)시나몬 형제를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마스크가 있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넘어지자 마자 순간 마스크 벗겨졌을까봐 다시 고쳐쓰던, 아픈 것 보다 창피한 걸 더 싫어하는 제 외모적 순발력에 제가 다 감동했습니다 마스크는 사랑입니다 홀몸아주머니에게 더없는 효자입니다)
자, 투표결과를 공지해 드리겠습니다
제목으로 이미 알아차리셨을 테지만 그렇습니다
한 분 한 분, 신자여러분의 소중한 투표로 정해진 2021년 패딩안식교 안식절은 4월 10일입니다!!
투표 결과는 이와 같습니다
1.4월 10일'전통파'(즉,의리수호강경파)-35명
2.4월 이전'실속형'(즉,덥고싫증난멋쟁이 할인챙김합리파)-15명
3.4월 이후'패딩의 피부화'(즉, 마이웨이)-7명
4.어떠한것이든따르리'대세형'(즉, 지고지순이지만 무효)-7명
5.이런들어떠하리 또 저런들괜찮지(즉, 이중투표)-1명
총 투표수(크게는 의미없는 중복가능한 투표)로 1차 투표 이후 분연히 일어난 의리수호강경파의 투표 기세가 더해져 투표 참가신자 중 절반 이상의 과반으로 1번 4월 10일이 패딩안식절로 가결되었음을 알립니다!!
(다리가 아픈데도 불구)한 땀 한 땀 엑셀없이 자연친화적으로 시나몬의 곰손으로 수기해 센 투표결과이오니 다시 세 볼 생각은 하지도 마십시오!
태생적 내지 전형적 문과로 숫자만 보면 온 몸이 어지러운 신경쇠약 증세를 앓고 있으니(그래서 넘어졌나 그렇다면 이것은 산재?) 투표결과에 불복해 다시 재검표 시킬 생각은 꿈에도 마시고 선하고 참된 신자여러분 본연의 자세로 모두의 참여 및 안심한 투표결과를 기쁨으로 축복해주시기 바랍니다
4월 10일까지 넋 혹은 맘 놓고 온갖 패딩을 착용하시되
4월 10일 이후에는 경건한 세탁으로 고귀한 장롱 안으로 패딩을 들여넣어보내주길 청합니다
4월 10일 이후 패딩 착용자의 식은 땀 및 부끄러움, 세상의 시선은 본 교가 책임지지 않음을 명시해 드립니다
(이후 게시판에 패딩착용 및 세탁 등 신자 여러분의 문의사항을 보시면 4월 10일로 안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4월 10일 토요일 붓기 없는 다리를 이끌고 여러분의 소중한 투표로 완성된 2021 패딩안식절을 축복하기 위해 게시판에 오겠습니다
다시 한번 신자 여러분의 소중한 투표참여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기간 여러분의 뜨거운 패딩사랑을 느낄 수 있었음에 역시 감사드립니다 올해 어쩌면 여러 사정으로 힘들었을 패딩안식일을 신자 여러분의 참여와 사랑으로 직접 정해 주심에 사실 마음도 무겁고 아프고 감사와 존경으로 눈시울이 많이 뜨겁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 사랑 부탁드립니다
그럼 4월 10일 다시 뵙겠습니다!
4월 10일, 여러분의 손으로 정해주신 패딩안식절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귀엽고아프니까) 제 맘대로 축복송 첨부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_0EvN0g_Ho .. 김준휘, 오늘처럼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