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할때 정말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 모르겠어요.
정말 첨에 그냥 남편일 도와 줄려고 캐드 배우러 학원을 다녔고
캐드학원 수료가 끝날 무렵 우연히 쓴 이력서...그리고 면접
어떨결에 합격.
십년 가까이 경단녀인 전 첫날부터 이리저리 실수투성이
그래도 눈물 쏙 빠지게 야단치면 가르쳐 주시고 다독여 주시던 김전무님...
이십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정말 고마워요.
두아이가 다 아토피가 있어서 간식조차 함부로 못 사 먹어서
다 만들어 두고 다녀야 했어요.
그 때 여기 82쿡의 도움이 많이 받았네요.
출근해서 남자 직원 스무명에 둘러싸여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회사에서 퇴근해서 다시 집으로 출근하는 나날들.
지하철에 사람들이 자꾸 쳐다봐서 회사 도착하자마자
화장실 가서 거울을 보니 립라인만 빨갛게 바르고 왔더라구요, 립스틱 실종.
또 하루는 회사 과장님이 양쪽 볼에 뭔가 묻었다고 해서 거울 보니
볼터치를 꼭 찍어 놓고 블러쉬를 안 했더라구, 연지곤지 찍어놓은 것 같은 상황.
조금 일찍 나와서 여유를 부리며 커피한잔 사 가지고 사무실 들어가서
신발 갈아신으려고 보니 슬리퍼...이 외에도 엄청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지금 웃을 수 있었지만 그때 정말 이불속에서 나오고 싶은 않았어요.
울기도 많이 울고. 힘들었지만 잘 버틴 내가 이젠 자랑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