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엄마

이런저런 조회수 : 1,228
작성일 : 2021-02-22 11:42:01
저희 엄마는 평생 남들에게 베풀고 사셨어요.
80년대에 집에서 일하시던 도우미 아줌마가 포장마차 시작할 돈이 필요하니 아버지 몰래 200만원을 선뜻 주셔서 그 아주머니 재기에 성공하셨어요.
또 센스있고 머리 좋으신 도우미 아줌마는 외국 대사관에 요리사로 연결해 주셔서 그 분 몫돈 만들게 해주셨구요
아뭏든 다 열거하기도 힘들어요. 평생을 불쌍하거나 힘든 사람을 지나치는걸 못봤어요.

힘들고 나이 드신 어르신들 차 태워서 병원 데려가고
잔심부름 다 해드리고 나중에 엄마가 암으로 아픈데도
그분들 끝까지 챙기셨어요. 엄마 장례식장에서 보니
할머니들이 진짜 많이 오셔서 우리를 데려가지 하면서 목 놓아 우시는데 우리 엄마 참 잘 살다 가셨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에 여러군데 퍼진 암으로 1년 남았다고 의사가 얘기할때 놀라서 가방을 툭 떨어뜨리시더군요. 드라마는 가끔 현실이 돼요...
수없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그 흔한 장면이 훅하고 내 엄마 앞에서도 펼쳐지는 순간이었어요.

딱 그날 하루 자식들 없을때 엉엉 우셨다고 나중에 들었어요.
그리고 가족들 힘들게 하기 싫다고 항암 안하시고 호스피스 들어가셨어요. 기차타고 저랑 호스피스 병원으로 가실때
저는 눈물을 감추려고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듯 꾸역꾸역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고 (눈물 터지면 저도 무너질까봐 독하게 맘먹고 담담하게 행동했어요)
엄마는 그런 절 물끄러미 보시면서 천..천히 먹어...하시고,
역에 내려서 걷기가 힘드시니 휠체어 서비스를 받았는데
나중에 그 분한테 만원 드리라고 힘들게 제 귀에 말씀 하셨어요.

그때 엄만 마약성 진통제 드셨는데... 좀 다른 사람들에게 신세 좀 져도 되는데 그걸 못하시더라구요.

입원한지 한달도 안되어서 가셨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들은 말은 , 남편이랑 통화하면서 김밥 먹었다구? 잘했어 하니까 갑자기 엄마가 고통스럽게 입을 떼시면서 미..안...해...고..마..워라고 남편한테 말하셨어요.

그 이후로는 진통제가 강해지니 눈이 풀리고 말씀을 전혀 못하셨어요. 마지막으로 들은 엄마 목소리 였어요.

거기 간호사님이 참 감사한게 제가 집에 다녀오려고 나서는데, 잠시만요 하시더니 환자분들이 갑자기 가시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엄마께 드릴 말씀 있으시면 하고 가세요라고 말씀해주셔서 다시 병실로 들어가서
엄마 귀에 대고 , ' 엄마, 엄마 딸로 태어나서 너무 행복했구요 담에도 엄마 딸 할래요. 엄마 감사하고 사랑해요'...

끄덕끄덕 하셨어요. 의식이 그나마 있던 마지막 모습이었어요. 아휴, 눈물이 너무 나서 그만 쓸래요.

다들 엄마 계실때 잘해드리세요.




IP : 121.160.xxx.7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21.2.22 11:49 AM (49.161.xxx.218)

    계실때 잘해야해요
    잘해도 후회되는데...

    있을때 잘해...이말 명언이예요

  • 2.
    '21.2.22 12:30 PM (58.140.xxx.77) - 삭제된댓글

    좋은곳에 계실겁니다
    우리엄마도.

  • 3. ...
    '21.2.22 1:09 PM (223.62.xxx.128)

    훌륭하신 분이시네요
    좋은 곳에서 평안히 잘 계실겁니다

  • 4. andy
    '21.2.22 6:03 PM (210.57.xxx.81)

    눈물이 나네요...
    엄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67676 미국은 2·2 양치법이라네요 14 하루 2번 2021/02/22 6,973
1167675 마트 초밥 어떤가요? 22 배달은 뭐드.. 2021/02/22 3,443
1167674 모쏠남편 결혼해신분들 어떠세요? 13 척척박사 2021/02/22 10,653
1167673 직업으로 방송국 피디는 어떨까요? 13 피디 2021/02/22 5,060
1167672 송중기 나오는 드라마 재밌나요~? 34 요즘 2021/02/22 5,434
1167671 아파트 환기시스템 이거 잘 쓰시나요? 7 환기 2021/02/22 3,975
1167670 펌)현직 공인중개사입니다. 거래량 1/10토막. 잘 판단하세요 14 그렇다네요 2021/02/22 8,857
1167669 코로나 접종 거부 3 코로나 2021/02/22 1,756
1167668 서울시 948 채식 식당 가이드 북 발행.. 보건소 등에 비치 .. 4 채식식당 2021/02/22 1,081
1167667 4년만에 재산이 7배 증가했어요 38 r 2021/02/22 25,364
1167666 고기없는 한끼 식사 하나씩만 알려주세요~ 12 고민 2021/02/22 3,039
1167665 파파존스 주문할껀데요 11 .. 2021/02/22 2,270
1167664 살이 쩌도 키가 클까요? 19 혹시 2021/02/22 2,370
1167663 속보-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 중앙지검 검사 겸임 발령 24 검찰개혁고고.. 2021/02/22 4,930
1167662 10년 된 냉장고 부속품 구매 가능한가요? 5 냉장고 2021/02/22 885
1167661 늑대소년 보고 승리호 봤더니 또 빈센조가 뜨네요. 13 .. 2021/02/22 2,950
1167660 떡국떡 버려야 하나요? 6 2021/02/22 2,845
1167659 사람들에게 밥 팍팍 사주고 싶어요 6 ㅇㅇㅇㅇ 2021/02/22 2,312
1167658 여자가 남자한테 고백했는데 28 민트초코 2021/02/22 6,781
1167657 돼지바 실체 아셨어요? 53 ..... 2021/02/22 35,671
1167656 동치미 사먹는분 계신가요 9 시골 2021/02/22 2,563
1167655 야생화 씨앗 구매해서 싹 틔워 땅에 심어보신 분 계시나요? 2 야생화 2021/02/22 776
1167654 된장에 웬 발암물질…33개 제품 아플라톡신 초과검출 [목록] 14 주의 2021/02/22 5,814
1167653 지금 추가모집때문에 난리던데 궁금해서요. 12 대입 2021/02/22 4,548
1167652 프리랜서라 건강검진 한 지 오래되어서요. 어디서 받는 게 좋을까.. 2 ... 2021/02/22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