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부터 집안의 문제를 많이 일으켰어요.
여자문제로 한 번은 저희 삼남매 어릴 때 엄마도 몰래 데려다가 새엄마랑 살게 딴 살림 차린적도 있었구요.
빚문제로 저희 다 출가하고 부모님 사시는 집 한 채 있는거 결국 빚 갚는데 쓰고 평수 줄여서 이사하셨구요.
엄마는 자식때문에 이혼 못한다 하시며 십 몇 년전인가 그 때도 아빠의 빚문제로 난리나고 그 후로는 아빠랑 한 집에 살면서도 한 마디 말도 섞지 않고 각방생활...
지금도 두 분만 같이 사시면서도 그렇게 각방생활하시며 살아가고 계세요.
문제는 지금도 아파트 관리비며 생활비는 다 엄마가 내신다하고..엄마는 아직 일도 하고싶어하시고 돈도 벌 생각으로 식당일을 하고 계세요.
저는 불행한 부모님 사이를 보며 자랐고 결혼을 해보니 엄마가 더 안쓰러워 아빠와는 먼저 연락도 하지 않고 소원하게 지내고 있었어요.
지금까지도 아빠와의 문제로 엄마는 저랑 전화통화할 때마다 아빠를 욕해대며 저한테 퍼부으세요.
진짜 너무 듣기 싫고,,아빠랑 제발 이혼하고 따로 살고 엄마 인생 살라고 해도 듣지 않으시고..그렇다고 내가 엄마 모실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것도 아니니 엄마한테 이젠 그런말도 못하겠고..답답하기만 해요.
엄마는 자식들 위해 지금까지 힘들게 돈 벌어오시며 사셨고 지금도 자식들 생각을 제일 많이 하시며 사시지만..가끔 엄마한테도 지칠때가 있어요.
저는 사춘기 때 엄마한테 잘 못한게 많아서 엄마한테 어떻게든 잘 해드리고 엄마 기분 맞쳐줄려고 늘 참아요.
불행한 생활때문인지 엄마는 너무 무섭게 대할때가 많았어서 지금도 저는 엄마앞에선 기가 많이 죽어있어요.
그래도 결혼하고 엄마를 많이 이해하게 되니 엄마한테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아이들 키우느라 제 생활도 벅차서 저는 엄마한테는 늘 부족한 딸일 수밖에 없고 효도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할 뿐 죄인같아요..
이번에 아빠가 갑자기 다리에 문제가 생겨서 큰병원에서 치료를 받게됐고 엄마는 또 엄청 기가막혀하시죠.
아빠는 보험든것도 하나 없으시고,모아 놓은 돈도 없는거같고,어디 빚이나 또 없으면 다행이겠죠.
아빠가 제가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우시더라구요.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지금껏 아빠한테 너무 모질게 대한거같고,,그래도 아버지인데..효도 한 번 못해드린거같고...
아빠는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면 안되는 성향이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한테 한 번도 거친 말 한번 해본적없는 착한 분이죠.
그래서 지금껏 하지 않던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해야겠다 싶었어요.매일 전화드리고 좋은 말 해드리고..병원비도 내드려야겠다싶구요.
한 푼 두 푼 모은 돈,,외벌이에 아이들 키우면서 빠듯한 살림..한 푼 두 푼 모은돈이고 남편도 모르는 돈이에요.
남편한테 말하면 당연히 내드리라고 할 사람이구요.그리고 어차피 병원비가 많이 나올거 같아서 선듯 다 내지도 못하고 분담해달라고 해야할거 같아요.
이번 명절에도 못 찾아갈거같다고 말하려했는데 엄마는 지난 추석에도 못간다했더니 이해못하시며 그 후로 전화도 안하시고 지금까지도 못마땅해하셔서 이번엔 차마 못 간단 말을 못했어요.아빠도 마침 퇴원한다하구요.
그래서 아침에 저 혼자 찾아 가서 용돈드리고 동생들 용돈 전해주라하고 얼굴만 보고 나오려고했어요.
근데..참...문득 너무 답답하고 정말 어떻게 해야좋을지 모르겠어요..엄마도 아빠도 너무한다 싶어요.
나도 효녀가 아니라 지금껏 해드린것도 없지만..엄마 아빠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내가 어떻게 해야하고..부모님은 어떻게 살아야하는건지..내가 어떻게 해야 이 지긋지긋한 상황이 끝날지..
그래서 이렇게 현명하신 82님들께 조언 구하고 싶어서 처음으로 이런 저의 얘기를 써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