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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추합의 추억

... 조회수 : 1,827
작성일 : 2020-12-31 19:43:44
오늘 추합 기원 글들을 보니 추합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저희애는 추합 마지막날 오후 7시 정도 전화를 받았어요.

포기고 자시고도 아닌 것이 전혀 기다리지도 않았기 때문에 진짜 뜻밖의 상황이었죠.
뽑는 숫자가 적고 우리 애까지 올 가능성이라곤 전혀 없어
희망을 가지지조차 않았거든요.

애가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하며
학교에서 저한테로 전화가 왔더군요.

저도 힘든 시간 끝에
어떤 결과라도 그에 맞춰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어떤 상황이라도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덤덤한 줄 알았던 저도 
합격 전화를 받고는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간의 아이의 노력이 보상 받는 기분이었죠.
죽기살기로 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한테는 제 나름의 최선이었으니까요.

얼른 집으로 뛰어가 보니 아이는 집에서 자고 있었어요.
그래서 전화를 못 받은 거죠.
합격 소식을 전하자 자다 깨서인지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정확히 등록한다고 약속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뒷사람이 피해를 받게 되니
꼭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습니다.
추합 마지막 날에는 그게 정말 중요하더군요.
등록한다고 해놓고 안 하면 다음 순번이 불이익을 보니까요.
다음 날 등록금 낼 때까지 꿈인지 생신지 얼떨떨했네요.

먼저 추합 기원하는 분들께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안 되는 분들께
그 길만이 좋은 길은 아니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애들마다 꽃피는 시기가 다 다르니
너무 속상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애는 현역도 아니었고 
무척 힘들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돌아온 만큼 학교 생활 열심히 하며 보람차게 살고 있습니다.

지나고 나면 그냥 인생의 돌 다리 하나 건넌 것 뿐인데
그걸로 하늘 무너진듯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 그런 과정 거쳐 세상을 사는 거고요.

지금 잘못 된 것 같아도 
조금 돌아가는 것일 뿐 지나고 보면 아무 일도 아닙니다.
의연한 모습으로 툭툭 털고 일어나 자기 갈 길 가면 됩니다.
지금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하면 그게 정답입니다.

서로를 격려하며 용기내 봅시다.
아이도 엄마도 성장할 좋은 기회입니다.



IP : 175.192.xxx.17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20.12.31 7:54 PM (14.32.xxx.215)

    고만고만한 학교 3개 넣고
    서열상 맨 위의 학교 포기하고 기다리는데
    애는 이미 오티다녀와서 학교싫다고 누워있고...
    3번째 학교에서 전화안오면 3수 시켜야 하나...원서 잘썼다고 자화자찬은 해놓고 눈치보였는데 8시 넘어 전화왔어요 ㅎㅎ
    직원말이 더 웃긴게 목소리보니 등록하시겠네요 ...라고...
    추합기다리는분들 며칠만 잘 버티시기 바랍니다
    머릿속으로 결정해놓고 전화받으심 한두명 더 구제하실수 있어요 힘내세요

  • 2. ㅇㅇ
    '20.12.31 7:57 PM (118.37.xxx.64)

    맞아요. 애들의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를 뿐이에요.
    아이들의 때를 기다리고 응원합니다.

  • 3. 감사
    '20.12.31 8:10 PM (175.118.xxx.189)

    애들의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를 뿐이라는 말이
    위로가 되네요.
    저도 원글님처럼 추합의 전화 받는
    그렇게 되길 바래봅니다.

  • 4. 저도
    '20.12.31 8:11 PM (175.199.xxx.187)

    추합 기다리는데..
    1차는 탈락이네요
    맞아요.
    꽃 피는 시기가 다른데...
    어떤 길을 가던 응원하렵니다.
    감사합니다

  • 5. 사이다
    '20.12.31 8:31 PM (121.129.xxx.98)

    14명 모집에 추합 14번. 포기했지만 또 기대를 갖게 되고..
    피는 시기가 다르다는 말 되뇌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 6. 내맘대로
    '20.12.31 8:51 PM (124.111.xxx.108)

    꽃 피는 시기가 다르다는 말에 눈물이 납니다.
    믿고 기다려요.
    이번에 입시 치르신 댁들 모두 잘 되길 기원합니다.

  • 7. 좋은 글
    '20.12.31 9:16 PM (116.126.xxx.128)

    감사합니다.^^

  • 8. 좋은 글
    '20.12.31 9:17 PM (116.126.xxx.128)

    감사합니다.
    혹시나 하고 기다리는중입니다.

  • 9. ㅇㅇㅇ
    '20.12.31 9:26 PM (121.170.xxx.205)

    저희집 애도 추추합으로 꼴찌로 합격했어요
    그 기분 알아요
    2월달에 합격했어요
    날라갈것 같았죠
    추합 16번 받았는데 14번까지 합격하고 기다리는데 일일이여삼추라는 말이 실감났어요

  • 10. 재수맘
    '20.12.31 9:53 PM (218.235.xxx.50)

    눈물이 나네요 제발 제 아이에게도 기쁜 소식이 와주길요 ㅠ

  • 11. 레모네이드
    '20.12.31 10:35 PM (118.221.xxx.222)

    재수맘 님 댁에도 추합의 기쁜 소식 전해지길 기도할께요
    따르릉 따르릉 합격의 전화벨이 울려 퍼지길요

  • 12. 추합
    '20.12.31 11:09 PM (116.34.xxx.62)

    저도 부디 그런 추억을 갖게 되면 좋겠네요 뽑는 숫자도 적은 과 예비인데 마음 비우자하면서도 기적을 바라고 있어요.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 13. ..
    '20.12.31 11:31 PM (1.233.xxx.24)

    저도 1년뒤 이런글 쓰고 싶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14. ...
    '21.1.1 1:33 AM (114.204.xxx.175)

    추합글 올린 사람입니다 아이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으나 엄마인 저는 이런 글 하나하나에 용기를 얻었다가
    현실로 돌아서는 순간 울컥울컥하네요 감사해서도 그렇기도 하고 또 모르면 모를까 이미 한번 겪어 봤기에
    지리하고 몸과 맘이 지쳐버리는 힘든 정시타임을 견뎌야 한다는게 솔직히 두렵네요
    사람마다 다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고 또 이게 인생의 전부는 아닌거 알면서도 지금 현재에 연연하게 되는건
    어쩔수 없네요. 그럼에도 부디 문닫고 들어가기를 진짜 간곡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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