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올해 대학입시를 보내면서...

고3맘.. 조회수 : 2,227
작성일 : 2020-12-30 12:39:26
첫아이때는 지진으로 대학입시날짜가 1주일 연기되는 거짓말같은 상황이 있었는데

둘째아이때는 코로나로 수능날짜도 많이 연기되고 뿐만아니라 마스크,..대면수업.. 학생수감소..

변수가 너무 많은 한해였던것 같습니다.

우선 저희 아이는 특별한 꿈도 없고 목표의식도 없고 있는듯 없는듯 조용한 아이구요.

고등학교 입학당시 주변친구들은 좋은 고등학교 배정 받을려고 

어디가 좋을지 고민할때 저희 아이는 동네에서 별로 성적 안좋은 학교를 가려고 했었습니다.

학교 내신을 편히 받으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패기없고 부모로써 제가 보기엔 안좋게 보였습니다.

결국 자기가 원하는대로 별로 안좋은 학교 1지망으로 지원해서 배정받았고

그래서 그 안좋은 고등학교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서 내신이 좋았냐하면 그것도 아니였어요..

호락호락한 곳이 있겠습니까.. 

어딜가나 공부하는 놈은 하고 안하는 놈은 안하는것이니..

중학교때도 성적이 반평균정도였는데 나쁜 고등학교이니 반평균성적에서 오르나 기대했었는데 

고등학교성적도 별로 오른것 같지않고

자기가 생각할때 수시는 내신을 많이 반영하니까 정시로 대학을 가는수밖에 없다고 결론짓는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할때 저는 절대적으로 수시로 대학을 가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뽑는 인원도 수시가 많지만 학교 내신도 안나오는 놈이 정시로 올인한다고 

쟁쟁한 재수 삼수생들과 경쟁해서 좋은 결과를 낼것 같지 않고

수시 6장 카드를 포기하고 정시만 올인한다는것 자체가 이해가 안됐지만

워낙 말이 안통하는 녀석이고 

말을 해도 안들으니.. 잘못된 선택을 하는것 같지만 막지못하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고3 6월 모의고사..

9월 모의고사..  

성적의 변화는 없고.. 어쩔 계획이냐고 목표는 정했냐고 물어보면 

기다리라고 조금만 더 하면 국어도 올리고 수학도 올리고 

영어는 살짝 자신없지만 단어 외우고 올릴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게 지금 할소립니까?

사람 미치게하죠..

아침엔 제가 깨워서 학교를 보냈고요..

엄마가 없었다면 무단결석할 놈이에요..

이 시기 돌이켜보면 너무 속상하고 엄마인 저도 성격이 날카로워서

상처되는 말 가리지 않고 막 했던것 같아요..

다른 고3엄마들은 그러지 않으시는것 같던데 저는 못참았었습니다.

드디어 수시원서쓰는 시기가 다가왔고 

우리 아이는 정시준비하는 아이니까 학교선정에대해 고민도 저는 엄마로써 하지않고 있었어요.

근데 첫째아이가 다 떨어져도 좋으니 놀지말고 그냥 6개 채워서 원서 쓰라고하니 

엄마가 말할땐  듣지도 않더니 그래도 대충 고민하면서 거의 첫날 장난처럼 원서 6개를 제출했어요.

거의 학교선정에서 제출까지 1시간정도 걸렸으니 그 만큼 경쟁률도 안보고 제출했던것 같아요.

수시중에서도 내신에 신경 안썼으니 교과는 자신없지만 1개쓰고

논술은 자기랑 안맞고 종합은 재학중에 관리된게 없으니 안되고

적성밖에 없으니 적성전형으로 나머지 5개를 채워서 원서를 냈습니다.

그런데 원서를 내고 나니까 뭔가 되고 싶은 간절함이 생기는지

원서를 쓰고나서부터는 아이가 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눈 앞에 잡힐것 같은 목표가 생긴것처럼 살아있는 공부를 하는 간절함이 느껴졌어요..

교과전형은 아무 준비할께 없었지만 최저를 맞춰야했고

적성은 5개대학을 하나 하나 치르러 다녀야했으며 

수능도 잘 치뤄야 다 실패했을때 정시원서도 내야하고 교과나 적성 최저도 맞춰야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마치고 결과를 하나씩 기다리는데

첫번째 적성 불합격

두번째 적성 예비 68 -가망없는 예비를 받고도 좋아하더군요.. 자기의 위치를 알수 있어서 좋았다고

세번째 적성 예비 22 - 이쯤되니 친구들 합격소식도 들려오고 이 대학시험을 제일 잘봤고 유력하다고 했었는데 

                         결과가 이러니 나머지 대학들은 더 기대할것도 스트레스가 최고조였고 괴로웠습니다.

네번째 교과 합격 - 수시 6개중에 제일 맘에 드는 곳이다.. 라고 생각했던 곳이였는데 

                      눈을 의심했고 그때의 기쁨이란.. 지옥에서 건져진 기분이랄까..
                    
                    재수는 안한다는 방침으로 6광탈하면 전문대보내보면서 편입을하든..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다섯번째 적성 예비 40 - 그러거나 말거나.. 마음의 평화..

여섯번째 적성 불합격 -  햐.. 기분은 좋지 않네.. 

교과 1개라도 안썼으면 어쩔뻔~~!

제가 생각하는 합격요인은

1. 그나마 아이말대로 나쁜 고등학교를 가서 내신을 받았던 것.

2. 수시 적성공부를 늦게 시작하면서 수능준비도 되어서 최저를 맞춘 것

아이도 그간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것 같아요.

말로는 엄마는 좋은엄마 아니야!  이러면서 얼마나 부비부비하는지.. 

나도 알아..  미안..!

둘이 같이 손잡고 지옥에 들렸다 나온 기분입니다.

곧 있을 정시 보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결과 있을꺼라 응원합니다.








IP : 114.206.xxx.3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12.30 12:45 PM (211.250.xxx.45)

    글 잘읽었습니다
    자녀분 앞날에 좋은일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올해 고3아이 보냈고
    둘째아들아이 이제 고2인데

    원글님 자녀분보다 더합니다 (죄송 ㅠㅠ)


    공부를 못해도 본인이 원하는 과가있으면 지누나처럼 학종으로해서 갈텐데
    이놈은 진짜....ㅠㅠ

    아...........
    한숨만 나오네요

  • 2. 축하
    '20.12.30 12:45 PM (210.223.xxx.17) - 삭제된댓글

    축하드려요. 수시 입학 축하해보기 처음입니다.
    수시의 취지에 맞는것 같아요. 막판에 수능최저도 맞추었다ㅓ니 잘했네요. 뒷심 있네요.

  • 3. ...
    '20.12.30 12:49 PM (119.64.xxx.182)

    축하합니다. 정말 기쁘시죠?!형 말 귀담아 듣는 아우라...형제 잘 키우셨네요.
    우리아인 정말 미친듯이 했는데 수시 다 떨어지고 전공대 하나 붙었어요. 여기 걸쳐놓고 반수 결정이요.
    올 한해 코로나 영향으로 아이가 원하는 과엔 현역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n수생이 넘쳐나서 정말 어려웠어요.
    내년엔 그 대열에 우리아이가 들어가네요.
    혹시 열이라도 나면 실기를 못 보게되어서 그게 제일 걱정이었는데 그나마 건강하게 잘 넘겨서 다행이었어요.
    입시 성공한 아이나 실패한 아이나 다 건강하게 다음 스텝을 잘 밟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 4.
    '20.12.30 12:51 PM (223.39.xxx.101)

    축하드려요. 목표를 잡으니 성과를 내네요!
    빛나는 대학생활 응원합니다.

  • 5. ㅇㅇ
    '20.12.30 12:53 PM (223.62.xxx.221)

    울아들도 자사고 다니다 내신 안나와서 일반고 전학가서 내신 올리고 교과 합격했습니다
    물론 최저 맞추기 힘든 학교였는데 수능도 잘 봐서이긴하지만
    내신의 중요성 절실히 느꼈습니다

  • 6. 잘 읽었어요
    '20.12.30 1:04 PM (220.94.xxx.57)

    저는 집에 큰아들이 영어 50
    국어60 수학60점 받아오는
    중2가 있어서 님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아들이 놀 생각만하고 학원 보내도 이 점수라
    과연 중3때 정신을 안차리면 어찌될지 걱정이예요.

  • 7. 음...
    '20.12.30 1:29 PM (211.206.xxx.82) - 삭제된댓글

    수시 6광탈 하고도 평온한 엄마... 여기 있습니다.
    생기부 26장에 고3 내신 공부는 안했지만, 2점대 초반 - 그런데 수시 납치는 싫다고 우주상향으로 쓰고 정시준비 하다가 10월29일 - 체육시간에 농구하다가 인대파열에 종골뼈 으스러지는 사고 당하고 수술하는 주 면접 2곳 못가고, 수능도 못 볼뻔 했는데 일주일 억지로 먼저 퇴원하고 가까스로 수능을 봤지만 3년 모고 성적 토탈 - 최악의 성적...

    강남 대성학원 시험보러 간다한들, 5월까지는 보행도 제대로 못해서 지금 아무 생각없는 엄마...
    여기 있습니다.

    고3 수능 한 달 남기고 체육시간에 체육시키는 학교는 뭐고, 아이가 다치고 나서 체육수업은 전면 자율학습으로 전환...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 8.
    '20.12.30 1:30 PM (125.132.xxx.156)

    우리집 얘기같네요
    지진수능 코로나수능 터울도 똑같고
    수시 하나 합격해 행복한 것도요 ㅎㅎ
    저흰 적성 붙고 교과 두개가 우주예비에요 ㅎㅎ
    축하드립니다!

  • 9. ㅜㅜ
    '20.12.30 1:37 PM (125.177.xxx.34)

    초등부터 중등까지는 선행으로 , 고등때는 학종준비로 정말 한눈안팔고 열심히 살았는데 붙어도 별로 가고 싶지 않은 대학 한곳만 최초합했어요.
    애의 성적이 그것밖에 못미쳤다 생각하고 받아들여야하는데 오히려 합격후 더 괴롭네요.
    저도 애한테 어떤 고등학교가 좋을지 엄청나게 고민하고 준비해서 보냈는데 역시 신중의신은 내신이네요.
    원글님의 행운과 결과는 축하드립니다만 참 허무하네요.
    12년의 아이의 노력이 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64938 저 고기가 싫은데 단백질을 뭘로 먹을까요? 16 고기시러 2021/01/18 3,336
1164937 1호가 될 수는 없어 어제 방송보고 박준형 7 박준형얼굴도.. 2021/01/18 4,516
1164936 지하철역 부근 아파트 11 모나미 2021/01/18 2,152
1164935 "입양 취소나 아이 바꾸기" 文이 꺼낸 정인이.. 59 설마했는데 2021/01/18 3,847
1164934 주식 나무앱 qv cma 계좌 만들면 되는건가요? 1 ㅇㅇ 2021/01/18 1,200
1164933 파쉬 쓰시는 분들 봐주세요 15 ㅇㅇ 2021/01/18 1,509
1164932 문정부 싫어하면 32 근데 2021/01/18 1,421
1164931 현대차 245000에 샀는데 ㅠㅜ 27 2021/01/18 8,617
1164930 쿠첸 혹은 쿠쿠 9 전기압력밥솥.. 2021/01/18 1,257
1164929 與 일각선 "성추행은 부정부패 아냐, 시장 후보내야&q.. 8 ........ 2021/01/18 535
1164928 김원효 심진화 8 ........ 2021/01/18 6,791
1164927 누군가가 있어야하는 중등아이 공부습관 5 까막눈 2021/01/18 728
1164926 전세일때 보일러 고장났으면 수리비 누가 내야하나요? 27 궁금 2021/01/18 4,567
1164925 실비보험 질문이예요 1 ㅇㅇ 2021/01/18 497
1164924 대통령님의 기자회견을 보고 36 후리지아향기.. 2021/01/18 2,928
1164923 삼전 더떨어질까요? 13 .. 2021/01/18 6,001
1164922 서울대병원 대한외래 넘 불편해요. 4 으아 2021/01/18 1,730
1164921 꿈해몽 1 .. 2021/01/18 392
1164920 문 대통령 '사면 반대'..친문 커뮤 "이낙연 책임지고.. 23 친문 커뮤=.. 2021/01/18 1,558
1164919 이경애 딸은 복덩이네요 31 건강요리 2021/01/18 8,670
1164918 눈 와서 생각 나는 시 3 섬진강 2021/01/18 688
1164917 이재용 재판날이네요 11 실형 2021/01/18 859
1164916 후불교통카드 1 ??? 2021/01/18 410
1164915 독립운동가 모독한 윤서인 소송당하네요 13 ㅇㅇ 2021/01/18 1,708
1164914 쌀이 많이 생겼는데 15 2021/01/18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