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은 미친 짓이다
2020.11.23.
지난 주에 쓴 글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경제성이 없는 선거용 사업이며, 이에 대해 야당은 원칙을 갖고 민주당의 가덕도 공항 떡밥에 대응하라는 주문을 한 바 있다.
<야당은 가덕도신공항 문제에 원칙을 갖고 정면으로 대응하라>
http://theacro.com/zbxe/5469514#0
하지만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민주당보다 앞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발의해 접수시켰다. 지역이기주의 극치를 보여주며 당내의 분란을 야기하고 서울, 부산 보궐선거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아무리 국회의원을 계속 하고 싶어도 정도가 있지, 10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을 선거를 위해 무조건 하자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전국의 국회의원들이 모두 자기 지역 근처에 공항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동의해 줄 것인가?
아니나 다를까 민주당 부산지역 국회의원 최인호는 대구/경북지역에도 신공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한 대구/경북의 반발을 무마하려 하고 있다. 벌써 광주 중심으로 남서권 신공항 건설 요구가 나오고, 수원 비행장 이전과 함께 경기 남부 공항 건설 이야기도 나온다.
국회의원 지들 돈으로 공항 짓고 지역민들에게 안겨주거나, 부산시 예산으로 건설한다거나, 민자공항을 한다면 가덕도에 공항을 건설하든 말든 부산시와 부산시가 알아서 할 일이니 필자도 무어라 하지 않겠지만, 국민의 혈세 10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사업을 예타도 면제하고, 다른 입지와 비교 검토도 하지 않고 덜렁 진행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또 하나의 새만금 사업이고, 무안 공항, 양양 공항 꼴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지역 정치인의 국회의원 뺏지를 위해, 그리고 당리당략으로 시행된 무리한 국책사업이 국민들을 골병 들게 하고,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주었던 것을 잘 알면서도 자기 지역에 이익이 된다고 나라 살림은 거덜이 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사업 추진을 요구하는 부산시민들도 참 양심이 없다.
조국은 과거에는 선거용 대형 토목공사라며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반대했으면서 이번에는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한다며 신설 공항을 ‘노무현 공항’으로 부르자고 주장한다. 조국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정신세계가 연구대상감이다.
작곡가 김형석은 ‘노무현 공항에 내리면 눈물이 날 것 같다’며 감성 듬뿍 담은 설레발을 치고 있다. 대깨문들이나 노빠들이 돈을 내 공항을 지어 ‘노무현 공항’으로 부른다면 말릴 생각은 없지만, 국민의 혈세로 만든 공항에 가족의 비리 때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대통령 이름을 붙이는 게 말이 되는가?
가덕도 신공항을 대하는 환경단체들도 웃기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반대하고 난리를 피워야 할 환경단체들이 어째 꿀 먹은 벙어리다. 우리나라 환경단체들은 정치적 입장이나 이념에 따라, 추진 주체에 따라 선택적 건설 반대 운동을 한다.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활주로를 만들기 위해 가덕도의 남쪽 국수봉을 평탄화하여야 한다. 국수봉의 높이는 해발 264m로 서울 남산(270m)의 높이와 비슷하다. 면적(2.2km2)도 거의 비슷해 남산 하나를 통째로 깎아내 평탄화 한다고 봐야 한다. 국수봉 뿐아니라 북쪽의 연대봉(459m)도 일부 절개를 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환경 훼손을 하는 사업이다. 지형을 완전히 바꿀 뿐아니라 주변 생태계도 교란하는데 환경단체들은 이에 대해 아무 말이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가덕도 신공항이 왜 미친 짓인지 살펴보자.
먼저 안전성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외해의 매립지에 건설되어 안전성에서도 매우 취약한 입지다.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 공항, 홍콩의 첵랍콕 공항은 바다에 건설되어 있지만, 외해가 아닌 만 안이나 다른 큰 섬이 방파제 역할을 하는 곳에 건설되어 해일이나 태풍에 직접 타격을 입지 않는다. 간사이 공항은 오사카만 깊숙한 안쪽에 있고, 첵랍콕 공항은 커다란 란터우 섬이 바로 남쪽에 위치해 외해의 파도를 막아주고 있다.
오사카 만 안쪽에 있는 간사이 공항도 침수 피해로 곤혹을 치룬 적이 있는데 망망대해를 마주 보는 가덕도 공항이 해일이나 태풍에 온전할 수 있을까? 태풍이나 해일 피해를 어느 정도 막으려면 가덕도 앞 바다에 방파제를 설치해야 하는데 방파제 건설비도 문제지만, 방파제를 건설하면 신항으로 출입하는 선박들의 운항을 방해하게 되고, 가덕도 우안에 건설 예정인 제2신항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구글 지도로 가덕도, 간사이 공항, 첵랍콕 홍콩 공항을 찾아보면 필자의 이야기가 금방 이해될 것이다.
두 번째로 접근성이다.
부산 서쪽 남단에 위치한 가덕도는 부산시민들에게도 현재의 김해 공항보다 접근성이 좋을 것이 없다. 기장이나 해운대 등 부산 동부권은 김해 공항보다 더 멀다. 그리고 가덕도를 가기 위해 가덕대교를 건너야 하는데 이 가덕대교는 왕복 4차선 밖에 되지 않고 거제-부산 간 통행량도 많아 가덕도 신공항까지 가는 시간은 거리에 비해 더 걸릴 것이다. 가덕도 서안과 북서쪽에는 부산 신항이 있어 컨테이너 트럭들이 쉴새 없이 다니고 가덕대교 북단의 부산 내륙은 녹산지구 국가산업단지가 있어 이를 통과해야 가덕도를 갈 수 있다.
대구, 경북, 울산, 서부 경남, 북부 경남은 현 김해공항보다 최소 30분에서 1시간이 더 걸리게 되어 동남권 신공항으로서의 기능은 상실한다고 봐야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업성이다.
일단 건설비가 들어도 너무 많이 들어간다. 활주로 1본에 22대 계류할 수 있는 계류장을 만드는데 10조가 들어간다. 이것도 최소로 잡은 것이지 15조 이상이 들어갈 수 있다고도 한다. 가덕도 주변은 최고 수심 80m에 보통 15~40m 정도로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의 수심 5m 내외와는 엄청난 차이로 활주로를 만들기 위해 부지를 매립하는데 드는 비용이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다. 해일 피해를 막기 위해 수심 40m가 넘는 외해에 방파제를 건설해야 한다면 이에 드는 비용도 어마어마 할 것이다.
가덕도 공항이 왜 사업성이 없는지는 공항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을 인천공항 건설비와 비교하면 금방 알 수 있다.
인천공항의 1단계 공사는 1992년에 시작해 2001년에 마무리되었는데, 사업비가 5조 6323억이 투여되었으며, 부지 11,724km2, 활주로 2본(3,750X60mX2), 여객터미널(0.496km2), 여객계류장(60개), 화물계류장(24개), 운항횟수 24만회, 여객 3,000만명, 화물 270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에 반해 가덕도 신공항은 활주로 2본, 계류장 44개로 인천공항 1단계보다 그 규모가 작다.
인천공항은 2,3단계 공사를 완료하여 현재는 4단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4단계는 사업비가 4조 1,852억원이 들어가는데, 1.723km 부지를 조성하고 활주로 1본(3,750X60m), 여객 터미널 1, 여객계류장 73개, 화물터미널 0.102km2, 화물계류장 13개, 운항 횟수 8.5만회, 여객 2,800만명, 화물 130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4단계만 하더라도 가덕도 신공항 규모와 비슷하다.
현재 김해공항이 2본의 활주로(3200X60m, 2743X46m)가 있는데 1900만명을 소화하기 힘들어 1본의 활주로(건설비용 약 4조)를 더 만드는 계획을 추진했던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건설비에서만 타 지역에 건설되는 비용보다 2~3배가 더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사업성이 있을 수가 있겠는가?
사업성을 따질 때 건설비 뿐아니라 운영시의 여객과 화물의 예상 수요도 중요하다.
그런데 가덕도 신공항 이용 여객과 화물은 김해공항 운영시보다 줄면 줄었지 늘 수가 없다. 민주당은 2030년에 5600만명이 된다고 하고 조국도 2056년이면 4천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설레발을 치지만 이건 희망사항일 뿐 현실은 전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되어도 김해공항은 국내선과 일본, 중국 등 가까운 국제선은 그대로 운영할 예정이다. 국내선과 일부 국제선을 빼고 나면 가덕도 신공항은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위주로 운영될 것인데, 과연 항공사들이 가덕도 신공항에 미주/유럽간 장거리 노선을 개설할까? 접근성이 떨어져 대구,경북,울산,서부/북부 경남의 이용객도 흡수하지 못하고 기껏해야 부산시민들과 거제 통영 지역민 정도만 이용할 공항에 항공사들이 장거리 노선 취항을 할까? 항공사도 돈이 되어야 취항할 텐데 부산시의 이용객만 보고 취항할 항공사는 없을 것이다. 지금도 국적 항공사 뿐 아니라 외국항공사들이 김해에 장거리 노선을 개설하지 않는 것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항만 만들어 놓으면 항공사들이 취항할 것이라는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가덕도에 인천공항 수준의 설비를 갖춘다 해도 항공사들은 장거리 노선 취항을 망설인다. 왜? 손님이 없는 공항에 취항하면 돈만 버리니까.
부산권을 제외한 전국의 국민들이 이용객인 인천공항과 부산시와 일부 경남지역 수요가 있는 가덕도 공항은 애초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4,500만명 vs 500만명, 거기에다 인천공항은 수도 서울의 관문 공항이라는 점, 동북아 허브 공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덕도 공항은 비교 대상이 안 된다. 가덕도 공항은 동북아의 허브 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 상하이 공항(중국), 인천 공항(한국), 간사이 공항(일본)이 허브 공항 역할을 현재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사이에 끼인 가덕도 공항(부산)이 허브가 되는 것은 기대 난망이다.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면 인천공항 확장계획에 영향을 주게 된다.
가덕도 신공항은 인천공항 확장 계획과 상호 충돌하며, 둘이 함께 추진되면 가덕도 신공항의 적자는 불 보듯 뻔하고, 인천공항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현재 인천공항은 4단계 확장공사가 진행 중이고 2029년까지 5단계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5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은 47.428km 부지에 5본의 활주로, 1.856km2의 3개의 여객터미널, 4.398km2의 318개 여객계류장, 0.508km2의 화물터미널, 1.901km2에 95개 화물계류장, 연간 79만회 운항, 1억 3천만명의 여객, 1,000만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인천공항 5단계 계획은 거의 전국의 장거리 국제선 이용객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했을 것이다. 이러한 인천공항 확장계획은 가덕도 공항의 2056년 4천만명 이용객 예상과는 상충한다. 가덕도 신공항이 4천만명을 소화할 것이라 예상한다면 인천공항 4단계 사업도 중단해야 하며 5단계 사업은 추진할 필요도 없다.
건설교통부는 우리나라 항공 수요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내놓고, 인천공항 확장계획과 가덕도 신공항 추진 간에 중복 투자가 없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혹자는 부산이 해상물류 허브로 환적 물량도 많아 항공화물 운송과 해상화물 운송을 엮으면 부산 신항에 인접한 가덕도 공항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건 그냥 주장일 뿐 어떤 근거도 없다. 해상운송과 항공운송은 경쟁관계이지 상호 보완관계의 시너지를 낼 수 없다. 애초에 해상운송 화물 컨테이너와 항공화물 운송 컨테이너는 규격이 달라 환적, 환승할 수 없다. 비행기에 실었다가 선박에 싣거나, 선박에서 항공기로 환적하는 화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항공 운송을 하는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구미, 평택 등 중부권에서 생산하고 있어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가덕도 공항을 이용할 일이 별로 없다. 창원, 부산, 울산 등 남동임해공업단지는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중화학 제품들로 대부분 해상 운송에 의존한다. 따라서 가덕도 공항을 이용해 항공 운송할 화물은 지금보다 늘어날 일이 없으며, 가덕도 공항이 해상 운송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주장은 한낱 헛소리에 불과하다.
부산은 해상물류에 강점이 있는 도시이다. 지금도 동북아의 해상 운송 허브 역할을 당당히 하고 있으며, 경쟁력도 다른 국가들의 항만보다 높다. 부산은 해운산업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부산 제2신항이 가덕도 동안에 계획되어 있고 조만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2신항이 들어서면 당장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간섭이 일어나고 향후 가덕도 신공황 확장시에 장애가 된다. 부산은 공항을 욕심낼 것이 아니라 해상물류 기지로서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 훨씬 낫다. 이 방향이 부산도 살고 대한민국도 사는 길이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안전성도 사업성도 없으며 환경만 파괴하는 미친 짓이다.
이런 뻘짓을 국회의원 뺏지 한번 더 달아보겠다고 추진하는 부산지역 국회의원들, 특히 민주당의 장난에 놀아나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은 acs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