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바람맞게 하다시피 하여 굉장히 화가 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어찌나 화가 나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상담원분이 일방적으로 잘못한 것은 분명 맞는데
제가 화가 너무 나니까 전화 끊고 나서도
뭔가 제 스스로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았어요
너그럽지 못한 그런 모습이 부끄러웠다고나 할까.. 그랬거든요
그때 아침 저녁으로 제가 굉장히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요
그런 스트레스가 아무래도 내심 쌓여 있었고
그것들이 전화하면서 어떤 계기가 되는 일이 생겨서
제 속에서 폭발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오늘도 그와 비슷한 상황이었는데요
오늘은 다른 곳이긴 하지만 어떤 상담원과의 통화에서
일방적으로 기다리고 (그쪽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그런데 한참 기다렸는데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끊김을 당하고..
그게 여러 번 반복이 되니까 정말 너무 짜증이 났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막상 통화가 힘들게 연결이 되어서 대화를 하는데
제가 너무나 흔들림 없이 이런 부분은 개선이 되면 좋겠다고
짧고 분명하게 그러나 임팩트 있게.. 하나도 감정의 흔들림 없이 이야기 하고는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는 거예요
통화끝나고 나서 이런 저의 태도에 정말 저도 놀랬구요
제가 원하던 저의 모습. 바로 그런 모습이 나타나더라고요
요즘이라고 딱히 뭐 일이 잘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저번에 그때보다는 확실히 궁지에 몰린 그런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예요
저번에는 진짜.. 사과하지 않는 상담원의 모습에
제가 너무 화가 나서 감정이 격앙되고 마구 흔들렸거든요
통화끝나고 나서는 눈물까지 찔끔 났던 기억이 나요
어쨌거나 오늘 제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요
아.. 같은 상황인데 이렇게 대처가 다를 수가 있는 거구나.
내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구나
사람은 어떤 상황에 처하면 반드시 그러기 마련이라는
그래서 제가 낸 화에 대해 그동안 정당성을 부여하고 했었는데..
오늘 통화가 끝나고 나서는 그 생각이 깨어지게 되었어요
내가 내는 화는 결국 내 책임일 수 있는 거구나.
아무리 상대방이 약올리고 나를 기망해도
화를 내고 안내고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구나.를 느꼈어요
조금 더 제 자신의 언행에 대해 책임감이 느껴졌고
그리고 뭔가 상황 속에 갇힌 그런 '나'에서부터
조금 더 자유로와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느꼈어요
자칫하면 외부의 끄나풀에 말려 들어가
정신없이 감정이 흥분되기 일쑤였는데
오늘의 색다른 경험이 저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하네요
저의 마음. 이해 가시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