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쯤 처음으로 순천 여행을 했었어요
고향이 순천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근거리임에도
순천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었거든요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들이 워낙 많지만...
10월 중순쯤 갔었는데
날씨가 어찌나 좋았는지 몰라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고
땅은 노랗게 익은 벼의 황금물결로 가득하고
산 고개 어디쯤 잠시 쉬었던 공간 앞에는
주먹만한 밤송이에 밤이 탱글탱글 갈색빛으로 반짝이고
시골길 사이엔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려 주황빛으로 익어가고..
온갖 색체의 향연이었네요.
여행의 반은 날씨라던데 경기도에 있을때는 좀 춥고 서늘한 날씨가
순천 여행 첫날부터 어찌나 좋았던지
일부러 체크하고 간 것도 아니었는데
때마침 낙안읍성은 축제날이라 읍성 구경도 하고
축제 구경도 하고.
파전에 막걸리 먹으면서 공연 관람에
호박 머리핀 하나 사서 머리에 꽂으니 걸을때마다
호박이 머리 위에서 달랑달랑 춤을 췄어요
오이,벚꽃 모양 머리핀이 있었지만 저에겐 호박이 잘 어울리더라고요.ㅎㅎ
초가집 사이 사이 길이 예뻐서 좋고
길 사이에 작은 도랑이 있는게 옛날 시골마을 기억이 나서 반갑고
민속마을이 비슷비슷 하지만 낙안읍성은 참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어디를 가나 향수를 뿌린 듯한 은목서의 향기!
그때까지 이름만 들어본 은목서, 금목서를 직접 보고 향기까지 맡으니
정말 저는 감동적으로 좋았어요.
길을 걸을때마다 은은하게 풍겨오던 은목서의 꽃향기
처음 그 향기를 맡은 곳은 선암사 였네요.
늘 가보고 싶었던 선암사는 말해 뭐해요.
뭐 그냥 보는 곳마다 힐링이 되는 곳이었어요
선암사까지 걸아가는 숲길은 너무 너무 좋아서
친구랑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걸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죠
(그땐 남편이랑 갔거든요.ㅎㅎ)
선암사에 도착하니 정갈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진 사찰이
참 맘에 들더라고요. 잡념없이 사색이 오롯이 되고요.
선암사를 거닐때 처음 은목서 꽃 향기를 맡게되고
그후 순천 돌아다닐 때마다 어렵지 않게 그 향기를 만날 수 있었어요
은목서의 고급스런 향기
금목서의 달콤한 향기..
저녁에 국제 정원을 거닐때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던 은목서,금목서..
순천은 향기의 도시구나~
한번쯤 살아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절로 났었죠
곧 은목서가 피어나겠죠?
그럼 또 도시가 향기로 가득하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