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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중년의 다이어트. 정도로 해도 되긴 되네요.

나는야 러너 조회수 : 5,508
작성일 : 2020-07-03 16:26:22
올해 45세 중년의 아줌마입니다. 직장다니고 있구요, 코로나로 3개월째 재택근무중이에요.

작년 한 해 몸이 너무 안좋았어요. 
키 162, 체중은 52키로를 쭉 유지해 왔는데, 3키로 정도 살도 찌고, 어지럽고 심장이 뛰고 
계단으로 2층도 겨우 올라갈 정도로 몸이 말이 아니게 되었죠. 아 머리도 새치가 말도못하게 늘었어요.
손톱이 갈라지기 시작하고 자다가 제 심장소리에 잠이 깰 정도가 되어서야 뭔가 큰일이 났구나 생각이 
들어 건강검진을 받았어요. 
결과는 극심한 빈혈. 수치가 6이 안될 정도였고, 바로 수혈받고 아직도 철분제 처방받아 먹고 있습니다.
철분제가 저에게 맞았는지, 치료받기 시작하니 증상들이 바로 눈에 띠게 개선되더라구요. 

그러나 살은 안빠지더라는 ^^;
저는 출산 후 저 나름의 저탄고지와 간헐적 단식으로 살을 뺀 경우인데, 완벽하게 지키면서 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 원인이라 생각하지만 저탄고지를 하면서는 버터, 기름진 음식에 눈이 떠버렸고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는 불규칙한 식사리듬(제 식대로 하다보니까요)이 몸에 배게 되어버려서 이게 
쭉 저를 갉아 먹었던 거였어요. 그러다 부서이동으로 집에서 가까운 사업장으로 배치가 되니 출퇴근으로
소모되었던 칼로리가 고스란히 몸에 남아 살이 되었어요. 

이미 먹는양은 적은데, 더이상 줄일 양도 없었고, 여기서 더 줄이면 아직도 길게 남은인생 제대로 
음식의 즐거움도 못느끼면서 살고 싶진 않더라구요. 

그러다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가 시작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겼어요.
일산은 아니지만 집근처에 호수공원이 있는데, 한 바뀌가 1Km에요. 
점심에 산책겸 나갔다가 기분이 좋아 슬슬 뛰어봤는데, 어라, 기분이 좋은거에요?!
며칠을 산책겸 빠른걸음 조깅(이라 하기도 민망한 속도)을 하다가 제대로 해보자란 마음이 들었어요.
조깅하는 분들 사이에 유명하다는 조깅용 어플을 깔고, 초보훈련 8주짜리를 시작했어요. 
정말 초보훈련이라 처음에는 3분 걷고 1분 달리는 수준이라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전체적으로는 준비, 본 훈련, 쿨다운 포함 40분 정도?

매일 뛰는 것은 오히려 안좋다고 해서 하루걸러 훈련했고 원래가 아침잠이 없어서 새벽 5시 50분에는
집에서 나갔어요. 저는 자는 시간이 빨라서 ^^; 10시반이면 초등생 아이와 함께 잡니다. 
지난달 8주 훈련이 끝나고 저는 쉬지않고 30분을 달릴 수 있는 몸이 얻게 되었습니다. 

다이어트 본론으로 들어가서,
잘못된 제멋대로의 방법으로 망가진 신체를 바로잡고 싶어서 규칙적인 세끼를 챙겨먹기로 했어요.
자기가 그날 먹은양을 기록하는 어플 이용해서 식사후 바로바로 기록하구요, 대략 하루 1200-1300 섭취.
안 뛰는 날은 홈트 검색해서 근력운동 위주의 30분 정도 분량을 채웠고, 일주일 하루 정도는 쉬었어요.  

안먹다 먹으니 오히려 체중이 늘더라구요. 운동으로 붓는 느낌도 들고, 생리중은 정말 최악 ㅠㅠ
그래도 매일 아침 체중 기록했어요. 하두 안 줄어드니 나중에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올라갔어요. 
8주차까지... 제가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되시겠죠 ㅠㅠ 
다시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제대로 공부해서 시도해볼까라는 유혹도 있었지만 저는 제가 그걸 평생
할 수 없을거란걸 알거든요. 그냥 각종 운동, 영양 자료 섭렵하며 정도만 걷자, 언젠가는 지가 빠지겠지
란 생각으로 버텼어요. 그리고 인바디는 없어서 모르겠지만 몸바디로 느껴지는 변화가 분명하게 
보였거든요. 남편도 인정해줌.

그리고 이제 11주가 되었습니다. 갑자기 체중계 숫자가 움직입니다! 현재 2키로 빠졌어요.
허리둘레도 빠지고 뱃살도 희미하게 복근 보이기 시작했어요.
빈혈치료로 컨디션도 좋고, 머리숱도 돌아오고, 몸에도 탄력이 넘쳐요! 
이제는 운동도 제 삶이 일부가 되었고, 식단 일기를 쓰다보니 음식의 종류가 아니라 그걸 얼마나 먹고
조절하면 되는지 알게 된 것 같아요. 음식 종류는 제한하지 않았어요. 주의한 것은 적당히 먹고
손을 떼는 연습을 수많은 실패와 후회를 반복하면서 하고 있어요. 지금도 완벽하지 않음.


이틀에 한번 40분 내외로 달리고 있고, 근력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이라면 평생 살살 제 몸과 타협하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별 것 아닌 뻔한 이야기지만 그냥 한 번 여러분과 이야기해보고 싶었네요. 
 
IP : 14.8.xxx.22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7.3 4:31 PM (106.102.xxx.54)

    저도 저탄고지로 살빼보고 운동으로도 빼보고 했는데
    요즘 5키로 찐거 어찌뺄지 막막해요.
    일단 축하드리고 저도 조깅해보고 싶어요.
    어플 알려주실래요?

  • 2. ....
    '20.7.3 4:32 PM (121.140.xxx.149)

    갱년기 오기 전에 식이와 운동으로 몸을 만들어 놓으세요..
    갱년기 오면 정말 무시무시한 살찜을...내 몸이 내 몸 같지 않는 느낌이 뭔지 알게 됩니다..
    그래도 식이와 운동을 생활화 해 놓으면 어느 정도 갱년기 전 몸으로 돌릴 수 있더라구요.

  • 3.
    '20.7.3 4:33 PM (122.62.xxx.110)

    잘하시고 계시는군요, 그래도 폐경전이라 효과보시는거에요. 아마도 폐경되신 오십대분이시라면
    더 열심히해야되어요.... 저도 힘들게 뺀 체중을 이번에 운동하러도 못가고 2키로 늘었어요.

  • 4. 원글
    '20.7.3 4:34 PM (14.8.xxx.224)

    요즘 조깅용 어플이 많이 나와있어요.
    저는 런데이란 어플 사용했구요, 나이키 런클럽, 아디다스, 스트라바라는 어플도 많이들 사용하시는 듯해요.

  • 5. 어플
    '20.7.3 4:34 PM (112.186.xxx.45)

    오오. 좋네요.
    어플은 뭐 쓰셨나요?

  • 6. 축하드려요!
    '20.7.3 4:37 PM (124.199.xxx.247)

    11주동안 꾸준히 해온 결과가 이제 보이나봅니다. 축하드려요 :)
    저는 달리기는 젬병이라.. 잘 뛰는 분들 부러워요. :)

  • 7. 원글
    '20.7.3 4:38 PM (14.8.xxx.224)

    축하드려요!님, 님도 됩니다. 저도 했어요!!

  • 8. 쇼팽조아
    '20.7.3 5:18 PM (125.130.xxx.219)

    저도 저탄고지 평생 할 자신이 없어
    혈당 급격히 올리는 식품과 나쁜 지방만 조심하고
    골고루 먹기로 바꿨어요.
    원글님도 일반식으로 성공하신거 보니 다행이네요^^
    그런데 저는 운동을 너무 싫어해서 큰일이에요ㅋㅋ

  • 9. 원글
    '20.7.3 5:20 PM (14.8.xxx.224)

    운동 싫으시면 스트레칭, 걷기, 산책이라도 하세요 ^^
    오히려 무리한 운동은 몸을 더 붓게 만드는 것 같더라구요.

  • 10. ..
    '20.7.3 6:11 PM (118.235.xxx.97)

    아침 무산소 운동과 인터벌 뛰기가 체중조절의 핵심같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 11.
    '20.7.3 7:08 PM (61.74.xxx.64)

    중년의 다이어트 도움 되는 글이네요. 감사히 참고할게요

  • 12. 갱년기
    '20.7.3 8:56 PM (118.45.xxx.138)

    50대후반 갱년기인데 운동해도
    살이 안빠져요 ㅠ
    코로나로 홈트중 매일요가, 스포츠게임으로 꾸준히 하는데
    팔,다리 라인이 좀 슬림해졌고
    체중은 변화가 없어요 ㅠ
    이젠 더찌지 않는 걸로 위로합니다

  • 13.
    '20.7.4 9:17 AM (114.203.xxx.61)

    역시나 부단한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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