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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것

.... 조회수 : 6,471
작성일 : 2020-06-26 12:38:28
친할머니 호남출신이신데
집안이 만석군까지는 아니고
천석군은 되는 집안이셨어요
일년에 제사만 수십번하는 집
막내딸
눈썰미좋고 손맛좋아
일년 수십번하는 제사요리
거기에 일제시대라 일본요리까지
서양요리까지
다배우고 익히셔

어릴적에 할머니가
해주시는 나물 김치
닭요리 일식요리까지
너무 맛있게 먹었거든요
뭔가 먹고싶어서 할머니께 말하면
꼭 해주셨는데
단점은 당일날은 안되고
그날 시장을 보고 밤에
양념장이나 소스를 만들고
다음날 저녁께야 되면 먹어봤네요
물론 맛은 세상에 없을 맛

또 기억에 요리연구하는 분들이
가끔 할머니집에와서
요리를 배워가셨던기억도 있구요
장독대에 같이가서
열어보이며 말씀하시던 기억
부엌에서 뭔가 알려주고
어떤분들은 받아적거나
사진을 찍고 그랬던 기억도 나요
할머니 손도 크셔서
요리 나물 김치 하시면
동네 아줌마들 다 같이와서
크게 만들고
동네분들와서 드시고
거실에모여서
다들 극찬하시던기억이 나요

근데
참 아쉬운게
저희 아버지가 외동아들
거기에 어머니는 흔치않은 당시 맞벌이셔서
집에서 요리같은거 절대안하시고
평일은
파출부아주머니가 음식하시고
주말에는 외식가고
수시로 할머니가 오셔서 뭔가 해주셨네요
그래서
학창시절 도시락 싸가면
애들이 반찬 먹어보고
어제 할머니 오셨구나
이건 파출부아줌마가 하신거구나
저보다 더 잘맞추던

그래서 더욱 너무 아쉬운게
그 요리실력이나 레시피를
알려주거나 전수해줄
딸이나 며느리가 없었던거죠

고1때 돌아가셨는데
좀더 오래사셔서
내가 몇개라도 전수받고 배울걸
하는 아쉬움이 커요

아직도 가족들이 모여
맛집 한정식집 가도
다들 하는말이
할머니 음식보다 못하다고 하죠



IP : 222.113.xxx.11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6.26 12:39 PM (117.111.xxx.175)

    아유 제가 다 아쉽습니다!

  • 2. ...
    '20.6.26 12:41 PM (222.113.xxx.113)

    이런식으로 뭔가 전통이나 기술의 맥이 끊기는게 한두가지가 아니겠죠?

  • 3. 근데
    '20.6.26 12:42 PM (14.52.xxx.225)

    그 할머니 고생 엄청 하셨을 거예요.
    남들 보기엔 뚝딱 하고 즐거워 하는 것 같아도
    즐거운 일도 많이 하면 힘들거든요.
    저희 시어머님도 솜씨가 너무너무 좋으셨는데
    그 솜씨 아무도 안 배웠어도 아쉽지 않아요.
    어머님이 더 이상 고생 안 하시는 게 나아요.

  • 4. ...
    '20.6.26 12:43 PM (117.111.xxx.175)

    저도 본가에 2년 정도 살고 싶은 게 요리때문이에요;;
    어머니 김치가 아무데나 다 어울려요.
    고추장. 김치. 된장. 젓갈 4가지 익혀두고 싶어요.

    원글님 입맛을 기억하시면서 비슷하게나마 찾아보세요.
    응원합니다!

  • 5. 저도
    '20.6.26 12:45 PM (1.235.xxx.101)

    엄마 돌아가시기전에
    레시피를 못 받아둔 게
    너무 아쉬워요ㅠㅠ

  • 6. ...
    '20.6.26 12:47 PM (222.113.xxx.113)

    고생인거같은데 또 엄청 즐기셨어요
    본인음식하셔서 남들이 칭찬하시면
    그 칭찬으로 힘내시는 분이셔서
    어릴때 죽방멸치를 몇박스로 사셔서
    하루종일 손질하시고
    그담날 볶아서 이웃들 나눠주시고 하시던거 보면

  • 7. ....
    '20.6.26 12:51 PM (222.113.xxx.113)

    학교끝나고 집에 들어갈때 이미 문밖 멀리서 맛있는 냄새가 주변에 가득하고 오늘은 또 뭐 먹을지 기대하며 문열던 생각이 나네요

  • 8. 아...
    '20.6.26 12:53 PM (39.116.xxx.164)

    정말 아쉽네요ㅠㅠ

  • 9. ㅇㅇ
    '20.6.26 12:53 PM (1.231.xxx.2)

    인간문화재로 지정하셔야 할 훌륭한 할머니셨네요. 정말 제가 다 아쉽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음식 먹고 자라신 아버님이 가장 애통하실듯.

  • 10. ...
    '20.6.26 12:56 PM (222.113.xxx.113)

    너무 아쉽고 음식하다 맛 안나면 대충 다시다 넣는 제 자신이 참..한심하기도 하고..

  • 11. 그거야
    '20.6.26 12:59 PM (124.50.xxx.70)

    다 그렇죠머...
    고1이뭘알아요..
    나이 5,60 되어서도 알면서도 못하는데.

  • 12. 70넘은
    '20.6.26 1:08 PM (119.204.xxx.215) - 삭제된댓글

    친정엄마가 요리솜씨가 좋아요. 30인분정도는 눈감고도 하실정도.
    근데 유일하게 못배운 음식이 매작과..
    외갓집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지낸 제가 가장 다시 먹어보고싶은 음식이 외할머니표 매작과예요.
    할머니표 조청에 푹 절여놓아서 달기도 한걸 한자리에서 다 먹고도 더 먹고싶어했었는데...
    엄마도 배워둘껄 하면서 지금까지도 아쉬워해요.
    제 아이들도 나중에 할머니 음식 많이 그리워 할것 같은데 전 그 손맛을 못따라해요ㅠㅠ

  • 13. 살뜰
    '20.6.26 2:08 PM (112.76.xxx.163)

    할머니의 요리 비법의 맥이 끊긴 게 애통할 정도네요.
    심영순 요리연구원 만큼 대단하셨을 거 같은 할머니의 솜씨였겠군요.
    아쉽고 아쉽습니다.

  • 14. 죽방멸치에서
    '20.6.27 12:16 AM (119.71.xxx.177)

    게임끝
    재료네요
    최상의 재료
    저 죽방멸치먹는사람인데요
    국물맛이 진정 끝내줘요 어디서도 먹을수없는 국물맛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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