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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모두가 힘들겠지만 저도 무척 힘들어요.

힘들어요 조회수 : 2,943
작성일 : 2020-06-18 14:41:13
남편도, 회사 동료들도 다들 힘드니 저 혼자 힘들다고 할수가 없어 게시판에 그냥 조용히 적어봅니다.

힘이 들어요.

초1 첫째. 입학도 제대로 못하고 이제 일주일에 하루 등교. 
맞벌이라, 집, 학교 직장이 가까운 남편이 중간에 가서 데려와서 돌봄에 맡겨요
그렇지 않을때는 남편이 애둘 데려다 돌봄센터와 어린이집에 각가 맡기고 출근해요.
첫째 학원이라도 가는 날엔 남편이 점심시간 쪼개(혹은 미뤄서) 돌봄에서 학원으로, 학원에서 돌봄으로 데려가요.
저는 회사가 차로 40분 거리라 엄두를 못내요 그나마 퇴근할때 첫째 하나 집에 데려가는거랑 
첫째 학교가는 날 회사에 양해를 구해 학교에 데려다 주고 좀 늦게 출근하는게 제가 하는 전부에요.

남편보다 월급도 적고 남편이 집안일, 육아 관련 지금 더 많이 하게 되었네요.
원래도 적극적인 성격이라 서로 힘닿는데까지 했어요. 참 가정적이에요.
근데 남편도 힘이 부치나봐요. 부부관계는 가뭄에 콩나듯 해요. 존중받는 기분은 들지만 사랑받는 느낌은 적어요.

회사생활이 힘들어요. 
회사도 힘이 드니 동료들 간 서로 삭막해지고 매일 같이 버티기 힘이 들어요.
제가 중간 관리자라 챙겨야 할 사람들도 있어서 기운을 놓을수도, 휴가를 쓸수도 없어요.

첫째가 입학은 했지만 입학이 입학이 아닌지라, 영어 학원 외에는 지금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할지 막막해요.
수학 문제집도 조금씩 풀고, 책도 읽고 하지만 뭔가가 계속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불안감이 있어요.
차라리 수영이나 피아노 같은걸 맘껏 시키고 뛰어놀게 할수나 있으면 찜찜하지 않을텐데
이렇게 학업에 공백(?)인 채로 있다가 2학년이 되어 어려운 내용이 진도가 나가면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교과서 펴놓고 EBS 보는게 1학년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어요)
아이가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따로 공부를 더 시켜야 할지 고민이 돼요.

매일같이 제가 꾸준히 시켜주면 될테지만 퇴근하고 나니 체력이 딸려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큰 업무라서 집에 오면 기진맥진.. 신경쓸 일도 많고..
매일같이 울고 싶은데 아이둘을 위해 힘을 내기에도 힘이 딸려요.

모든 여건으로 봤을때 어린이집, 돌봄 다 나쁘지 않고 남편도 잘 도와주고 저희 회사도 문닫을 염려는 없이
잘 지내는것 같은데 매일 울고 싶은 기분이에요.
뭔가가 터질것만 같고.. 억울하고 힘들고.. 이게 코로나 블루인가요?

마음을 다스리기가 힘이 들어요.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것도 요인일거에요.
이직을 하고 싶어도 요즘같은 상황에선 불가능에 가깝고 쉽진 않네요.

회사를 1~2년 그만두고 아이를 끼고 잘 관리해보고 싶어도, 제 성격이 집에 있는게 편한 성격이 아닌걸 잘알아
그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고, 사실 수입이 줄고 재취업이 불투명한 부분도 힘든 부분중에 하나에요.

이 일을 얼마나 더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매일같이 마냥 울고만 싶고 포기하고만 싶은데 힘들게 버텨주는 남편을 보면 마냥 미안해요.
40대 초반인데 저도 인생의 가능성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아요.
일기는 일기장에 적어야 하겠지만 항상 위안을 얻는 82쿡에 그냥 하소연 해봐요.

다같이 힘든 날들이시겠지요..
다들 힘내세요. 힘든 사람들 다같이 모여서 크게 한번 울수 있는 기회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IP : 116.127.xxx.10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애플이네
    '20.6.18 2:49 PM (118.235.xxx.73)

    토닥토닥 꼬옥~~~~ 힘냅시다. 너무 애닳아하지 말고요. 올해는 뭐 가르쳐주는 것보다 많이 만져주고 안아주고. 그렇게 힘 닿는데까지만 하기로 해요.

  • 2. ...
    '20.6.18 2:51 PM (106.102.xxx.168) - 삭제된댓글

    회사일 말고는 마음을 좀 놓고 편하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학업 공백은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겪는 일이고 도와줄 여건과 의향되는 남편한테 미안함 대신 감사함을 채우면 덜 울고 싶을거 같아요.

  • 3. moo
    '20.6.18 3:01 PM (1.236.xxx.145) - 삭제된댓글

    영어는 보내신다니...
    첫애 노는 건 괜찮아요.
    본격 공부는 고학년부터 시동걸어요
    저학년때는 여러 즐거운 경험하고
    학교적응하면 되요.
    맞벌이하며 육아하기 힘들죠...
    에휴 다키우면 쉬우려나 했는데 더 어렵네요.
    저도 울고 싶어요.

  • 4. 실직적
    '20.6.18 3:13 PM (180.229.xxx.17)

    마음만 힘든거지 행동으로 하는건 하나도 없네요 애들 학교보내고 챙기는건 남편이 하고 회사 힘든거야 다 힘들죠 안힘든 직장이 있나요 이제 아이가 초등1인데 어떻게 가르칠지 모르겠다 징징징 그와중에 부부관계 불만까지...

  • 5. 30대
    '20.6.18 3:17 PM (165.225.xxx.142) - 삭제된댓글

    토닥토닥., 일부러 답글 달고싶어서 로그인했어요, 힘내요 우리. 전 30대인데. 아이는이제 4살
    저랑 같은 마음이신 것 같아요. 전 오늘따라 내가 쉬어본적이 있었나? 한 1년쯤 아니 6개월쯤 그도 안되면 3개월이라도 휴식할 수 없나..나에대해 좀 알아가고싶고 진짜 내가하고싶은 건 뭔지 찾아보고싶고 우리아이 하루종일 끼고있고싶고 그랬어요. 근데 다시이런 안정적자리로 재취업을 될지 안될지도 모르고 이런 시국에 이직이 어렵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저도 지금 회사네요 ㅎㅎ

    얼마전 82 강타한 계급상승이없는결혼을 한 탓일까요?ㅎㅎ 버티는 삶이네요 하루하루가요

  • 6. 30대
    '20.6.18 3:20 PM (165.225.xxx.142)

    윗님은 공감능력이 없으시면 아무말도 안하는것도 중간은가요

    토닥토닥., 일부러 답글 달고싶어서 로그인했어요, 힘내요 우리. 전 30대인데. 아이는이제 4살
    저랑 같은 마음이신 것 같아요. 전 오늘따라 내가 쉬어본적이 있었나? 한 1년쯤 아니 6개월쯤 그도 안되면 3개월이라도 휴식할 수 없나..나에대해 좀 알아가고싶고 진짜 내가하고싶은 건 뭔지 찾아보고싶고 우리아이 하루종일 끼고있고싶고 그랬어요. 근데 다시이런 안정적자리로 재취업을 될지 안될지도 모르고 이런 시국에 이직이 어렵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저도 지금 회사네요 ㅎㅎ

    얼마전 82 강타한 계급상승이없는결혼을 한 탓일까요?ㅎㅎ 버티는 삶이네요 하루하루가요

  • 7. 회사일
    '20.6.18 3:32 PM (202.166.xxx.154)

    회사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으니 나머지 여력이 없네요. 승진포기, 나 아니어도 회사 돌아간다라고 생각하면 과감히 휴가도 갈수 있고 여건되면 눈치 보면서 재택 하세요. 의외로 이렇게 손 놔도 되나 싶어도 의외로 회사 잘 돌아가요.

  • 8. ㅠㅠ
    '20.6.18 4:21 PM (124.49.xxx.217)

    너무 힘드실 것 같아요
    힘든데, 나는 힘들 자격도 없어
    이렇게 생각하시니 점점 더 맘이 고달프죠...
    뭔가 작은거라도 나은방향으로 직접 바꾸고 직접 해보세요
    윗님 말씀처럼 재택을 해 보시던지
    이대로 버티기만 하시면 진짜 우울증 와요
    그러기 전에 뭔가 돌파구를 찾으셔야 할 것 같네요

  • 9. 감사드려요
    '20.6.18 4:44 PM (211.246.xxx.31)

    그냥.. 나는 무너질것만 같은데 막상 글로 적어보려니 모든면에서 투정부리는 정도로 밖에 안보여 쓰고 나서도 스스로 한심하게만 느껴졌는데.. 그래서 쓴충고도 각오했는데..
    많이들 위로해주셔서 갑사해요.
    힘들 자격이 없다.. 맞아요. 그게 가장 큰 부분인것 같아요.
    내가 투정하면 안되지.. 하는 마음. 그래서 더 억눌린듯한 기분..
    폭발할듯한 이유를 알고나니 차라리 좀 낫네요.
    감사드려요. 다섯살난 아이도 힘들 권리는 있는거겠죠?
    전국민이 우울증 걸릴듯한 이시기 우리 모두 잘 버텨내요.
    모두들 힘내세요. 저도 힘낼께요. 감사해요. 감사해요.

  • 10. 위로도
    '20.6.18 5:06 PM (118.235.xxx.119)

    받으셨다니 쓴소리도 받아들이시면 좋겠네요.
    징징징...이 와중에 부부관계 불만까지...
    저도 저 댓글과 같은 심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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