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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누구에게나 이야기는 있다

조회수 : 2,505
작성일 : 2020-06-11 20:44:27
오십 중반입니다
스물 일곱에 동갑 남편과 결혼하고
다음 해에 첫 아들 낳고
네 살 터울로 작은아들아이 낳았지요
가난하기가 뭐 다 말 할 수 없고
결혼식도 남편과 나 거의 입은 옷에 하고
시어머니 한복 한벌만 딱
흔한 실가락지 하나 못받았어요
삼형제 중 저희가 둘째
아주버니보다 먼저 했는데
그걸 두고두고 부끄러움으로 여기시더군요
제 뒤에 형님을 보고 동서를 보고
그들이 받은 결혼 폐물을 보고 목이 울컥 차 오르더라구요
사는게 거지같아서 먹고 얘들 공부시키는 데에만 몰두했어요
공부를 잘 하니 둘다 특목고 보냈지요
그러니 제 손거락에 실반지 하나 낄 여유가 없었어요
그 세월동안 두 아이는 다 컸어요
큰아이는 발전공기업
작은아이는 소프트웨어개발자입니다
이번에 작은아이 회사에서 1년 근속자한테
황금코인을 기념으로 주는걸
아이가 제게 주네요
그래서 이걸로 엄마 반지하고 싶다고 하니
엄마맘대로 하래요
생애 처음으로 커다란 금반지를 꼈습니다
보고 있으니 신산했던 제 인생이 자꾸 떠올라서
눈물이 나기도 하네요
IP : 222.98.xxx.4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이 승자
    '20.6.11 8:46 PM (62.46.xxx.48)

    자식 잘 키운 님이 승자네요.

    이래놓고 나중에 노부모 부양하기 있기? 없기?
    받은 자식한테 부양받으라 하세요.

  • 2. 코인
    '20.6.11 8:56 PM (223.38.xxx.54)

    목걸이도 예뻐요 만들어 보세요

  • 3.
    '20.6.11 9:00 PM (1.225.xxx.223)

    자식 잘 키우셨으니 든든하고 좋으시지 고생은 젊을때하는거잖아요
    이제부터 맘 편히 곱게 나이드시면 되시겠넠요

  • 4. 저랑
    '20.6.11 9:06 PM (121.133.xxx.137)

    비슷한 나이이신듯
    동갑은 아니고 세살 많은 남편과
    스물일곱에 결혼했는데
    큰아이 대학은 졸업했지만 국가고시
    패스 못해서 재수?중이고
    네살터울 작은넘은 이제 전역하고
    복학예정이네요
    우린 님네랑 반대로
    엄청 여유있게 시작했다가 뒤늦게
    사업 바닥치고 새로 사는 기분으로
    몇년째 개고생중인데 ㅋㅋ
    부유하던 그 어느 시절보다 백배는 더
    화목하고 재밌게 사는 중이예요
    정말 사람 사는건 정답이 없다 싶어요^^

  • 5. 쓸개코
    '20.6.11 9:10 PM (211.184.xxx.42)

    읽는 저도 기뻐요. 원글님 예쁜 디자인으로 골라 하고 다니세요.^^

  • 6. 윈글님이
    '20.6.11 9:16 PM (121.154.xxx.40)

    진정한 승자 이십니다
    자식복이 최고에요

  • 7. ..
    '20.6.11 9:32 PM (118.32.xxx.104) - 삭제된댓글

    그깟 폐물 뭣이 중헌디.. 자식농사가 최고쥬~~

  • 8. 승자
    '20.6.11 9:35 PM (116.41.xxx.162)

    원글님이 당연 승자입니다.
    자랑스런 자식이 최고죠.

    고생 많으셨겠어요.

  • 9.
    '20.6.11 9:40 PM (112.154.xxx.225)

    행쇼....^-^

  • 10. ^^
    '20.6.11 10:17 PM (223.38.xxx.116)

    행복하시겠어요! 진짜 값진 반지네요^^

  • 11. ...
    '20.6.11 10:27 PM (116.34.xxx.114)

    제목이 멋지더니

    이야기도 멋집니다.

  • 12. ...
    '20.6.11 10:35 PM (221.151.xxx.109)

    그런데 왜 폐물에 차이가 있는 건가요

  • 13.
    '20.6.11 10:49 PM (222.98.xxx.43) - 삭제된댓글

    댓글들 감사합니다
    제가 거의 고아입니다
    제게 언덕이 없으니 저도 남편한테 변변한 시계 하나 못해 주었어요
    형님과 동서는 저랑 급이 달랐나 보지요
    좋은것도 아니라고 툴툴대던 형님이 생각나네요
    그래도 18k 실반지 하나도 안해 주고
    반지하방 얻는데 1000만원 계타서 주면서
    저한테 달마다 50만원씩 넣으라고 하셨던
    시어머니가 가끔씩 치밀어 오릅니다
    신혼여행 돌아와서 반지하방에 오니
    밥해 먹을 쌀이 없어요
    그래서 현금서비스30만원 받아서
    쌀 사고 필요한 살림살이를 남편이랑 집 아래 도깨비시장에 가서 사들고 와서 저녁 해 먹으며 결혼생활을 시작했지요
    그 현금서비스가 곱절이 되고 또 되고...
    아 ~ 말을 다 못합니다
    저랑남편은 신용카드를 안써요 딱 체크카드만 쓰지요
    지긋지긋해서요
    아들들은 둘 다 관악에 갔어요
    하나는 기계 또 하나는 컴공
    이렇게 글을 쓰니 또 눈물이 나네요

  • 14.
    '20.6.11 11:00 PM (1.254.xxx.219) - 삭제된댓글

    관악에 갔다는말은 아들들 둘다 서울대? 너무 멋지세요
    고생은 많이 하셨지만 과정도 아름답고 결과는 더 좋네요
    이제 행복하실 일만 남으셨어요

  • 15. 댓글들
    '20.6.11 11:30 PM (222.98.xxx.43)

    감사합니다

  • 16. 어느 글보다
    '20.6.11 11:44 PM (221.143.xxx.25)

    화려한 미사여구로 잔뜩 치장한 글보다 딱딱 할말만 간결하게 쓰신게 정겨운 금반지 같네요

  • 17. 근데 왜
    '20.6.12 12:41 AM (58.121.xxx.80) - 삭제된댓글

    폐기물 이란 뜻의 폐물이라고 쓰나요.제가 패물을 좋아하다보니
    고쳐드리고 싶어서요. 조개 패자를 씁니다.

  • 18. 옥의티
    '20.6.12 12:45 AM (58.121.xxx.80)

    폐물 아니고 패물입니다.

  • 19. ㅎㅎ
    '20.6.12 1:05 AM (222.98.xxx.43)

    윗님
    맞아요 패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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