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노무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사 전문

... 조회수 : 957
작성일 : 2020-05-23 11:56:06
https://news.v.daum.net/v/20200523113002518
이해찬 대표 "세월 갈수록 그리움 더해가는 노무현 대통령"

고(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사

노무현 대통령님, 그립습니다. 올해는 5월의 신록이 한창입니다. 서거하신 2009년 봄에는 비눈물 속에 장례를 치렀습니다. 1주기 추도식도 빗물이 우리들 가슴을 흥건히 적셨습니다.

1주기 추도식에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노여움도, 슬픔도, 눈물도 참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대통령님이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신 뒤에도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재단과 민주당을 향한 검은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함을 받고 공작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 검은 그림자는 여전히 어른거리고 있습니다. 끝이 없습니다. 참말로 징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 이겨내 왔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노무현 없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열어 냈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은 촛불혁명으로 적폐 대통령을 탄핵했습니다. 제3기 민주정부, 사람이 먼저인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으며, 지방선거 압승으로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허물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사상 례없는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대통령님이 주창하셨던 깨어있는 시민, 권위주의 청산, 국가균형발전 거대 수구언론 타파가 실현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그저 홍보의 대상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역사의 주체로 서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역사는 기어이 기어이, 그렇게 그렇게, 전진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비록 이제 시작이지만 우리는 역사의 발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님, 지난 월요일, 5월 18일에는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이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엄중하게 거행되었습니다. 5월의 넋들이 마지막까지 도청을 사수하다. 장렬하게 산화하신 현장이었습니다.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꼈습니다. 하지만 결코 희망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40년 동안 분노와 슬픔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 이겨왔습니다.

민주의 역사가 헌법에 당당히 새겨지고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의 그날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님,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이렇게 랜선 추도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인터넷 대통령을 자임하셨던 말씀에 가장 어울리는 추도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19가 무엇인지 모르시지요. 대통령님께서 성공적으로 대처하셨던 사스보다 더욱 고약한 감염병 바이러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겪어보지 못한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온 국민의 높은 공동체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눈물겨운 헌신,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정부의 원숙한 대처가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언론이 한국을 주목하고 각국 정부가 한국의 방역을 배우고 있습니다. 아직 코로나19 감염병은 끝나지 않았고, 뒤이은 경제 위기의 먹구름이 자욱하지만
우리는 두렵지 않습니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마침내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완전히 승리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는다고 했습니다.

지난 70년 동안 이 땅은 민족이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정치적으로 왜곡되고 경제적으로 편중되었으며 사회적으로 차가운 세상이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 합니다. 남과 북이 서로 얼싸안고 나라다운 나라에서 '이의 있습니다!'를 외치며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대통령께서 남겨놓으신 가치를 남은 저희가 진정, 사람 사는 세상으로 완성해 보이겠습니다.

대통령님, 오늘 추도식이 열리는 이곳 봉하에는 내년에 대통령 기념관이 개관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울에는 노무현 시민센터가 문을 엽니다.

몇 년 전에 제가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깊은 산속에 있는 조그마한 산사에 계신 스님이었습니다. 여든을 넘기신 듯한 노스님께서 평생 동안 모은 정성을 노무현 재단에 쾌척하셨습니다. 그런 분들의 작은 정성들로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곳에 계시지만,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는 우리는, 벽돌 한 장을 쌓는 마음으로 떳떳하고 당당하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리움을 더해가는 노무현 대통령님! 내년에 다시 대통령님을 뵈러 오겠습니다.

그날은 아마 대통령님을 그리워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봄날 가득히 날리는 꽃잎처럼 이 봉하에 가득하리라 생각합니다.

대통령님, 부디 영면하십시오. 깨어있는 시민들이 삼아 올립니다.

2020년 5월 봄날에.
IP : 218.236.xxx.16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5.23 12:00 PM (116.126.xxx.128)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2. 구구절절
    '20.5.23 12:09 PM (175.223.xxx.92)

    가슴에 와 박히는 뜨거운 추도사입니다
    노대통령님 그립습니다

  • 3. 그래도
    '20.5.23 12:43 PM (125.139.xxx.167)

    해가 갈수록 깨어나는 시민들이 점점 많아 지는 것 같아 오늘은 마냥 슬프지는 않았어요.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여도 저희들 잘 하고 있는 거죠?

  • 4. 쓸개코
    '20.5.23 12:47 PM (211.184.xxx.42)

    고마우신 스님.
    내년에 시민센터 완공되면 꼭 가보렵니다.

  • 5. 쓸개코
    '20.5.23 12:49 PM (211.184.xxx.42)

    [유시민 / 노무현재단 이사장]

    서거 11주기 추도식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서 마음만 여기에 보내시고 각자 살아가는 자리에서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서 오늘 이 추도식을 함께하고 계신 시민 여러분들, 노무현재단 회원 여러분께도 각별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방역당국과 의료진 여러분의 노고에 그리고 국민들의 현명한 대처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무현재단도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오늘 이 추도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아주 작은 비석이 우리를 지켜보는 이곳 대통령 묘역에서 이 추도식을 엄수하는 중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이 묘역은 대통령께서 잠들어 계신 곳이기도 하지만 그분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아서 1만 5000여 시민들이 만들어주신 박석이 깔려있는 곳입니다.

    이 돌에 쓰여 있는 글들을 읽다 보면 아이들 이야기가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꿈꿨던 세상 그런 사람 사는 세상을 우리 아이들한테는 물려주고 싶다하는 시민들의 소망이 거기에 새개져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떠나시고 맞는 11번째 5월입니다.

    당신에서 그토록 원하셨던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가 아주 가까운 현실이 되어서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시민으로 곧게 자라서 이제 청년이, 어른이 되어 있는 이 박석 속 이름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청년들에게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언제까지나 친구 같았던 대통령, 당당한 지도자, 새로운 시대를 향해 앞서 나갔던 시민 그런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함께하리라고 믿습니다.

    지금 우리가 역사의 어느 길목, 어느 굽이를 지나고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이 박석을 만드신 시민들 그리고 오늘 이 행사를 함께 지켜봐주시는 모든 시민들이 이 길목과 굽이를 지나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그 모든 여정을 함께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노무현재단도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후원과 지지에 응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오늘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님이 와주셨습니다.

    또 심상정 정의당 대표님도 함께하셨습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님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생전의 노무현 대통령님은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강물 같은 분이셨습니다.

    지금 그분은 어떤 강물도 마다하지 않는 바다가 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생각과 이념과 삶의 양식은 다를지라도 이 대한민국이라는 바다에서 하나로 얽혀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런 내일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 이 자리에서 또 만나뵐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6. 그리운 대통령님
    '20.5.23 1:12 PM (125.180.xxx.52)

    시청에 모여서 대통령님 보내던때가 엇그제같은데..
    벌써 11년이네요
    봉하다녀온지도 거의8~9년 된것같은데
    시간내서 가봐야겠어요
    내박석은 잘있는지도 궁금하네요

  • 7. 1인칭버전
    '20.5.23 1:23 PM (218.236.xxx.162)

    https://m.youtube.com/watch?v=ICcRgE7pd7Q
    [1인칭 ver. 노무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
    오랜만에 봉하마을 보시고 싶은신 분 그리고 2열에서 추도식까지 볼 수 있어요

  • 8. ..
    '20.5.23 2:18 PM (14.47.xxx.125)

    길가면서 유튜브로 생중계 보았는데
    대통령님 목소리 들으니
    울컥했네요.
    말씀 한마디가 가슴에 울림을 주시는지..

  • 9. ㅜㅜ
    '20.5.23 4:39 PM (210.218.xxx.6)

    감사합니다 뭉클하고 감동적인 추도사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78715 2층인데 엘리베이터 안 쓰거든요 25 ㅇㅇ 2020/05/23 4,443
1078714 한국투자증권 김경록PB입니다! 8 ㅇㅇㅇ 2020/05/23 3,571
1078713 와....이런건 사람 아니죠 2 누리심쿵 2020/05/23 1,456
1078712 권준욱 질본 부본부장 브리핑을 들으면 6 고맙습니다 2020/05/23 1,991
1078711 엄마 검사로 병원 모셔다 드리는데... 7 ... 2020/05/23 2,519
1078710 참외를 비빔국수에 넣으면 어떨까요 12 ... 2020/05/23 2,516
1078709 초등수학 교재 아시는분 8 .. 2020/05/23 1,086
1078708 인간관계 어렵다 ㅡ직장에서 이런 경우 4 .. 2020/05/23 1,877
1078707 헬스장 다녀오고 몸에 두드러기가 날 수 있을까요? 12 ** 2020/05/23 2,605
1078706 82쿡 지혜롭고 의로운 회원님들 탈퇴하신걸까요? 21 흐린날 2020/05/23 2,629
1078705 목동 잘 아시는 82님께 여쭈어요. 18 고민 2020/05/23 2,616
1078704 삐치면 욱하고 말안하고..어휴.밴댕이 남편 9 최악 2020/05/23 1,937
1078703 스포츠브라 추 4 5447 2020/05/23 970
1078702 단톡방에서 빠져 나올 때 2 Byy 2020/05/23 1,539
1078701 어이없는 경주시 240만원 11 ㅇㅇㅇ 2020/05/23 3,352
1078700 레깅스입고 다니는거 아무렇지 않은분 계세요? 47 마흔하나 2020/05/23 5,996
1078699 미니쿠퍼 vs 아우디 a3 6 고민 2020/05/23 2,262
1078698 시스템 에어컨은 원래 약한가요??? 9 덥다요 2020/05/23 2,290
1078697 취미 없는 남자 매력 없나요? 11 2020/05/23 3,786
1078696 화장품 처음 삽니다(도움좀...) 4 뭐가뭔지 2020/05/23 1,025
1078695 돈모으는 재미랑 돈쓰는 재미 어느쪽이 더 있는편이세요 .?? 20 .... 2020/05/23 4,927
1078694 나름 신기한 일..^^ 6 ㅇㅇ 2020/05/23 2,334
1078693 트럼프 재선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13 어쩌면 2020/05/23 2,396
1078692 펭수의 파격 발언 13 꽃보다생등심.. 2020/05/23 3,614
1078691 핸폰 유투브 TV연결 네모가 사라졌어요 3 유툽 티비시.. 2020/05/23 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