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일갖고 싶었던 지우개.

always. 조회수 : 1,948
작성일 : 2020-05-17 22:33:08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은 요즘 학교를 못가는대신

숙제가 은근히 있어요,

연필과 지우개를 일상생활속에서 하루 한번은 쓸일이 생겨요,

아침9시부터 온라인 개학을 하는데, 다행히 선생님들이 이쁘고 상냥해서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친구들, 와아~~~잘했어요오?선생님보다 더 잘하는데요?"

화면속의 선생님들이 살짝 웃어주면서 상냥하게 말해주면 흐..

넋놓고 바라보고있기도해요.

"친구들, 선생님이 기다려줄께요, 천천히 해도 좋아요, 울것까진 없어요~?"

아, 저렇게 따듯하고 온화한 말투를 어디서 들어봤더라,

소싯적엔 나도 저렇게 말을했을테지?이런생각도 하기도 하다가, 나중에

숙제를 하기도 하고 문제도 풀을때쯤 되면 지우개가 참 많이 사용되더라구요.


말랑말랑하게 슬슬 잘 지워지는 지우개들을 보면

가난하고 허기졌던 제 초등시절이 떠올라요,

그땐 왜 그렇게 지우개가 늘 닳아없어졌는지, 엄마에게 지우개살돈을 달라고 하면

늘 엄마는 그돈을 여간해선 잘 주지 않았어요,

어릴때는 가난하고 척박한 가정환경에서 밥도 늘 굶는 날이 더 많아서 지우개를

가질수 없는게 당연한 일이었으면서도 왜 우리엄마는 지우개는 매일을 잊고

못들은척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탄모양의 까맣고 향이 나는 지우개가 문구점에 있었어요,

문구점 주인은 색깔은 까맣지만 잘 지워진다고 했어요.

갖고싶었고 지우개가 없어서 필요했는데도 엄마는, 그냥 돌아섰어요.

그 무렵에도 체념이 빨랐어요, 지우개대신 틀린글씨는 연필칼로 살살 지웠어요.

종이에 구멍이 났어요.

그땐 힘들여서 지워도 글씨가 잘 안지워지고 딱딱했는데

요즘 지우개들은 한번만 살살 문질러도 깨끗이 지워져요.

이렇게 많이 지울일이 있나,

그래서 어릴때 나도 지울일이 많아서 지우개가 늘 없었나,

늘 그런 생각이 아이의 공책에 수도없이 등장하는 지우개를 보면 떠올라요.

유난히 지우개사주는 것에 인색했었던 엄마라고 추억할 일이 있다니,

한편으로는 너무 웃기기도 해요.

IP : 121.184.xxx.13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5.17 11:04 PM (116.32.xxx.6)

    어머님이 관심이 없으셨다기보다 지우개를 써보지않으셔서 그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하셨을것같아요
    좋은 기억만 해요^^

  • 2. 789
    '20.5.17 11:10 PM (14.40.xxx.74)

    전 어릴적 잠자리 지우개가 포실포실 잘 지워져서 그게 그렇게 갖고 싶었어요 ㅎ

  • 3. ㅡㅡ
    '20.5.18 12:40 AM (39.7.xxx.209)

    요즘 화랑 지우개 좋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86613 건전지교체하는 가스렌지 정말안좋네요 9 ㅇㅇ 2020/06/19 4,500
1086612 그래도 답은 부동산인듯요,, 10 ㅡㅡ 2020/06/19 3,420
1086611 수능에서 이 등급이면 어디갈까요 5 문과 2020/06/19 2,269
1086610 6월19일 코로나 확진자 49명(해외유입17명/지역발생32명) 7 ㅇㅇㅇ 2020/06/19 1,400
1086609 미국으로 마스크 보내 보신분? 5 마스크 2020/06/19 1,278
1086608 [청원동참]레고랜드 플라스틱 장남감에 의해 어이없이 무너지는 한.. 3 연꽃 2020/06/19 1,253
1086607 능력자분들~전람회 '취중진담'비슷한 노래 아실까요? 15 궁금 2020/06/19 2,171
1086606 대치동 수학 학원 추천 13 반포 엄마 2020/06/19 4,531
1086605 흰색 펀칭 아일렛 원피스 40대는 아닐까요? 14 펀칭 2020/06/19 3,434
1086604 전세주고 전세가는 것도 어려운 상황인가요? 14 궁금 2020/06/19 3,755
1086603 아니 프린터 연결하려 하는데 너무 힘드네요. 8 어려워요 컴.. 2020/06/19 1,282
1086602 작년 여름엔 없던 점들이 팔뚝에... 5 애휴 2020/06/19 3,130
1086601 경기도 식재료 꾸러미가 왔어요~ 19 ^^ 2020/06/19 2,991
1086600 핀마이크 오프라인 매장서 구입하려면 대체 어디를가야하죠.. 1 애사사니 2020/06/19 1,441
1086599 절대! 사지 말아야 할 중국산 식품 20가지 9 ㅇㅇ 2020/06/19 5,971
1086598 이중주차사고신고는 보험사 아니면 경찰서 ? 3 oo 2020/06/19 1,544
1086597 10살 아들 동시감상 13 레몬 2020/06/19 1,939
1086596 제가 좀 변태스러운 걸까요? 요새 이 일로 인해 회사 다니는게 .. 9 ... 2020/06/19 3,103
1086595 미국으로 소포 보내는것 좀 알려주세요~~~ 18 .... 2020/06/19 1,832
1086594 40대 멋스러운.. 스타일링. 추천좀. 4 40대 2020/06/19 3,479
1086593 유구무언의 뜻이 2개인가요? 내기했어요. 47 내기 2020/06/19 6,617
1086592 팔뚝 라인 주사 vs 지방흡입 중에.. 4 깜깜이 2020/06/19 1,928
1086591 부동산 투기꾼 반대하지만... 정부규제 너무하네요 32 ... 2020/06/19 3,399
1086590 눈밑지방재배치 하셨던분들 제발 꼭 알려주세요! 23 2020/06/19 6,820
1086589 공인중개사 1차 4달만에 가능할까요 12 머리가굳음 2020/06/19 3,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