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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소심한 남편자랑

지나다 조회수 : 2,326
작성일 : 2020-05-05 10:16:54

무뚝뚝하고 짠돌이인 남편인데

이거 하나는 정말 제가 감탄한게 있어서 소심하게 자랑해봅니다.


지난 일요일 어버이날 미리 챙긴다고

지방 시댁 가는 길인데 저희가 좀 미적거리다 음식점 예약시간에

늦을거 같은  시간이었어요.

휴게소도 짧게 커피만 사가지고 나오는 길이었는데

출발하고 나니 아이가 휴대폰을 화장실에 놔뒀다고 하더라고요.


남편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조용히 차돌리더라고요.

거의 1시간을 돌아서 다시 휴게소에 도착할 쯤

아이가 휴대폰 차바닥에 미끄러진 걸 찾았대요.

다시 돌아가기때문에 거의 2시간 정도가 늦은 상태

조용히 다시 시댁에 전화 드리라고 하고 운전.


솔직히 화장실에 놔두고 왔다는 거 듣는 순간

전 소리소리 지르고 등짝 후려치고 싶은 걸

남편이 아무소리 하지 않길래

저도 이성적으로 너 물건 왜 안챙기냐고 조용히 잔소리 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몇번 집에 휴대폰 놔두고 와서 남편이 차 돌린적이 있어서 ㅠㅠ

그때도 조용히 차돌려주고 저 출발할때마다 휴대폰 챙겼나 뭐 빠뜨린거 없냐라고

챙기가만 챙겨주거든요.


바닥에 떨어뜨린거 아는 순간

저는 욱 해서 잔소리 했지만 남편은 여전히 조용히 차돌려서 시댁으로


그리고 아이한테 다음부터는 작은 가방이라도 가지고 다니면

휴대폰 빠뜨릴 일 없겠다..... 그렇게 할래?

그러더라고요.


약간 다혈질인데 남편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사는 모습에서 같이 살다보니

저 역시 조금은 이성을 가지고 살게 되더라고요.

그 덕분에 회사생활이나 인간관계에 꽤 도움이 되었구요.


대신 단점은 큰 칭찬이나 뭐 낯간지러운 말은 평생 못들어봤다는거요 ㅠㅠ

IP : 14.50.xxx.10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is
    '20.5.5 10:22 AM (223.38.xxx.137)

    저도 살아보니
    인성좋은 배우자가 제일 최고인것같아요.
    딸한테도 항상 얘기하는게
    능력.재력보다
    화났을때 다급할때 문제생겼을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인성을 제일먼저 보라고 얘기하네요.
    원글님 부럽네요^^♡

  • 2. 님짱
    '20.5.5 10:23 AM (1.233.xxx.68)

    우와 ... 저렇게 대응할 수가 있다니 ...
    배우자님 대단하십니다.

    원글님 복 받으셨어요.
    눈에 콩깍지가 씌어 있는 연애초기에도 저런 행동 쉽지 않을텐데 ..

  • 3.
    '20.5.5 10:25 AM (14.39.xxx.212)

    저희집도 그래요.
    남편이 지난 이십여년간 아이들에게 단 한번도 큰 소리 치지 않았어요.
    저는 펄펄 뛰고 그랬는데, 어느덧 저 역시 요즘은 야단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 사이가 꽤 좋은 편입니다.

  • 4. 성품
    '20.5.5 10:27 AM (175.192.xxx.113)

    저 상황에서 남편이 소리치고 난리였으면
    그 다음 상황은 안봐도 비디오죠..뭐
    아빠의 인내심이 아이에게도 교육이 되죠.
    칭찬할일 맞네요^^
    태어나면 성질-성격-성품-인품-인격이 형성되어가는 과정이라던데 성질만 부리는 사람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아요^^

  • 5. 원글
    '20.5.5 11:05 AM (14.50.xxx.103)

    평소에는 잘 못 느끼다가 이렇게 가끔 남편한테 감탄할때가 있어요.

    남편이 이렇게 행동하니까 저도 보고 배우게 되는걸 느끼게 되어서요. 다혈질 친정부모밑에 크다가 남편보고

    조금씩 고쳐가고 있어요.

    대신 평생 호강하게 해준다. 이쁘다( 제가 안이뻐서 그런가? ㅠㅠ) 그런류의 소리는 한번도 못 들어보네요.

  • 6. 오~~
    '20.5.5 11:13 AM (1.246.xxx.144) - 삭제된댓글

    제 남편이랑 너무 같아요
    20년을 같이 사는데 짠돌이라 정 떨어지다가도
    큰 소리 나 본 적 없고 약속 어긴적이 없어요
    늘 한결 같아서 무슨 이벤트나 그런건 없지만
    무한 신뢰감으로 살고 있어요

  • 7. 원글
    '20.5.5 11:39 AM (14.50.xxx.103)

    아.~~ 답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깊은 깨달음....중 하나가 그동안 내가 잘해서 큰소리 안나고 살아왔다고 은근 생각했는데 남편 기여도가

    컸다는거 느끼고 새삼 반성하네요. 비슷한 성격의 남편 계신 분들 화이팅!!!

  • 8. @@
    '20.5.5 12:26 PM (222.117.xxx.144)

    와~~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군자하고 사시는군요..
    전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일 ㅠ
    성질나면
    희번떡 눈뜨며 잡아먹을 듯 소리치는
    남편이랑 살다보니 ㅠㅠ

    위에
    태어나면 성질-성격-성품-인품-인격이 형성되어가는 과정
    이라는 글 써주신 분도 감사해요.
    저 자신도 보고 배워야겠네요.

  • 9.
    '20.5.5 12:57 PM (124.51.xxx.231)

    우리집 냥반도 그래요..
    전 부르르르 하는데 차분차분..
    저도 한 번씩 배웁니다..ㅋ

  • 10. 딱반대
    '20.5.5 6:29 PM (223.39.xxx.144)

    제 남편은 님 남편과 정말 반대네요.
    저나 아이들 위해서는 정말 돈 잘쓰고 잘하는데
    그 성질머리를 못참아서 인심을 다 잃어요.
    사람이 다 잘하지는 않죠? 일장일단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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