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왕]은 제 인생의 몇 손가락 안에 꼽는 드라마로, 나름 추리와 스릴러와 법조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이가 봤을때, 그 정교한 구성과 세상과 인간을 보는 통찰력, 그리고 드라마작가가 위대한 문호에 비견될 정도의
훌륭한 작품이었다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마음에 세상에 대한 복수심이나 인간의 죄와 구원에 대해 오래도록 풀리지 않는 숙제를 안고 있어서
... 그래서 그 드라마가 방영된 시기에 절절하고 벅찬 감동으로 울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꺠달음 또한 있었구요.
물론 신의 경지에 오른 사이코 메트리의 맹활약이나, 신민아가 분한 서해인이 전통적인 구원의 여성상이라는
클리쉐가 현실성과 몰입을 방해하긴 했지만....
저는 [부활]은 그 당시에도 보지 못했고, 명성만 들어 알고 있었고....보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마왕]을 보면서 내가 지닌 상처나 슬픔에 잠식되어 물고 물리는 복수의 연쇄고리에 빠지지 않고,
그 터널 속을 빠져나와야 한다는 사이코메트리 서해인의 가르침은 어느 새 세파에 시달리느라 잊고,
마왕도 잊고, 강오수도 잊고....그러다가 세월이 벌써 13년
그 사이 그 20대 초중반의 주지훈이라는 모델 정도를 했다는 이가, 마왕을 온몸으로 재현해내는 걸 보고 배우로 타고났고 정말 한 시대를 주름잡겠다 싶었다가도 마약이 발각되는 바람에 내 인생의 드라마-마왕도 다 퇴색되었는데~...세파에 서서히 그렇게 지워졌네요.
최근, 어떤 계기로 김지우작가와 박찬홍 감독의 복수 3부 완결작이라는 [상어]를 봤는데요,
그들이 아무래도 자신들의 자가복제랄까,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 건지 [마왕]이라는 역작을 한 이들치고
[상어]는 그다지 잘 모르겠더군요.
천영보를 연기한 이정길, 복잡다단한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이끌고 나가느라 열일 한 듯하고,
김남길이 그나마 포스트 주지훈 정도의 장악력을 보여준 건 ...알겠는데, -솔직히 김남길은 보기에 따라 야쿠자같기도-
신변을 바꾸고 성형수술을 해서 기업도 먹고 그들을 파멸로 이끌다....로 보기엔
상어 그 드라마가 허술하고 이상했습니다. 무언가 예전의 그 대가들이 자가변주를 하느라 맥이 빠져보였어요.
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극 중 검사역할로 분한 손예진이라는 이는 과연 무슨생각으로 옷은 그렇게 입고 나오고 힐은 그렇게 신고나와서 뛰어다니고, 연기는 판에 박힌 듯 갸륵하고도 애처로운 척하는지 도저히 배우의 자세가 되어있지도 않은 듯하고, 소속사와 제작사와 무슨 계약 때문에 마지못해 그 역할을 하는 듯 겉돌기만 하고,
기국서라는 배우와 그로테스크한 이수혁이라는 배우, 일본인 야쿠자회장, 아나운서로 나온 정애연등은 굉장히 캐스팅은 잘했던데....상어라는 그 드라마가 왜 그렇게 맥이 없어진채로 그리 된건지 너무 안타까웠어요.
이하늬라는 이는 개인적으로, 배우를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첨 드네요.(이하늬를 드라마에서 자세히 본건 처음)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맥락없이 써봤는데요... 여러분은 지난 드라마지만, 상어 어떻게 보셨는지요?
제 느낌과 시각이 맞는건지요...
아님 [부활]까지 제대로 보고 복수 3부작에 대해 다시 재고해도 늦지 않을지요?
[마왕]은 13년이 흐르고 봐도 다시 울고 또 감동하고, 주지훈이라는 배우는 (인성과 개인은 잘 몰라도) 재기하고 승승장구하는 걸 보니 하늘이 내린 천운을 받은 듯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