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 정철 페이스북
유시민.
내 호주머니 속엔 그가 내게 쥐어준 것들이 차고 넘친다.
바지 오른쪽 호주머니엔 내가 어려울 때 그가 내게 건네준 용기가 수북하다.
왼쪽 호주머니엔 내가 헷갈려할 때 그가 내게 던져준 명쾌한 논리가 여전히 힘을 쓰고 있다.
상의 안쪽 호주머니엔 그의 눈물과 비통과 뜨거운 울분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나를 식지 않게 붙잡아 준다.
나는 내 손에 잡히는 그것들이 처음부터 내 자산이었던 양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래, 나는 유시민에 관한 한 철저한 빚쟁이다.
빚 갚을 능력도 생각도 없는 몰염치한 빚쟁이다.
물론 그도 내게 빚 받을 계획 같은 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한술 더 뜬다.
이번 선거에서 뒷주머니까지 볼록 채워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다.
어이없다.
아니, 재수없다.
부실한 빚쟁이를 더 초라하게 만들어버리는, 입 꾹 다문 어제오늘 그의 표정.
그 아픈 표정이 한동안 내 뒷주머니에 푹 꽂혀 있을 것 같다.
쩝.
페이스북 댓글 중
누군가가 그분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린거죠.
선의였더라도 절대 우리편에게는 상처주고 버틸수 없는 그의 양심.
억울하지만 좀 쉬시라고 그렇게 맘먹기로 했습니다.
믿고 기다리기로.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