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곧 50을 바라보는 나이입니다.
대학 졸업 시기에 동기들이 직업과 관련된 시험 공부(자격증 관련)에 열을 올릴때
저는 가업을 물려받을 계획으로 공부를 하지 않고 팽팽 놀기만 했어요.
결혼 후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가업 현장에 뛰어들어 일해보기도 했지만
여러 이유로 아쉽게 모두 정리하게 되었고 엄마는 현재 꽤 많은 현금보유 & 월세를 받으며 노후생활을 즐기고 계세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전공과 관련된 일터에 다시 나가게 되었어요.
동기들, 후배들 모두 승진을 하여서 존경받으며 편하고 좋은 위치에 있는데
저는 기약없는 바닥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정말 너무나 (감정적으로) 바닥을 치는 일이
일어났어요,
저는 휴가를 내었고 일주일 내내 매일 한강을 걸으며 펑펑 울었어요.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뿐이었지만 제가 가장이기에 그만 둘 수도 없었고
다시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힘들 것 같았고
(친정 엄마는 돈도 많고 월세도 많이 들어오지만 절대 10원도 도와주지 않으실 분이세요.)
어디 하나 기댈 곳도 없었어요.
내 자신이 한심하고 초라하고 바보같아서
자연스럽게~~~ 아주 자연스럽게 세상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암튼 그 당시에 울면서 한강을 걸으며 들었던 방탄노래 가사가 생각이 나서 글을 쓰게 되었어요.
-- 내가 나인 게 싫은 날. 영영 사라지고 싶은 날.
문을 하나 만들자. 너의 맘 속에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 곳이 기다릴꺼야
믿어도 괜찮아. 널 위로해줄 매직샵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저 은하수를 올려다보면 넌 괜찮을거야 (중략)
넌 찾아낼꺼야. 네 안에 있는 갤럭시--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니가 내린 잣대들은 너에게 더 엄격하단 걸
니 삶속에 굵은 나이테. 그 또한 너의 일부, 너이기에
이제는 나 자신을 용서하자. 버리기엔 우리 인생은 길어(중략)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린데... love myself --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그냥 줄줄나네요.
아이돌을 좋아하는 게 참 한심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방탄의 가사들로 인해 마음의 위로를 정말 많이 받아요.
오늘 쓴 가사말고도 더 많은데 지금 생각나는 건 이거라서...
이번 생은 망한 거 같아서 살기 싫고, 짜증날 때에도
퇴근 후 맥주 한잔 하면서 <달려라 방탄> 이랑 <본보야지> 봤던 거 또 보고, 또 보면서 웃고 풀어요.
같은 직장에 20대 동료가 있어요.
남자친구도 있고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서 참 행복해 보이는데.
그 친구왈. 세상에서 본인에게 가장 행복감을 안겨주는 존재는 애완견이라고 해서 놀랐어요.
저에게도 방탄은 애완견 같은 느낌이네요.
어찌나 (살아 움직이는) 귀여운 생명체들인지...
언제 어디서나 저에게 노래 불러주고 춤춰주고 자체예능으로 저를 웃겨주네요.
방탄땜에 웃고 풀고 다음날 다시 새롭게 힘찬 하루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