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기생충과 조커

cndns 조회수 : 2,330
작성일 : 2020-01-15 21:39:43

나는 예전에 반지하에 산 적이 있다

습기를 넘어 물방울이 맺혀있는 해가 들지 않는 방

몇가지 가재도구와 낡은 옷가지들은 곧 곰팡이에 뒤덮였다

화장실은 밖에 있는 공동 화장실을 써야했다

비라도 많이 올라치면 물이 집으로 들어올세라

아버지는 밤잠을 못 주무셨다


아버지는 이상주의자이며 원칙주의자셨다

자신의 이상과 가치를 이루기 위해 타협하지 않았고

개인이나 가족의 행복은 그닥 염두에 없었다

그래서 엄마는 불행했고 우리는 늘 가난했다


그러나 우리는 송강호의 가족처럼

누군가에게 기생하거나 기댈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아마 아버지의 원칙이 우리의 원칙이 되었을 터이고

우리 형제들은 반지하에서 기어올라와

사회에서 남부럽지 않을 만큼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내 인생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코미디였어

한 뼘 가난한 집 병든 엄마

꿈이 있으나 이루어지지 않고

가족이 있으나 가족의 울타리는 자신을 안에 넣고 주위에 쳐져있는 게 아니라

자신과 엄마, 엄마와 아버지, 아버지와 자신 사이사이에 쳐져있고

그 어느 곳에도 소속되어 있지 못하고

한번도 행복해보지 못했는데 발작적으로  웃음이 나오는 조커


우리도 가난한 한부모 가정에서 살면서 많은 결핍이 있었겠지

조커에게 총을 건네준 친구가 없었다는 게 다행일까

세상을 원망해 본 적은 있지만

세상에 총구를 겨눌 기회는 없었다

도와주는 이도 없고

세상을 살아가기 고달팠지만

오랜 시간 돌아돌아 희망을 조금은 이루었다는 게 다를까


그런데

초반에 그가 분장을 하면서 흘리는 검은 눈물에

이미 내 마음은 젖어들었고

현실과 망상을 왔다갔다하는 그의 불안한 심리와

아무도 공감해주지 않는 차가운 이웃과 사회와 아버지라고 여기는 사람으로부터

점점 절망하고 병들어가는 조커에게

나는 왜 감정이입을 하는지


기생충에 나오는 김기택 가족, 박사장 가족, 가정부 가족

그 누구도 공감이 안 가는데


IP : 60.151.xxx.22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1.15 10:02 PM (210.0.xxx.31)

    기생충은 타인에게 기생해서 삶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기택 가족, 박사장 가족, 가정부 가족 모두 기생충
    조커는 스스로 일어서려고 했지만 설 곳이 없어 무너져 내리는 존재의 이야기
    기생충이 되든 조커가 되든 인간이 아닌 그 무엇이 되어야만 버텨낼 수 있는 현실

  • 2. ..
    '20.1.15 10:11 PM (119.71.xxx.162)

    조커라는 영화를 보진 않았어요. 용기가 없었죠. 다크한 영화를 보기 너무 힘들어요. 조커는 거족으로부터도 철저히 고립되어있었군요.
    이 영화를 기생충과 비교하신거 재밌네요. 기생충도 작품성 화제성을 떠나서 마음이 불편해지는쪽의 영화죠. 다른건 우식이네 가족은 참 서로 사랑하는구나. 부자네 가족은 착하고 돈잘벌고 예쁜데 서로 사랑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빨리 안나오는것 같아요. 엄마도 자식들한테 따뜻한 사랑을 준다기보다는 핀트가 어긋난 결정만 계속하구요. 각자가 자기 욕망과 편견에 갇혀서 산다는 느낌.
    적어도 송강호 아들과 조커는 환경이 많이 다릅니다.

  • 3. ...
    '20.1.15 10:12 PM (125.178.xxx.90)

    원글님 마음에 아직 분노가 쌓여있나 봅니다
    조커의 주요정서는 분노죠
    기생충은 분노의 상황을 희화화 시켰고요
    분노를 한단계 넘어서면, 정신적으로 극복하면 희화화 시킬수 있어요
    그때가 되면 극복한 거고요
    분노가 지배하고있으면 극복을 못한거예요
    원글님이 극복할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 4. 희화화
    '20.1.15 10:20 PM (39.125.xxx.230)

    화 날 게 없고
    슬프지 않았던게 아니죠......

  • 5. 아니
    '20.1.15 10:34 PM (223.62.xxx.48)

    쩌증나는개 불우하고 상처받아 미치면 살인귀가 되면 그걸 공감하고 이해해야해요??? 미친 억지죠

    불우한 환경 속에 성공한 사람도 많아요

    내참 합리화 할걸 해야지

    어떻게 사회가 전점 나약해자고 악해져가는지
    공짜만 바라고 남의 노력 댓가 질투하고.... 이게 젤 문제이죠
    본인은 노력않고 남의 떡만 노라고 배아파하죠

  • 6. ...
    '20.1.16 12:43 AM (203.243.xxx.180) - 삭제된댓글

    저도 윗님과 공감되는부분이 있었죠 최악의상황에서도 바르게 이겨낸사람도있는데 살인의 잠재력과 증오를 잘못전하려나 .. 그래도 영화는 실감났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23182 방학이라 수학선행 영어단어 리딩서 시키는데 6 에고 2020/01/15 1,930
1023181 딱딱한 천가방을 사려고 하는데 막막하네요 3 .. 2020/01/15 1,835
1023180 이사오고 Led조명으로 다 했는데 이게 눈이 나빠진다면서요?ㅜ 6 ㅇㅇ 2020/01/15 5,017
1023179 아침에 문화센터 다니는데 ㅜㅜ 6 정말 2020/01/15 3,983
1023178 82쿡 악플러들 2 ㄷㅈㅅㅇㅂ 2020/01/15 1,082
1023177 제주도 - 샤인빌리조트 가보신분 계실까요? 11 레드향 2020/01/15 2,651
1023176 남자애들 겨털나고도 많이 클까요?? 16 ........ 2020/01/15 5,279
1023175 피아노 학원과 개인레슨 차이-레슨으로 바꿔야 할까요? 3 ㅇㅇ 2020/01/15 1,766
1023174 퀸 내한했습니다. 5 .... 2020/01/15 2,312
1023173 예비후보 110명 '음주운전'..'윤창호법' 비웃는 여의도 5 뉴스 2020/01/15 1,003
1023172 라스 김동완 나와요 3 ... 2020/01/15 2,597
1023171 김서형 멋지네요 10 한걸음한걸음.. 2020/01/15 5,557
1023170 김재원국개 "경찰, 음주 주민 대리운전 해줘야지&quo.. 6 미친넘 2020/01/15 1,079
1023169 Jtbc뉴스룸 민주당까기 시작 19 그래 2020/01/15 3,865
1023168 피부가 얼굴뼈에 쫙 붙은거 같은 분들은 무슨 시술하신걸까용 6 2020/01/15 5,425
1023167 인사권이 없지 가오가 없는 것이 아니잖아요. 화이팅~^^*ㅋㅋㅋ.. 6 황교익페북 2020/01/15 1,405
1023166 죽기전에 자식 누구에게 더 재산 물려주는문제 5 ... 2020/01/15 3,549
1023165 다들 집값 빠진다고 하면 오르겠죠? 19 에휴 2020/01/15 3,638
1023164 저 나이 먹고 연말정산이 아직도 뭔지 모르겟어요.... 8 2020/01/15 2,931
1023163 남자의 속성은 무언가요? 남친이 돈을 준경우요 10 남자들요 2020/01/15 3,727
1023162 가사도우미를 쓸때 비번관리 어떻게 하세요? 8 .. 2020/01/15 4,005
1023161 외벌이하는 남편도 전업주부로 지내는 부인을 질투할까요? 32 ㅇㅇ 2020/01/15 10,377
1023160 토크쇼에 김서형 나오네요~ 6 ... 2020/01/15 2,398
1023159 차를 못빼고 있어요ㅠ 6 ??? 2020/01/15 3,227
1023158 불청에 김승진씨 하정우 조승우 짬뽕같아요 4 닮았음 2020/01/15 2,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