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어린시절은 부모님의 불화로 불우하고 우울했어요.
아빠는 잇따른 사업실패에 바람에 엄마에게 폭력까지, 아빠는 어느 한구석 가장노릇 한게 없었죠.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9년 동안 이사만 10번이었어요.
엄마는 음식점, 배달, 옷가게 등등 저 하나 키우기 위해 안해본 일이 없으셨죠.
결국 제가 고3이던때 아빠는 상간녀와 딴살림 차렸고, 혼외자인 아이까지 낳아 엄마 아빠는 별거에 들어갔어요.
사업으로 인한 빚만 수억을 진 채로요.
이제야 이렇게 간단히 글로 쓰지, 그간의 괴로움은 말로할 수 없었지요.
저도 혼란스럽고 괴로웠지만, 엄마의 마음에야 비할 수 있었을까요.
그래도 엄마는 저만은 잘 붙들어주셨고,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다독여 주셨어요.
우리 딸은 현명하니까 엄마아빠의 일로 너무 흔들리지 말아라,
아빠와의 결혼은 후회뿐이지만 너를 얻은 것만은 감사한 일이다...
그때부터 17년이 흘렀고,
저는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괜찮은 벌이의 회사생활을 하고 있으며 아빠와는 다른 착한 남편을 만나 살고 있습니다.
아직 그시절에 아빠가 진 빚을 갚으며 살고 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데에 감사합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아직도 힘든 일을 하시는 엄마의 인생은 아무도 되돌려줄수 없음에 슬픈 마음이 들고,
절 사랑해서 결혼해서 제 짐을 같이 지고 있는 저의 남편에게도 항상 미안한 마음으로 삽니다.
하지만 저는 모든 생활에 대체로 긍정적이고, 앞으로 더 좋아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저를 보고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난다는 말들까지 하지요.
저는, 그런 말을 들으면서 제 사춘기 시절의 악몽같던 때를 떠올리면 참...웃음도 안나올 지경입니다.
부모복이 전부라는거, 일정부분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 부모복이라는 것은 재력이나 경제력, 여러 풍요로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만은 아닐겁니다.
객관적으로 보기에, 세상의 기준으로 보기에 풍족한 환경을 제공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런 제약을 오히려 강한 의지를 가진 아이로 키우는 기회로 만드는 것도 부모의 능력인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북돋워주면서요.
물론, 그런 상황에서 아이를 그렇게 키우는 것은 부모에게도 정말 힘든 일이겠지요.
경제적으로도 궁핍했고 화목한 양친 아래 살아본 적도 없지만,
무한한 사랑을 주셔서 자신감을 갖고 살 수 있는 마음을 키워주신 엄마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