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겠다는 결심을 하고 집 내놓고,
우리가 갈 집도 알아보고.. 이러던 게 단 두달 전인데 벌써 옛날 같아요.
두달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시간은 잘도 흐르더라고요.
어젯밤에 우리 남편이 드디어 이사다! ! 이러면서
우리 정말 이 집에서 참 잘 살았지? 하는데,
저는 속으로 글쎄.. 뭐 잘 살았던 셈이지 뭐.. 했어요.
제가 뭐 물건 욕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일하느라 바쁘다보니 살림을 그냥 대강대강 하는게 있었거든요.
이 집에서 10년 너머 살다보니 묵은 짐이 꽤 있었어요.
어쨌건 그동안 짐을 버리고, 기증하고, 정말 싸게 팔기도 하고
그렇게 많이 비우기는 했는데
어젯밤에 보니 아직도 버리고 비울것이 많더라고요.
제가 이사가면서 한번도 입주청소를 남에게 시켜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컨디션이 말이 아니라서 이번에 처음으로 입주청소를 예약했어요.
제 몸이 정말 감당을 못하겠더라고요.
아침에 출근하면서 이사갈 집에 입주청소 하고 있는데에 들려봤는데
이미 반 정도 청소를 했는데 그렇게 깨끗해지니 드디어 여기 사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집은 준공 후에 준공청소만 건설업자가 대강 하고서
준공 먼지 가득 쌓여있던 새집이었어요. 그땐 별로 정이 안가더라고요.
매매를 하려는데 하도 안 나가니까 전세로 내놓았던 거죠.
우린 젊어서는 정말 수도없이 이사다녔고 해외에 까지도 갔었지만
한번도 손있는 날, 없는 날 따진 적 없었어요.
그냥 내가 편한 날로 하고, 손 있는 날이어서 싸면 더 좋다고만 생각했거든요.
사실 우리 사는 집 마련은 완전히 제가 다 한푼두푼 벌어서 마련한 거라서
우리 이사가는데 누가 도와줄 사람도 없고, 이래라 저래라 할 사람도 없었고요.
이번에 짐을 많이 버리긴 했지만
이젠 짐 버리는데 익숙해졌고, 사람이 사는데 그다지 짐이 많이 있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이사가서는 짐을 더더 버려서 정말 단촐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이사가서도 건강하고 즐겁게 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