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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화 조커(강력 스포 많이 있음)

... 조회수 : 4,642
작성일 : 2019-10-09 14:20:08
강력 스포 많으니
스포 싫으신 분 읽지 마세요.





조커가 엄마 병원기록을 읽으면서 겹쳐지는 장면이 있잖아요.
적힌 내용은 과대망상에 조커를 입양했고 방치하고 학대했다는 것인데
오버랩 되어 나오는 장면은 
조사관 앞에 앉아 엄마가 멍든 얼굴로 
토마스 웨인은 그런 일을 꾸밀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진술하는 대목이 나오는 장면이요. 

조커는 기록만 읽고 엄마를 죽인 거겠죠?
엄마가 과대망상으로 조커를 토마스 웨인의 아들이라고 착각하고
원래는 입양해놓고는 결국 방치하고
여전히 미쳐서 편지 쓰고 있었다고 판단한 거고요.

그런데 사실은 조커가 토마스 웨인의 아들이라는 것을
관객에게는 우회적으로 보여 준 장면이었다고 이해했어요.
볼 때는 두 장면을 겹쳐 놔서 잠시 헷갈렸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정말 아들이었다는 게 진실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요.
아니면 적어도 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러면 결국 조커와 브루스 웨인이 형제고
그 둘의 비극은
사회적 명망과 부는 있으나, 
미천한 여인을 통해 낳은 자식을 부정한 
잔인한 아비부터 시작된 것이니
과연 조커를 비난할 수 있나 하는
철학적 문제를 던지는 영화였어요.

조커는 아버지와 동생인 줄 모르고 범죄를 저질렀고
배트맨 역시 단순히 악당으로만 조커를 보고 있으니
누가 나쁜 놈이고 누가 좋은 놈인지
누가 불쌍하고 누가 아닌지
그저 단순한 이분법적 구조로는 판단할 수 없는 화두를 던졌죠.
나쁜 놈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놈이어야 한다는
논리도 금이 가도록 했죠.
한 인간이 어떻게 악당으로 변해가나 하는 과정을
잘 담아냈다고 봐요.

또 한 가지 
영화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
30년 전 아이를 낳은 것으로 나왔는데
아무리 그래도 조커 얼굴이 제 눈엔 적어도 나이 50으로 보여서
웨인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장면에 감정 이입이 안 되었어요.
연기를 잘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게 너무 아쉽더군요.

같이 본
대학생은 악평 
고등학생은 호평이었네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조사실에서 나와 걸어가는 장면에서
걸을 때 붉은 핏자국이 바닥에 찍히잖아요.
여자 조사관을 살해하고 
흥에 겨워 걸어가는 장면이었는데
애들은 그게 여자 조사관을 살해했다고 생각지 못하더군요.
저는 당연히 그런 것으로 이해했는데 
나중에 얘기해 주니
그런 거구나 하면서 놀랐어요.

저는 조커가 이렇게 자신만의 타이틀을 달고 나올 줄은 몰랐어요.
악당 중에 이렇게 독립적으로 이름을 걸고 영화로 다룬 건 잘 생각이 안 나네요.
제가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은 아닌지라 당연히 모를 수도 있지만요.

하여튼 히어로를 돋보이게 하는 악당 역할이었던 조커를
당당히 주연으로 데려온 건
상당히 참신했다고 봐요.

너무 음울하고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하고 그런 영화인데
여운은 많이 남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것 같아요.





IP : 175.192.xxx.20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9.10.9 2:23 PM (112.151.xxx.167)

    근데 서류가 입양서류가 있었잖아요.

    조커는 엄마에게 입양된것이 맞는거 아닌가요 ?

    자기가 낳아놓고 다시 입양했을 리는 없지않나요

  • 2. 여기
    '19.10.9 2:24 PM (211.245.xxx.178)

    나오는 조커가 배트맨에 나왔던 히스레저가 연기했던 그 조커예요?
    그리고 웨인은 배트맨인가요?
    죄송해요.제가 히어로물 좋아하는데 배트맨은 안좋아해서 한편도 안봐서요.

  • 3. ...
    '19.10.9 2:24 PM (175.192.xxx.204)

    그것도 조작했을 수도 있는 거죠.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 4.
    '19.10.9 2:24 PM (112.151.xxx.167)

    그 입양서류가 조작된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에요 ? 그럼 ?

    토마스웨인이 조작했다 ?

  • 5.
    '19.10.9 2:25 PM (1.236.xxx.188)

    맞아요 잭니콜슨 히스레저가 연기한 그 조커. 그 꼬맹이가 베트맨이에요. 그리고 저는 베트맨 아버지가 조커 아버지 아니라고 봤는데요. 엄마의 망상이라고. 믿었던 엄마에 대한 배신으로 인생이 전부 가짜인걸 각성한거죠. 더 큰 절망감으로 이끌었다고봤어요

  • 6. ...
    '19.10.9 2:30 PM (175.192.xxx.204)

    조커 영화의 내용은 가족 비극사 같아요.
    결국 배다른 형제가 서로를 모르고 악당과 영웅이 되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비극이요.

  • 7.
    '19.10.9 2:31 PM (112.151.xxx.167)

    ▶︎The movie wants you to guess for yourself who's telling the truth.


    미국 영화 리뷰에는 이런 말도 있네요.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생각해봐라 ㅎㅎㅎ

  • 8. ...
    '19.10.9 2:32 PM (175.192.xxx.204)

    여기 님
    히스레저가 연기했던 조커의 출생의 비밀이 담긴 영화죠.
    그리고 웨인은 배트맨 브루스 웨인과 아버지 토마스 웨인, 이렇게 둘이지요.

  • 9. zz
    '19.10.9 3:07 PM (49.161.xxx.87)

    엄마가 웨인집을 떠나 정신병원에 입원한게 30년전. 그때 이미 조커는 학대받은 어린이였죠. 사진도 나오고요.
    마지막 붉은 발자국 씬은 병원직원과의 슬랩스틱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조크(코미디에 대한 강박과 어우러진 망상 대 페스티벌 같은) 라고 봤습니다.

  • 10. ㅠㅠ
    '19.10.9 4:22 PM (125.176.xxx.131)

    어린 학생들에게.
    미치광이 살인자의 행위가 부모로부터 방치되어 가난하고 어렵게 살아온 불우한 환경때문에,
    악인에게 동정심을 느끼게 되고,면죄부를 주게 될까 겁나요.
    저는 이런 영화는 19세이상으로 연령제한하고,
    되도록이면 안만들었음 좋겠어요..

  • 11. 글쎄
    '19.10.9 4:33 PM (180.69.xxx.242) - 삭제된댓글

    우리가 결과만보고 미치광이살인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단지 태생이 불우해서만은 아니죠.
    전 영화를 보면서 저런 불우한 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공감이 부족했었구나 반성했어요.(단순한 동정심이 아니라)

  • 12. 음울
    '19.10.9 4:44 PM (223.62.xxx.38)

    조금전 보고나왔어요. 친부자인지 여부를 가지고 넷상에서도
    갈리는데, 저는 친부라고 봅니다. 항상 잃을게 많은 권력형 인간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조작한 상황으로요.
    근데 그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듯.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나 중요ㅎ.
    시위대 피켓에서 트럼프 얼굴로 보이는 그림 본 듯 한데
    궁금해요. 이렇게 총체적으로 음울한 사회는 오랜만에 봅니다.

  • 13. 알마덴
    '19.10.9 4:44 PM (117.111.xxx.53)

    오늘 보고 왔는데 아주 수작이라고 생각해요. 절대악도 절대선도 없다는것. 조커가 괴물이 되기까지의 그 상처들이 아주 맘이 아프면서도 이해되더라구요. 조커가 웃을때마다 눈물이 났어요. 연기도 색감도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 아주 잘그려낸 작품인듯요.

  • 14. 아들아님
    '19.10.9 5:42 PM (220.76.xxx.87)

    전 아들 아니라고 봤어요. 예쁜 가정부를 약간 흠모할 수는 있겠지만. 토마스 웨인이 바보는 아니니까 패니 블랙이 약간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바로 눈치챘을 듯. 전사실 조커가 입양아였다는 게 놀라웠거든요. 정신병은 유전이 강해서..조커도 계속 망상 속에 살죠. 면죄부같은 느낌은 없었어요. 다만 아동학대가 이렇게 놀라운 결과를 낳는다, 다른 사람에게 무례하면 벌 받는다(단순히) 이 정도? 디시코믹스는 그렇게 심오하진 않아요^^ 미국인이 쓴 거고. 다만 주인공의 놀라운 연기와 음울한 음악이 뻔한 스토리를 수작으로 만들었음~

  • 15. .....
    '19.10.9 6:21 PM (211.252.xxx.214)

    처음에 웨인 아들이라고 할때
    이거 웬 한국아침드라마 막장설정이냐 황당했다가
    망상과 학대로 나오는거 보고
    그라취 이게 미국식이지 했다가
    지금은 웨인 아들일수도 있다 생각이 들어요
    개연성을 부여하면
    젊은 웨인과 짧은 관계가 있었을거고
    아이는 고아원에 보내졌을거고
    다시 찾아와 입양하지만
    사귀는 남자는 아이를 학대하고
    혹은
    아이를 가진채 쫓겨나고
    망상장애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여자를
    웨인네에서 아들고 인정하지 않으려고 서류도 꾸미고
    아이도 지속적으로 괴롭혔을거 같아요
    해외에서는 예전부터두 사람이 형제라는 가정이 나와 있었고
    배트맨도 착한일을 해서 그렇지
    정신적으로는 조커와 많이 다를바없는 강박과
    내가 생각한 정의를 위해선 뭐든지 해도 되니 나는 법을 거스른다라는게
    범죄자들과 논리가 같고
    양육의 차이가 달라서 그렇지
    둘은 형제가 아니더라도 정신의 쌍둥이 라고 하더라구요

  • 16. ㅡㅡ
    '19.10.10 1:23 AM (121.88.xxx.111)

    이 영화는 출생의 비밀이 중요한 주제는 아닌거 같은데...
    너무 한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시는듯
    아들일수도 있고 그것도 망상일수도 있지만
    관객에게 판단할 여지를 준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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