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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소나무 조회수 : 617
작성일 : 2019-09-26 16:37:49

'보좌의 정치학'을 쓴 작가의 글입니다.

페이스 북에 올라온 글이라는데 페이스북에서 작가님을 검색 못해서 옮겨 적습니다.


《개》
-이진수

나는 개를 싫어한다. 날 좋은 날,

중랑천이나 당현천을 걸으면 온통 '개판'이다. 작은 개는 아무 때나 짖는다.

산책의 적요를 방해한다. 큰 개는 존재 자체가 공포다.

 소싯적에 도베르만에게 허리를 물린 기억 때문이다.

식은땀이 난다.

그런데도 가끔 개 프로그램을 나도 모르게 보고 있다.

 개통령인가 하는 이가 개를 다루는 걸 보면 탄복하게 된다.

온갖 ‘문제 개’들을 교정한다.

훈련사가 개를 교정하는 방법은, 내가 볼 때 두 가지 원리다.

 하나는 개가 그러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다 이유가 있다.

대부분은 개 주인이 잘못 길들인 탓이 크다.

둘째는 신상필벌이다.

주인이 원하는 대로 개가 행동하면 간식을 주고, 안 하면 외면하는 식이다.

모든 개는 그렇게 고쳐질 수 있다.

검찰은 개다.

 개 주인인 국민이 오랫 동안 개를 잘못 길들였다.

 그 바람에 주인을 지키거나, 반려하기는커녕 시도 때도 없이 아무한테나 짖고, 문다.

 ‘개는 원래 물라고 있는 거예요’라든가,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든가,

‘사람이 물릴 짓을 했으니 문 거죠’라는 말은 하지 말라.

얘기만 길어질 뿐, 다 개소리다.

개 관리 제도가 점점 갖추어지고 있다.

목줄이나 입마개 착용 의무화에 이어,

 9월부터 등록 안 된 개는 견주에게 과태료를 물리고,

맹견 견주에게는 교육 이수를 의무화했다.

검찰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이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라고 학자 출신 장관을 먼저 보내 관리 방안을 만들었다.

이제 실행 단계다.

우선 목줄부터 걸어야 한다.

그래서 목줄 걸 훈련사를 보내려 했더니 역시나 저항이 장난 아니다.

 부부 교수에 부자니 어찌 약점이 없겠는가?

어쩌면 그리도 개는 인간의 약점을 잘 아는지 정확하게 그 지점을 찾아 물고 늘어지고 있다.

나는 개를 싫어한다.

무섭기도 하다.

주말엔 서초동에 가보려 한다.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싶다.

사람은 개를 잘 길들여야 할 의무가 있다.




IP : 210.113.xxx.12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왕굿
    '19.9.26 4:39 PM (117.111.xxx.93)

    좋은소리
    맑은소리
    추천합니다

  • 2. 한여름밤의꿈
    '19.9.26 4:39 PM (210.218.xxx.65)

    우와! 명문이네요.

  • 3. 아줌마
    '19.9.26 4:44 PM (211.114.xxx.27)

    네 주인은 우리죠
    이제 관리 들어 갑니다

  • 4. .....
    '19.9.26 4:44 PM (61.78.xxx.65) - 삭제된댓글

    우선 목줄부터....
    명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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