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 수색은 수사와 재판의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엄격한 조건에 따라 허용됩니다. 우리 형사소송법 제106조와 109조, 그리고 제215조에 피의자와 피고인과 관련한 압수 수색에 대한 일반 규정이 있고, 대법원의 형사소송규칙 107조에 압수 수색 영장에 들어가야 하는 범죄사실의 요지, 압수 수색의 장소 및 대상 특정 등 여러 내용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과연 우리 법률이 지금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구체적이고 명백한 이유에 이르지 못한 추상적 혐의를 범죄사실로 나열하고, 수십군데의 장소에 대해 연이어 압수 수색하는 것을 허용하는가에 대해서 저는 근본적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압수수색의 양상은 비합리적인 압수수색(unreasonable search and seizure)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생각입니다.
미국법에서는 압수수색영장이 법적으로 유효하기 위해서는, 우선 법집행기관이 선의에 입각하여(in good faith) 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둘째 수색이 필요한 상당한 이유(probable cause for search)가 있어야 하며, 셋째 영장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법원에 의해 발급되어야 하며, 넷째 수색할 장소와 압수할 항목이 명백히 특정되어야 합니다.
현 사안을 돌아 보면, 우선 범죄의 내용이 특정되어 있는지, 그리고 수색이 필요한 "상당한 이유"나, 수차에 걸친 압수수색을 여러 장소에서 동시적으로 해야 할 명백한 이유가 있는지 잘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수색을 정당화 하려면 합리적인 의심 정도가 아니라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특정 장소에 그 증거가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영장이 발부되었다면 해당 장소에서 영장 집행이 신속히 이루어 지고 그에 따라 기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피의자가 누구인지조차 모호한 상태에서 증거가 나올 때까지 수십군데의 장소를 뒤지고, 피의자의 자택을 11시간 동안이나 수색하는 것이 과연 인권을 제대로 보장하는 형사 절차인지 누구나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입니다. 더욱이 그것이 개혁을 부르짖는 현직 법무부장관을 대상으로 하여 개혁에 소극적인 검찰총장의 주도로 진행되는 일이라면 누구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