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센스있고, 세련되며 시대를 알고 시대를 선도하는 김은숙 작가지만
지나친 상업성과 얇은 통찰력 때문에 다시 곱씹어도 명작이다 싶은 것은 별로 없는데요,
형편없는 고증이나마 그 작가가 가진 시대정신이 그래도 잘 반영됐던 최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그 시도를 정말 칭찬해줄 만 했어요.
다만 그녀는 10년 전에 나름 시대를 투영시켜 보려고 시도했던 '시티홀'이 상대적으로 시청율이 저조하다 해서 다시는 그런 거 안 한다고 했기 때문에 의외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82에서도 김은숙 좋아하지 않지만 시티 홀은 수작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이 꽤 많았구요.
그런데 기억나실 겁니다. 그 드라마 주인공, 처음엔 야망에 불타고 권모술수의 기획자이지만 출생의 비밀을 가진,
키 크고 잘 생기고 스펙 좋은 완벽남, 조국이요^^
그때 든 생각은 김은숙이 워낙 미남 좋아하니 연예계 밖에서 자기 취향 미남을 골라 작품에 반영했구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조국은 신문 칼럼도 자주 쓰는, 젊고 잘 생기고 반듯한 서울대 법대 교수.
다만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사람이고, 자기 내면의 결벽증 같은 게 있는 사람이라
책임 안지는 훈수꾼 정도의 위치로 여겨졌죠.
그렇던 사람이 지난 몇년 간 같이 들판에서 모진 비바람 맞아가며,
현실정치가 뭔지 보고 듣고, 막중한 역사적 책임을 통감하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빤쓰 속 먼지까지 탈탈(조국님에겐 죄송.... 하지만 저 하이에나 새끼들이 하는 짓은 이 표현밖에 없어서 ㅜㅜ) 털리며 꿋꿋하게 버텨주는 모습 보고,
저 사람은 인간으로서는 말할 것도 없고,
공직자로서 장 자리를 맡아야 할 사람이구나를 절감합니다. .
그 결과물로 국민이 선택해 준 대통령이 되면 좋겠지만 그건 본인의 의지에 달린 일이므로 종용하진 않겠습니다.
여담으로 시티 홀 방영 중이던 때 노대통령 서거하셨었죠.
드라마 팀들이 분향소에 갔었다는 기사 한참 있다 제 정신 차렸을 때 마음 아파하며 읽었던 기억 납니다.
김은숙 작가는 지금쯤 자신의 혜안에 무르팍 치고 있을지도....
역사의 당위성은 조국을 장관으로,
윤석엿을 비롯한 악의 카르텔, 오크족 검새들을 반지의 제왕 마지막 장면처럼 불구덩에 파묻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