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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팔순 아버지를 보내야 하는 딸의 마음

마음이 조회수 : 3,130
작성일 : 2019-08-20 20:51:20
아버지가 올해로 86세 입니다.
예전에 비한다면 천수를 누린셈이지요
제발 아니길 빌고또 빌었건만 결국 심각한암이었습니다.
멀리사는딸은 결과를 전해받는것조차두려워 낮부터 청심환을 들이컸지만 도저히 마음을 진정시킬수 없었습니다.
회사에서는 티를 낼수도 없는지라 더 답답하고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부모님곁에 가고싶지만 사정이 여의치않습니다. 주말에나뵙죠
아부지 우리아부지. 평생 앞만보고 농사일만 하시고. 지금도 고추밭엔 철없이 고추가 익어만가고. 논의 벼들은 언제 주인이 오나 기다릴테죠
검사하기전날 아부지는 언니를 꾀어 한밤중에 간호사 몰래 병원을 빠져나와 엄마가 있는 집으로 갔죠
엄마가 복잡한 위성tv리모컨 작동법도 모르는 촌 할머니라서요.
아부지가없으니 심심해서 tv라도 보고싶어하셨다네요.
아버지는 이렇게저렇게 사용법을 알려주고는 곧장 병원으로 가셨고 그영상을 핸드폰으로 전해받은저는 하염없이 눈물이 나더군요.
엄마는 아부지가 단순 장염인줄만 아시죠
평생 엄마랑 싸우지도 않으시고. 남자는 여자한테 져야지 진정한 남자라고 여자랑 싸우는 남자는 모자른 남자라고하시면서. 평생 오순도순 엄마랑 정겹게 사셨죠
전 아부지가 제이상형 이었습니다. 울 아부지는 듬직하고 똑똑하고 힘도세고. 온순하시며 사리에 밝으시며 의리를 중히 여기시며. 재밌는 이야기꾼이며 평생 엄마만 아시는 훌륭한 어른이셨습니다.
전 지금 한없이 땅으로 꺼져만가는 마음을 다잡을길이 없어. 미친년처럼 공원을 걷고 또 걷지만 도무지 마음을 어찌할수가 없습니다.
부모님을 보내드린분들이 새삼 존경스럽고 또한 얼마나 힘들게 이겨냈을까 생각이 듭니다.
벌써 아부지 또래 어르신들만 봐도 울컥 눈물이 나려합니다.
앞으로 닥쳐올일들이 너무나도 두려워 미칠것 같습니다.
낼모레면 쉰인데도 갑자기 요며칠 제가 어린아이가 된것 같습니다
너무 너무 슬퍼서 미치겠어요.
IP : 223.62.xxx.8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지니맘
    '19.8.20 8:55 PM (223.62.xxx.169)

    퇴근하는 길 버스 안에서
    너무 가슴이 아퍼 절절 울고 있습니다 .
    그 아버지 ..
    그 어머니 ..
    부디 고통을 아픔을 느끼지 않으시고
    오래도록 가족 곁에 머물다 가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

  • 2. ...
    '19.8.20 8:55 PM (175.113.xxx.252) - 삭제된댓글

    원글님이 경험할거 전 저희 엄마를 제나이 30대초반에 경험했어요..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그때 처음 그게 뭔지를 알았던것 같아요...ㅠ지금은 30대 후반인데... 저희 엄마 비슷한 연세의 어르신들 보면...저 어르신은 자식들이 그냥 부럽다는생각 들때 있어요.. 시간이 지나도 안잊혀져요..근데 나중에 아버지도 그렇게 보내야 되는거 조금 공포스러운 감정은 있어요..ㅠㅠ 한번 경험을 해봤기 떄문에 그 감정이 어떤건지 확실히 아니까 더 심하게 있는것 같아요..

  • 3. ...
    '19.8.20 8:58 PM (61.72.xxx.248)

    힘내세요
    부모님과 좋은 시간
    조금이라도 더 가지세요!

    함께 기도해 드릴께요

  • 4. ....
    '19.8.20 8:58 PM (175.113.xxx.252) - 삭제된댓글

    원글님이 경험할거 전 저희 엄마를 제나이 30대초반에 경험했어요..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그때 처음 그게 뭔지를 알았던것 같아요...ㅠ지금은 30대 후반인데... 저희 엄마 비슷한 연세의 어르신들 보면...저 어르신은 자식들이 그냥 부럽다는생각 들때 있어요.. 시간이 지나도 안잊혀져요..근데 나중에 아버지도 그렇게 보내야 되는거 조금 공포스러운 감정은 있어요..ㅠㅠ 한번 경험을 해봤기 떄문에 그 감정이 어떤건지 확실히 아니까 더 심하게 있는것 같아요.. 그냥 너무 슬픈 현실을 잘 아니까 위로도 못드리겠네요... ㅠㅠ

  • 5. ...
    '19.8.20 9:00 PM (175.113.xxx.252)

    원글님이 경험할거 전 저희 엄마를 제나이 30대초반에 경험했어요..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그때 처음 그게 뭔지를 알았던것 같아요...ㅠ지금은 30대 후반인데... 저희 엄마 비슷한 연세의 어르신들 보면...저 어르신은 자식들이 그냥 부럽다는생각 들때 있어요.. 시간이 지나도 안잊혀져요..근데 나중에 아버지도 그렇게 보내야 되는거 조금 공포스러운 감정은 있어요..ㅠㅠ 한번 경험을 해봤기 떄문에 그 감정이 어떤건지 확실히 아니까 더 심하게 있는것 같아요.. 그냥 너무 슬픈 현실을 잘 아니까 위로도 못드리겠네요... ㅠㅠ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같이 시간들을 보내세요....

  • 6. 너무 슬퍼서
    '19.8.20 9:07 PM (218.238.xxx.230)

    자세히 다시 읽을수가 없네요. 저도 4년전에 아버지 보내드리고 연세드신 할아버지 물끄러미 쳐다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네요. 두달만에 가셔서 자식들 고생은 안 시키셨는데 얼마나 힘이 드셨는지 말씀을 안 하셨으니 모르지요. 살아계실때 고맙다 사랑한다고 왜 말을 못했는지.. 지금도 그게 제일 후회돼요. 사진보다 동영상이 좋구요 전화 하실때 꼭 녹음하세요. 나중에 누워계시면 팔다리 많이 주물러 드리세요. 아버지 손 한번만 다시 잡아봤으면 좋겠어요. 세월이 이리 무상하네요. 기운내세요..

  • 7. ..
    '19.8.20 9:16 PM (59.6.xxx.219) - 삭제된댓글

    ㅜㅜ

  • 8. ....,
    '19.8.20 9:23 PM (211.187.xxx.196)

    ㅠㅠㅠㅠㅠㅠㅠㅠ힘내세요

  • 9. 마음
    '19.8.20 9:34 PM (223.62.xxx.73)

    위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10.
    '19.8.20 9:42 PM (58.140.xxx.83)

    기적이 님아버님께 일어나길 빕니다.

  • 11. 쌤님
    '19.8.20 10:13 PM (211.187.xxx.65)

    저와 사연이 비슷하네요.1년전 84세 우리 아버지...후두암으록 그 힘든수술 다 하셨는데..7개월만에갑자기 기도가 막혀 돌아가셨네요. 연세가 많으셔도..암이란 얘기를 들으니..하염없이 눈물이 나더군요...언니와 많이 울었네요..병간호도 열심히 했는데... 세상물정 모르는 시골할머니..울엄마생각땜에 병원에서도 걱정하셨죠.....늙어 두분이 의지하고 사셔서...늙은 노부부가 인생의 끝자락을 맞이하시는게 넘 가슴아팠지요.....5개월만에 울엄니도 아버지따라 가시도군요..
    그래도 세월가니...살아지네요...

  • 12. 저희
    '19.8.20 10:40 PM (124.80.xxx.132)

    아버지는 평생 농사지으며 고생만 하셨어요
    진짜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장남으로 태어나
    부모님과 동생들 뒷바라지 하고
    내땅 하나 없어서 남의집 땅 얻어 농사지으며
    부모에 형제에 자식들 보살피며 사셨는데
    자식들 다 크고 이제 좀 쉬셔도 될때
    그때 기다리지 못하고 가버리셨어요
    막내인 제가 이십대 초반.
    아버지 나이 쉰 다섯.
    참 젊은 나이에 덧없이 가버리셨어요

    아버지를 보내드렸던 이십대의 제가
    사십이 넘었고 벌써 이십년이 넘었네요

    저는 환갑도 안되신 아버지가 너무도
    가여웠어요 평생 고생만 하셨거든요

    원글님 아버지랑 대화 하실 수 있으실때
    사랑한다 감사한다
    표현 많이 하세요

    저는 그러지 못했던게 두고두고 후회가 됐어요

  • 13. 원글님 부러워요
    '19.8.20 11:23 PM (1.176.xxx.185)

    저한테 아버지란 인간은 빨리 사라졌음 하는 존재에요
    밖에서는 살살거리고 집에만 들어오면 살벌한분위기 조성하고 엄마랑 싸우고 ...한없이 작은존재...얼른 죽기를 바라죠
    원글님 부 럽네요~

  • 14. ㅇㅇ
    '19.8.21 12:06 AM (121.138.xxx.77)

    바라옵기는
    아프시지만 건강을 잘 유지하시어
    앞으로도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더 누리게되기를 간구드립니다

    또한 주님을 만나 천국가시길 기도드립니다

  • 15. 어머니께는
    '19.8.21 5:03 AM (42.147.xxx.246)

    어떻게 알리실 것인가요?

    이게 더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나중에 왜 안 알려줬냐고 펄펄 뛰시며 난리가 날 겁니다.
    아버지가 그래도 덜 아픈 지금 어머니가 아버지 곁에서 계시도록 하세요.

    의사 선생님이 직접 어머니께 말씀하시는 게 가장 나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
    아버지 하고 잘 상의하세요.
    절대로 감추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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