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친정엄마 심리상태가 고민이고 저를 괴롭혀요.
히스토리 간략정리하면(말이 짧아도 이해해 주세요. 내용이 길어서여)
1. 엄마는 4남매 중 둘째 맏딸로, 딴살림 차린 남편 때문에 그 스트레스를 맏딸에게 푸는 외할머니에게 정서적 지지를 못받고 자람. 특히 신문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확 잡아채며 가시나가 쓸데 없이 엄한 데 신경쓴다는 둥 엄청 뭐라 하심. 외조모에 대한 증오가 매우 깊음.
2. 국민학교 땐가 무슨 임원을 뽑을 때 엄마가 거론되었는데 교무실 선생님들이 회의하는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걔는 인물이 너무 없어서~라고 자기를 임명하지 않으려 해서 못하게 되었단 에피도 있음.
3. 제가 보기엔 울엄마 외모가 나쁘지 않은데(저 나름 엄마가 미인이고 멋장이라 생각되어 친구들에게 자랑거리였음)
중학 땐가 탁구를 좋아해서 열심히 얼굴 일그러뜨리며 탁구를 치고 있는데, "진짜 못생겼다"라는 말이 들려오고 그 말은 근처 있던 가정선생이 한 말이고 분명히 자기를 보고 한 말이었을 거라 추정하며 그때부터 외모 컴플렉스가 더 심해졌고 지금까지도 그 가정선생을 저주함.
4. 울 아빠랑 결혼을 하게 되는데 공무원에 공부는 잘 했으나 키가 상당히 작고 나이는 10살 차이, 매우 맘에 안들어 도망다녔지만 외할머니가 조건 괜찮고 너 좋다는데 그럼 됐지 않냐며 강제로 등 떠밀어 결혼했다는 얘기를 마르고 닳도록 (제가) 듣고 살았음. 저 사춘기 땐 듣고 싶지 않은 아빠의 외모 얘기나 부끄러운 얘기, 입이 뻐드렁니라 키*를 하려 해도 입술이 아프다는 둥, 정말 저도 엄마의 감정 해소구였던 지라 아무렇지도 않은 척 들어줬지만 너무너무 싫었고 그래도 울 아빤데 그런 얘기 듣기 싫단 얘기 감히 못했어요. 항상 본인이 약자고 피해자란 생각이 강해서 제가 입바른 소리라도 했다면 게거품 물며 저를 잡았을 테니까요.
5. 얘기가 너무 길어지는데 요즘 얘기로 건너뛰어 어디를 가도 엄마는 사람들이랑 길게 오래 좋은 관계를 못맺어요. 특히 자의식과잉이랄까 물리치료실 여자들이 오늘은 쌩하고 뒤에서 자기 얘기를 한 것 같다, 물리치료실에서 편하게 눈감고 있음 될 텐데 의사가 돌며 환자들 들여다볼 때 자기가 인사를 안해서 담날부터 의사가 쌩한 것 같다. 치과에서 의사가 붙여준 임시치아가 떨어져 버렸는데 다시 붙이러 갔더니 싫은 표정을 하더라. 늙은이가 가니 뭐 좋아하겠나. 다음엔 뭘 사들고 갈까? 참고로 대학병원입니다.
갑자기 열거를 하려니 정리가 안되는데요. 요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말이나 표정에서 자기를 향한 적대감, 무시가 보인다며 저를 만나면 좌악 며칠 동안 갔던 동선마다 사람들이 나한테 어떻게 했고 무시했고 그게 그런 뜻이 아니냐, 날 무시한 거지? 등등 얘기를 쏟아내는데 정말 그 사람들이 그런 말을 대놓고 했단 말야? 싶은 말도 있어요. 예를 들면 교회 모임 사람들 3~4명 있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자길 보고 "못생겼다~"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고. 어떤 경우는 무슨 그런 의도였겠냐는 심증의 말이나 표정들을 일일이 제게 풀어놓는데 미치겠어요. 너무너무 피곤합니다.
이거 병이죠? 사실 정신과에 가보라는 말 진심 하고 싶은데 그랬다간 또 날 미친 사람 취급하고 병원에 넣으려고 하느냐고 길길이 뛸 것 같아 선뜻 말도 못하겠고요.
저는 엄마한테 애보다 증이 많습니다.
도덕적으로 스스로에게 관대했달까 정조관념이 의심스러웠던 기억이 몇개 있어
지금도 그 생각이 나면 마음을 다 내주고 싶진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