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조미료에 관해

독서중 조회수 : 1,608
작성일 : 2019-07-27 22:12:18
요즘 박완서 전작들을 한 권씩 찾아 읽는 중입니다. 

생전 선생님을 꼭닮은 단아하고 품위있는 문체도 좋지만  

30~40년 전에 쓰신 글인데도 요즘 실정에 고스란히 적용되는 보편적 통찰력에 놀랄 지경입니다.   

그 가운데 조미료에 관한 공감하는 대목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

  또 하나 음식에서 예전 맛을 빼앗는데 막중한 역할을 한 것으로 화학조미료를 안 들 수가 없다. 
해방 전에도 그런 게 있었지만 보통 집에선 쓰지 않았다. 
그것의 성분이 뱀 가루라는 소문이 더욱 그것을 기피하게 했다. 
그러나 해방 후 그것을 만드는 큰 메이커들이 생기고나서부터는 서로 경쟁적으로 그것이 
머리를 좋게 하느니, 김치를 덜 시게 하느니 터무니없는 선전을 해가며 그것의 소비를 부추겼다. 
  양념이란 음식에 따라 다르게 쳐야 하고, 음식의 제맛을 가장 잘 살리도록 선택된다. 
식초를 쳐야 제맛이 나는 음식이 있고, 꼭 생강이 들어가야 제맛이 나는 음식이 있다. 
  그러나 화학조미료는 모든 음식에 덮어놓고 끼어든다. 우린 어느 틈에 그걸 치는데 습관화돼 있다. 
그래서 모든 음식 맛을 획일화시켰다. 열무김치는 씁쓸한 게 열무김치의 제맛이다. 그러나 요새 
열무김치는 들척지근하다. 모든 음식이 들척지근하고 느글느글하다. 우선 어느 틈에 음식이 제맛을 낼 때 
가장 맛있다는 걸 잊어버리고, 들척지근하고 느글느글한 걸 맛있는 걸로 착각하도록 길들어져버린 것이다. 
  수많은 먹을 것들이 각기의 제맛을 지녔다는 자연의 축복조차 우린 제대로 못 누리고 있다.  


- 박완서 산문집 3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 중에서 예전 맛 신식 맛 中 
IP : 121.160.xxx.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9.7.27 10:15 PM (211.245.xxx.178)

    조미로보다 설탕이요.
    모든 음식에 설탕이 들어가니...
    조미료는 안 넣어도 먹을만한데 진짜 어느틈에 단맛에 길들여져서 설탕을 안 넣으면 애들이 맛없다고 먹지를 않네요.ㅠㅠ
    김치볶음밥을 해도 제가 먹어봐도 단게 들어가야 맛이 나니...

  • 2. 어머
    '19.7.27 10:18 PM (110.5.xxx.184)

    이런 글 좋아요.
    감사합니다.

    저도 뭐든 평준화시키고 몰개성으로 몰아가는 것들이 맘에 안들거든요.
    사람도 음식도 꼭 있는대로 다듬어서 내놓아야 남이 좋게 봐주고 창피하지 않은 모습이라 착각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피곤해요.
    생긴대로, 나이든대로, 주어진대로 존재하고 쓰임받는 세상을 꿈꿔요.

  • 3. ㅡㅡ
    '19.7.27 10:34 PM (1.237.xxx.57)

    요즘 애들은 진짜 자연 재료 본연의 맛 모를듯요
    특히나 배달음식들.. 나트륨 덩어리ㅡㅡ;;
    시골에서 살지 않는 한 자연의 맛 쉽지 않죠

  • 4. ㅇㅇ
    '19.7.28 12:43 AM (124.53.xxx.112)

    요즘엔 매실청이 그래요
    여기저기 다 넣어 음식 달게만드는 주범

  • 5. 4030212
    '19.7.28 1:20 AM (223.62.xxx.148)

    많이 넣으면 획일화 안되는게 뭐가 있나요.... 뭐든지 적당해야지..조미료도 마찬가지고요.

    조미료에 대한 저런 감성적인 접근은 작가로선 할 수 있으나

    과학적 관점에서는 근거없는 뇌피셜일 뿐인 글이죠.

  • 6. 이런
    '19.7.28 1:24 AM (223.39.xxx.243)

    맛에 관한 귀한 표현 좋아해요~^^
    글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 삼백 산업 장려 때문에도
    설탕이 보편화 되며
    나물 무칠때도 설탕을 뿌려대죠..
    설탕 들어간 음식들 다 싫어요!

    윗님 말씀하신 매실청도
    무더운 여름에나 쓸 만큼
    설탕 안좋아하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56705 인생에서 담담히 물러나는 시기와 방법을 알아야.... 2 결심 2019/07/30 1,931
956704 2019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6 편안하게? 2019/07/30 1,248
956703 GS홈쇼핑에서 레스포색.일본제품 판매하네요 28 노노재팬 2019/07/30 3,675
956702 일본여행 취소로 유럽으로 다시 예약했어요. 2 레몬 2019/07/30 1,217
956701 병원이나 의사선생님 추천부탁드립니다. 4 무명 2019/07/30 1,563
956700 구운마늘 잘 챙겨먹이겠다는 문자에 17 눈물 많으신.. 2019/07/30 5,267
956699 맛있는 생선구이 먹고 싶으면 어디로 가시나요? 2 서울지역 2019/07/30 1,269
956698 "볼턴 방한때 분담금 5배 많은 50억달러 요구&quo.. 7 뜯으러왔군 2019/07/30 1,610
956697 속상하네요ㅜㅠ 17 아침부터엉엉.. 2019/07/30 5,486
956696 해운대 놀러 왔는데 너무 더워요 10 찐감자 2019/07/30 3,093
956695 고등1학년 아들 11 00 2019/07/30 2,250
956694 스낵면은 너무 얇더라구요. 다른 라면 뭐가 맛있나요? 22 2019/07/30 2,871
956693 화장실 led등이 들어왔다 나갔다해요 6 궁금이 2019/07/30 3,384
956692 책상 의자에 앉아 양반다리하는 거 몸에 않좋나요? 4 ..... 2019/07/30 2,323
956691 고유정은 이영화를 본걸까요 9 영양주부 2019/07/30 5,624
956690 템퍼 어디서 사야 살까요? 3 나ㄿㄹ 2019/07/30 1,615
956689 재수생이 내일 하루 자체휴가 한다는데 엄마도 회사 휴가내고 같이.. 16 재수생 휴가.. 2019/07/30 3,585
956688 주식 알못입니다 오늘 파생상품 4 주식 2019/07/30 1,577
956687 고현정 앞으로도 캐스팅 계속 잘될까요? 15 . .. 2019/07/30 7,390
956686 지방의대... 6 베이글 2019/07/30 2,886
956685 올레길 여자 동행 구하기 6 ... 2019/07/30 2,577
956684 어떻게 이렇게 어려뵈고 예쁜건가요 20 ... 2019/07/30 8,200
956683 가족 아무도 안좋아하는 휴가지 43 ㄷㅇ 2019/07/30 7,802
956682 된장찌개 넣은 소고기 부위...어떤것 쓰세요? 5 ... 2019/07/30 4,155
956681 예비 시어머니가 로렉스 해오랍니다 105 ㅡㅡ 2019/07/30 29,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