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앞
큰 차로를 건너면
작고 오래된 00편의점이 있어요
상호는 편의점이지만 그냥 아주 작은 가게에요.
그 편의점과 다른 상가 사이에는
아주 오래전에 심어진 매실나무 한그루가 있어요
누가 심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제법 오래된 매실나무이고
상가와 상가사이에 있으면서 큰 자리차지를 하지 않다보니
아무도 그 매실 나무를 자르거나 할 생각은 안했던 듯 싶어요
차로 옆에 가로수만 주르륵 심어진 곳인데
매실 나무 한그루가 떡하니 있으니 참 재미있는 풍경인데요
이 매실 나무도 큰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게 매실 나무인지 그냥 나무인지 모르고 지나가요
회사 사람들 이곳을 자주 왔다갔다 하는데도
이게 매실 나무였는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더 재미있는 비밀은~
이 매실 나무 속 사이에 덩쿨이 제법 두꺼운 포도나무가
한그루 있어요
그냥 포도도 아니고 머루포도요.
짐작컨데 아주 예전에 머루포도 먹고 씨를 매실나무
근처에 버렸다가 이 씨가 발아되고 싹이되고 모종이되고
포도나무가 되어 살을 키운 거 같아요.
제가 호기심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좀 관찰하는 습관이 있어서인지
그냥 걸어도 눈에 뭔가가 잘 들어와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가는 것들이
저는 눈에 너무 잘 들어오는 편인데
이 매실나무도 주변 사람에게
와~ 여기 매실나무가 있었네? 하고 말하니
어? 이게 매실나무였구나~ 여기를 오래 오갔는데
매실 나무인지 몰랐어.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 제 눈에 매실나무가 들어오고 나서
매실이 은행 알같은 작은 열매를 맺기 시작할때
머루포도 잎이 여기저기 피어나는 걸
우연찮게 보게 되었어요.
우거진 매실 나무 잎 사이라서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서는
포도덩쿨이 있는지 모를 정도였는데
오며 가며 매실 나무 한번씩 올려다 보던 어느날
그 반짝이는 포도 잎이 눈에 들어온거죠
아.. 정말 저는 왜 이런것들이 눈에 들어오면
행복한 기분이 들까요?
차로변과 대로변 가로수만 즐비한 길거리에
쌩뚱맞게 매실나무가 있는 것도 재미있어서
매번 오가면서 쳐다보는데
거기에 비밀의 화원처럼 머루포도 한 덩쿨이
풍성한 잎을 매실나무 잎 사이에 숨기고
한껏 반짝이고 있는 걸 발견했을때도 너무 신나고요.
작년에는 포도송이가 서너 송이 달렸는데
올해는 매실나무 속 저 위 꼭대기 부터
포도 송이가 여기저기 주렁 주렁 열렸어요
그 연두빛 포도알이 너무 귀여워요
사람들은
매실나무를 무심하게 바삐 지나가지만
저는 요새
그 매실나무 옆을 지날때마다
숨겨진 포도나무 포도 송이를 한번씩 쳐다 보고 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