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무지개 다리 건넌 멍멍이가 나비가 되어서 찾아왔다는 글 보고 갑자기 눈물이 나서요.
30년전에 집에서 마당개 두마리를 키웠어요. 엄마 개는 바둑이, 딸 개는 하얀 발바리 였어요.
예전에 흔히 볼수 있는 잡종 마당개 였지요.
중,고등 사춘기때 많이 힘들때, 대학 가서 몸이 안 좋아서 한동안 아팠을때, 우리 개들이 내 유일한 친구였어요.
힘든 일이 있을때 우리 개들 끌어 안고 울기도 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개들에게 이야기도 하고, 맛있는것
있으면 엄마 몰래 많이 가져가 주고 했었어요.
다른 식구들은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학떄 갑자기 사업이 부도가 나서, 마당 있는 집에서 작은 아파트로 옮겨 가게 되었어요.
이사 가기 며칠 전에, 엄마가 개들을 데리고 갈수 없다며 시골에 개농장으로 보냈어요.
오후에 개를 데리러 오기로 했는데, 저는 도저히 볼 수가 없어서 오전에 울면서 집을 나가는데
그 개들이 뭘 아는지, 그날따라 유난히 저에게 꼬리를 치고 달려 들고 핥고 나가지 말라고 바지를 끌어
당겼어요.
엉엉 울면서 저리 가라고, 개를 밀어 내고 나왔는데, 열린 대문 틈으로 계속 개들이 저를 보고 꼬리를
미친듯이 흔들어 대던게 지금까지 생각나요.
그 후로 그 개들을 본적은 없어요. 너무 너무 슬퍼서 며칠을 엉엉 울었지만, 그 이후로 잊었다고 생각했구요.
지금, 네살된 우리 비숑이를 지극정성을 다해 키우고 있어요.
가끔, 우리 비숑이와 산책을 할떄 그 개들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요.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요.
주책이죠...낼 모레 50이 다 되어 가는데, 스무살떄 헤어진 개들이 보고 싶어 눈물이 나다니....
저 아주 냉정한 사람이거든요. 웬만하면 감정 동요도 없고, 울지도 않는..그런데 요즘 왜 이럴까요?
우울증일까요? 갱년기 일까요?
우리 똘똘이랑 흰둥이는 아마 진작에 시골 개농장에서 죽었겠지요.
마지막에 한번 꼭 안아주면서 그렇게 좋아하던 소세지라도 하나 사줄걸...
제가 우느라고, 빨리 집에 들어가라고 소리치면서 마지막으로 나왔던게 마음이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