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찾으러 나갔다왔어요.
폰이 막 울리는 거예요. 보니 집에 계셔야 할 아버님 전화라
아이와 제가 조용하니 어디 나갔는 줄 알고 집안에서
전화하시나보다 하고 받았어요. 그런데 받자마자
"아야, 내 여가 도통 어딘지 모르겠다~" 하시는 거예요.
잠이 번쩍 깨면서 "아버님, 어디세요? 밖에 계세요?"
"산책하러 나왔는데 여가 어딘지 모르겠다" 이 말만 계속 반복ㅜㅜ
잠든 아이 그대로 두고(9살이예요, 그래도 깨서 아무도 없으면
놀랄테지만 일단 너무 급해서 그냥 나갔어요) 비 오니 우산 챙겨
뛰어나갔어요.
주변에 뭐가 보이는지 물으니 다행히 아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보인다고 하셔서 학교 앞으로 갔는데 안 보이는 거예요.
정문, 후문 다 보이는 모퉁이 쪽에 서서 봐도 안 보여서 계신데
가만 계시라하고 학교 한바퀴를 뺑 돌았어요.
저 멀리 비 맞으며 꾸부정하게 서 계신 아버님ㅠㅠ
다리, 허리 아파서 50미터마다 쉬어야 하는 분이
집에서 500미터 떨어진 곳까지 가신거예요.
손에 웬 건빵 한봉지를 쥐고 계셔서 웬거예요 물으니
비스켓 하나 사러 편의점 들어갔는데 건빵이 보이길래 사셨대요.
사갖고 나왔는데 주변이 온통 낯설고 집이 어딘지 모르겠더래요.
그래서 집 찾아서 거기까지 가셨다고..
집에 과자랑 바나나랑 간식 다 있는데요, 아버님ㅜㅜ 했더니
모르겠다 하시네요ㅜㅜ
"지나가는 사람한테 305호가 어디요? 하고 물었는데
아는 사람이 없어!!"
아파트 이름도 얘기 안 하고;; 동호수도 틀렸어요, 아버님ㅜㅜ
갑자기 아파트명, 동호수도 생각이 안 나더래요.
경도인지장애로 2년 전부터 꾸준히 약 복용하고 계세요.
그런데 오늘같은 일은 처음이네요.
아이 걱정도 되고 서글퍼서 아버님 모시고 돌아오는 500미터가
5킬로미터쯤 되는 듯 했어요ㅜㅜ
1. 어머
'19.7.10 6:36 PM (211.210.xxx.137)너무 놀라셨겠어요. 저희 시어머니도 약 드시는 중이라, 남얘기 같지 않아요.
2. ㅡㅡ
'19.7.10 6:36 PM (116.37.xxx.94)놀래셨겠네요
목걸이 같은거 해드려야겠어요3. ㅠㅠ
'19.7.10 6:37 PM (211.186.xxx.155)고생하셨어요....
마음이 아프네요.....ㅠㅠ4. ㅜㅜ
'19.7.10 6:37 PM (221.146.xxx.85)원글님도 많이 놀라서 기운 없으시겠어요
저도 작년부터 기력 딸려 하시는 아빠 생각나서
눈물 나네요5. ...
'19.7.10 6:38 PM (114.203.xxx.114)저희 친정아버지도 그렇게 시작되셨어요. 혈관성 치매.
치매는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마음이 아픕니다.6. Turning Point
'19.7.10 6:39 PM (211.114.xxx.127)아이고 원글님 글 읽어 내려오면서 큰일 났을까봐 저도 조마조마했네요. 별일없이 아버님 잘 찾으셔서 다행이고 비도 오는데 고생하셨어요. 그나저나 앞으로 이런 일들이 또 생기지말란법이 없을텐데 주소나 연락처를 하나 적어서 외출복에 넣어 두시는건 어떠세요.?
그래도 아버님에 대한 원망이나 타박없이 걱정만 가득한 원글님 마음이 읽혀져서 마음이 따스하네요.7. .....
'19.7.10 6:46 PM (221.157.xxx.127)치매일것 같은데 일단 검사받게하심이
8. 모모
'19.7.10 6:47 PM (180.68.xxx.107)정말저희 시아버님시작도 이렇게 시작했어요
친척집에서 나오셔서 집방향을 모르겧다고
근처 슈퍼에서 전화하셔서
겨우 찾아서 모셔왔어요
저희 어머니 이양반이 갑자기 왜이러냐고
갑자기 바보 짓을하니 너무 황당해하셨어요9. 아이사완
'19.7.10 6:47 PM (39.7.xxx.94)님같이 착한 며느리가 있어
어르신이 케어 받고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10. ㅇㅇ
'19.7.10 6:51 PM (121.168.xxx.236)이런 분들은 손목에 문신이라도 해드리고 싶어요
보호자 연락처 ..
우리 할머니 오후 2시에 산책 나가셨다가 길 잃으셨어요
파출소에서 밤11시에 찾았어요
깜박깜박하는 할머니, 계속 걷다가 날이 어두워지니까
놀이터 의자에 앉아있으니까 젊은이들이 와서 파출소에 데려다
주었대요
그 순간 할머니가 기억하는 이름은 우리 엄마만.
본인보다 더 아끼고 소중한 존재인 큰아들, 큰손주. 다른 자식들
이름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고 오로지 엄마 이름만
기억이 났대요
집에서는 다른 자식들 이름은 다 파출소에 알렸지만
엄마 이름은 설마 하고 알리지 않았고..
가끔씩 길을 잃어서 목걸이 팔찌도 해주었지만 귀찮다고
다 벗어던지셨어요 할머니 없어진 몇시간 동안 문신으로
새겨놓을 걸.. 그 생각까지 들었어요11. ㅇ
'19.7.10 6:51 PM (116.124.xxx.148)그 정도면, 다시 검사 해보시면 이제 경도를 지나서 마일드 디멘치아 진단 받으실것 같은데요.
12. ㅇㅇ
'19.7.10 6:51 PM (110.12.xxx.167)치매가 많이 진행되신겁니다
평소에 멀쩡해서 치매인줄 몰랐는데
혼자 외출후 길잃어버리고 당황하시더군요
그때 이미 진행이 된거래요
앞으로 잘 살펴보셔야할거에요
혼자 나가버리시는일이 종종생기거든요13. 궁금하다
'19.7.10 6:55 PM (121.175.xxx.13)아버님 갤럭시폰 사드리시고 내폰찾기 기능 이용하셔요 아주 근접하게 위치추적되요
14. 아이구 세상에
'19.7.10 7:00 PM (203.128.xxx.17) - 삭제된댓글비도 오는날 애 많이 쓰셨어요
금방 찾으셔서 그나마 다행이네요15. ㅠㅠ
'19.7.10 7:01 PM (223.38.xxx.80)좋은 며느리시네요.
가슴을쓸어내립니다
그래서 폰도있으셨고 전화할 정신도있으셨고 다행입니다.16. ㅇㅇ
'19.7.10 7:01 PM (59.30.xxx.248)치매는 늘 같은 환경이 지속되면 잘 모르다가
새로운 환경에 노출될때 확연히 나타나더라구요.
저도 입원중에 옆침상 할머니가 치매같았는데 보호자는 아니라고 하고.
간호사는 대번에 알아보더라구요.
목걸이 같은거라도 꼭 해드리셔야겠네요.
찾으셔서 다행이예요.17. 구름
'19.7.10 7:02 PM (110.70.xxx.201)너무 놀라셨겠어요.
저희 엄마도 경도치매로 시작하셔서 3년째 약드시고 계신데
2년전부터 집 가까운 데이케어센터 다니세요.
건강보험공단 가셔서 알아보세요.
매일 모시고 가서 식사도 챙기고 하교처럼 프로그램도 있어서 굉장히 좋아하세요.
그리고 보호자도 쉴수도 있으시구요18. 좋은
'19.7.10 7:05 PM (117.111.xxx.105)며느리. 모시고사는 것도 힘들텐데. 고운 맘씨가 느껴져요
19. 구름
'19.7.10 7:06 PM (110.70.xxx.201)그리고 동네 파출소에 지문등록 해두시구요.
도움이 될 만한건 전부 해두시는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힘내세요.20. 고생하셨네요
'19.7.10 7:08 PM (121.155.xxx.165) - 삭제된댓글약이나 병원을 바꿔보는게 어떤가요.
약이 너무 쎄면 정신이 몽롱해지는 경우도 있어요.21. .....
'19.7.10 7:10 PM (122.58.xxx.122)아이가 9세면 님도 아직 젊으신데...
고생하시네요.22. 이제...
'19.7.10 7:11 PM (115.143.xxx.140)시작일 수도 있어요. 위에 조언대로 등록할거 신청할거 해두셔요. 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해서 혜택받을거 받으세요.
작년 11월..추위 시작할때 오후에 나가셔서 밤 8시 넘어 시아버님 찾았어요. 핸드폰 추적으로 경찰분들 도움으로요. 경찰 도움이 정말 컸어요.23. 원글이
'19.7.10 7:34 PM (223.38.xxx.77) - 삭제된댓글집에 오자마자 아버님도 놀라셨을 거 같아서 따뜻하게 생강차
한잔 타 드렸어요. 아이는 다행히 여전히 자고 있었고요..
시어머니 살아계실 때 남편에게 나중에 혹 시어머니는 모셔도
시아버지는 절대 못 모신다고 한 적 있어요. 그만큼 목소리도
크고 망언도.. 한번씩 하시고 꼬장꼬장하셨는데 어머님
돌아가시니 기력이 급격히 쇠하고 어머님 도와 집인 일도
잘하시던 분이 겁을 내면서 아무것도 못 하시더라고요.
말수도 없어지고요.
처음엔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해서 모셨어요. 어머님이 너무
좋으셨던 분이라..
댓글처럼 좋은 며느리 아니예요ㅜㅜ
가끔 답답~하고 원망스러운 마음들어 아버님한테 쌀쌀맞게
대할 때도 있어요.. 오늘처럼 안쓰럽고 서글플 때도 있고요..
아버님폰 먼저 위치추적 가능한 걸로 바꿔드려야겠네요.
댓글로 정보 주시고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24. 원글이
'19.7.10 7:36 PM (223.38.xxx.77)집에 오자마자 아버님도 놀라셨을 거 같아서 따뜻하게 생강차
한잔 타 드렸어요. 아이는 다행히 여전히 자고 있었고요..
시어머니 살아계실 때 남편에게 나중에 혹 시어머니는 모셔도
시아버지는 절대 못 모신다고 한 적 있어요. 그만큼 목소리도
크고 망언도.. 한번씩 하시고 꼬장꼬장하셨는데 어머님
돌아가시니 기력이 급격히 쇠하고 어머님 도와 집인 일도
잘하시던 분이 겁을 내면서 아무것도 못 하시더라고요.
말수도 없어지고요.
처음엔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해서 모셨어요. 어머님이 너무
좋으셨던 분이라..
댓글처럼 좋은 며느리 아니예요ㅜㅜ
가끔 답답~하고 원망스러운 마음들어 아버님한테 쌀쌀맞게
대할 때도 있어요.. 오늘처럼 안쓰럽고 서글플 때도 있고요..
아버님 폰 먼저 위치추적 가능한 걸로 바꿔드려야겠어요.
댓글로 정보 주시고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25. ..
'19.7.10 7:37 PM (122.34.xxx.90)배우자 사망 후 치매진행 빨라지기도 해요. 검사하시고 치료 잘 받으시길 바래요
26. 병원근무
'19.7.10 7:51 PM (116.41.xxx.245)아이나 노인이나 인지기능이 온전치 않으면 순식간에 길 잃어요. 조심하셔야해요.
저희 환자분중 한 할아버지는 눈에 띄는 밝은 조끼를 항상 입으시는데(철따라 맞춘 섬유로) 가슴부위에 이름표를 박아 달아드렸더군요.
김모모, 주소 어드메, 보호자 전화번호 이렇게 딱 박아서요.
핸드폰도 잃어버리면 무용지물이에요. 옷에 이름표 박아 드리는 거 한번 생각해보세요.27. 목걸이 필수
'19.7.10 8:50 PM (222.239.xxx.31)금색으로 하심 누군가 채갑니다.쇠로 꼭 목걸이 걸어드리세요
28. dlfjs
'19.7.10 9:35 PM (125.177.xxx.43)주소 이름 전화번호 적은 목걸이나 팔찌 꼭 해드리세요
그래도 잔화 하셔서 다행이네요29. 글에서도
'19.7.10 11:33 PM (110.47.xxx.16)너무 착하고 고운 심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딸이라도 이제부터 시작되는구나 싶어
조금쯤 기도 막히고 뭔가 짜증스럽기도 할텐데
걱정하는 마음밖에 없는...시아버님에게 인간적으로 연민을 갖는 모습에 코 끝이 찡해져요
오늘 고생많으셨어요 원글님도 아버님도
그리고 님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30. 소가
'19.7.11 5:21 PM (112.186.xxx.58)가까운 파출소 가셔서 지문등록하세요
31. ᆢ
'19.7.13 7:23 AM (211.215.xxx.168)좋은 며느님 착한분이시네요
가족모두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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