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은 3년 넘어가는데 초중 합쳐서 인원도 24명이 담임인원이고 단과수업으로 수업하는 인원은 한반에 8-9명씩 6개 반 수업 중이에요.
초등은 2반으로 두 반 모두 중1 선행 학생들인데 2명은 상위권이라 학원에서도 키워보자면서 정성 쏟는 아이들인데
학생들이 너무 잘 따라와주고 있어서 기특하고 보람을 느껴요.
다른 초등반은 그냥 딱 초등?? 그럭저럭하고 어떤 학생은 날 잡아 잡숴~ 스타일로 안해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었는데
그 어머님이 그냥 괜찮다고 하신 뒤 저도 마음 내려놓고 수업하고 있어요. 엄마가 아이가 불성실한거 알아도 괜찮다는데 뭐 어쩌겠어요.
중등은 18명 중 2명만 상위권이고 나머지 16명은 쌩하위권이에요.
2명 수업 하는 요일은 재미있기도 하고 좀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부교재도 좀 들어가고 그래요.
오늘 본 학원 전체 모의고사에서 더 상위반 아이들도 많은데 1,2등해서 좋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하나 소풍을 가나 결석 없고
숙제 잘 해오고 수업 시간에 피곤하고 졸려서 똥씹은 표정 지으면서도 수업 듣는 와중에서는 흩어짐이 없어서
손이 덜 가서 더 좋기도 해요.
나머지 16명은 뭐 애정도 많이 있지만 전쟁 같은 사랑이라고 해야할까요.
뭐라도 중상위 반보다 2-3배는 더 품이 들어가요.
뭐 준비해도 뻑하면 과제 안해오고 오답이 미친듯이 많아서 준비한거 써먹지도 못 할때 많고요.
근데 또 겨우 하위권 탈출하게 저를 갈아서 만들어 놓으면 아이가 열심히 해서 그런거 알지만
그러면 꼭 그만두고 나가더라고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도 겨울방학부터 정말 정석 쏟으면서 신경 쓴 아이.......본인도 저한테 이제 감도 잡히고 뿌듯함도 느낀다고 하고 성적도 많이 올라서 기쁘다고 했는데..
갑자기 저한테 자기 시험 끝나면 학원 그만둘거라고... 방학동안 쉬고 2학기에 다시 온다는데 뭐 중2가 쉬겠어요.
그냥 그만 두는거죠.
다 이해는 되는데 근데 뭔가 제 안의 마음의 끈이 딱 끊긴 느낌이 들어요...
학원에서 주는 하위권도 같은 하위권이 아니라 정말 남겨진 아이들?ㅎㅎㅎ그런 아이들만 모아서 반 만들고 저한테 주더라고요. 그게 아니면 정말 받아주는 곳 없어서 여기저기 전전하는 아이들 시험 직전에는 좀 받지 말아야하는데 꼭 시험기간에 받으면 저희 반에 넣어요...좀 잘하면 빼서 다른 반으로 보내고요.
쓰다 생각난건데 작년에 하위권반 하나 받았는데 운이 좋았던건지 학생들 상태가 괜찮아서 중위권반으로 전체승반 했어요. 근데 딱 반 전체 승반하자 마자 다른 샘한테 넘기더라고요. 전 다른 하위권 반은 담당했고요.
하위권 아이들은 공부 머리나 성실도 뿐 아니라 멘탈케어까지 필요하고 쪼이고 어르고 달래고 해가면서 해야해서 저 좀 힘들었거든요..ㅎㅎ다른 중3은 또 공부하기 싫다고 집 나가서 옆단지 할머니댁에 가버리고 부모님이랑 말도 안한다고 해서 2주만에 온 아이한테 싫은소리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이제 겨우 마음 잡아놨는데 그거 하나 마무리되니까 나가겠다고...
이번에 나가겠다는 아이도 응원해주고 한편으로는 해야하는 부분 억지로 끌고 가고 그 결과 부모님도 아이도 만족해서 이대로 승반시킬 수 있겠구나 했는데 좋아해야하나 싶어서 맘도 좀 착찹하고..
다른 아이는 엄마가 주말이고 밤이고 어쩌냐고 문자 계속 오고..(아이 학습태도나 불성실한 부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피드백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니까 어머님이 계속 문자로 저한테 확인 받고 싶어하세요.....)
설상가상으로 이제 다음학기면 4년차인데 다음 학기 반 배정이 나왔는데 또 올 하위권.............
오늘 보강 끝내고 집에 와서 아이들거 채점하고 오답정리할거 챙기다가 갑자기 너무 싫다.라는 생각이 막 들어요.
동료보다 경력이 길지 않고 스펙이 뛰어난 편이 아니라 하위권을 담당할 수 밖에 없겠지. 라고 생각을 하고
잘 하는 아이들도 4명 있으니까 나쁘진 않다. 싶지만 레벨이 5개의 레벨인데 쌩으로 5레벨로 편성한거 보면서
나 나가라는건가?????? 내가 많이 부족한가 싶기도 하고요.
오늘은 그냥 좀 많이 힘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