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주로 하위반 수업만 진행하고 있는 강사인데요.

..... 조회수 : 2,827
작성일 : 2019-06-23 19:44:06

경력은 3년 넘어가는데 초중 합쳐서 인원도 24명이 담임인원이고 단과수업으로 수업하는 인원은 한반에 8-9명씩 6개 반 수업 중이에요.


초등은 2반으로 두 반 모두 중1 선행 학생들인데 2명은 상위권이라 학원에서도 키워보자면서 정성 쏟는 아이들인데

학생들이 너무 잘 따라와주고 있어서 기특하고 보람을 느껴요.


다른 초등반은 그냥 딱 초등?? 그럭저럭하고 어떤 학생은 날 잡아 잡숴~ 스타일로 안해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었는데

그 어머님이 그냥 괜찮다고 하신 뒤 저도 마음 내려놓고 수업하고 있어요. 엄마가 아이가 불성실한거 알아도 괜찮다는데 뭐 어쩌겠어요.


중등은 18명 중 2명만 상위권이고 나머지 16명은 쌩하위권이에요.


2명 수업 하는 요일은 재미있기도 하고 좀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부교재도 좀 들어가고 그래요.

오늘 본 학원 전체 모의고사에서 더 상위반 아이들도 많은데 1,2등해서 좋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하나 소풍을 가나 결석 없고

숙제 잘 해오고 수업 시간에 피곤하고 졸려서 똥씹은 표정 지으면서도 수업 듣는 와중에서는 흩어짐이 없어서

손이 덜 가서 더 좋기도 해요.


나머지 16명은 뭐 애정도 많이 있지만 전쟁 같은 사랑이라고 해야할까요.

뭐라도 중상위 반보다 2-3배는 더 품이 들어가요.

뭐 준비해도 뻑하면 과제 안해오고 오답이 미친듯이 많아서 준비한거 써먹지도 못 할때 많고요.

근데 또 겨우 하위권 탈출하게 저를 갈아서 만들어 놓으면 아이가 열심히 해서 그런거 알지만

그러면 꼭 그만두고 나가더라고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도 겨울방학부터 정말 정석 쏟으면서 신경 쓴 아이.......본인도 저한테 이제 감도 잡히고 뿌듯함도 느낀다고 하고 성적도 많이 올라서 기쁘다고 했는데..

갑자기 저한테 자기 시험 끝나면 학원 그만둘거라고... 방학동안 쉬고 2학기에 다시 온다는데 뭐 중2가 쉬겠어요.

그냥 그만 두는거죠.


다 이해는 되는데 근데 뭔가 제 안의 마음의 끈이 딱 끊긴 느낌이 들어요...


학원에서 주는 하위권도 같은 하위권이 아니라 정말 남겨진 아이들?ㅎㅎㅎ그런 아이들만 모아서 반 만들고 저한테 주더라고요. 그게 아니면 정말 받아주는 곳 없어서 여기저기 전전하는 아이들 시험 직전에는 좀 받지 말아야하는데 꼭 시험기간에 받으면 저희 반에 넣어요...좀 잘하면 빼서 다른 반으로 보내고요.


쓰다 생각난건데 작년에 하위권반 하나 받았는데 운이 좋았던건지 학생들 상태가 괜찮아서 중위권반으로 전체승반 했어요. 근데 딱 반 전체 승반하자 마자 다른 샘한테 넘기더라고요. 전 다른 하위권 반은 담당했고요.


하위권 아이들은 공부 머리나 성실도 뿐 아니라 멘탈케어까지 필요하고 쪼이고 어르고 달래고 해가면서 해야해서 저 좀 힘들었거든요..ㅎㅎ다른 중3은 또 공부하기 싫다고 집 나가서 옆단지 할머니댁에 가버리고 부모님이랑 말도 안한다고 해서 2주만에 온 아이한테 싫은소리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이제 겨우 마음 잡아놨는데 그거 하나 마무리되니까 나가겠다고...

이번에 나가겠다는 아이도 응원해주고 한편으로는 해야하는 부분 억지로 끌고 가고 그 결과 부모님도 아이도 만족해서 이대로 승반시킬 수 있겠구나 했는데 좋아해야하나 싶어서 맘도 좀 착찹하고..


다른 아이는 엄마가 주말이고 밤이고 어쩌냐고 문자 계속 오고..(아이 학습태도나 불성실한 부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피드백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니까 어머님이 계속 문자로 저한테 확인 받고 싶어하세요.....)


설상가상으로 이제 다음학기면 4년차인데 다음 학기 반 배정이 나왔는데 또 올 하위권.............



오늘 보강 끝내고 집에 와서 아이들거 채점하고 오답정리할거 챙기다가 갑자기 너무 싫다.라는 생각이 막 들어요.

동료보다 경력이 길지 않고 스펙이 뛰어난 편이 아니라 하위권을 담당할 수 밖에 없겠지. 라고 생각을 하고

잘 하는 아이들도 4명 있으니까 나쁘진 않다. 싶지만 레벨이 5개의 레벨인데 쌩으로 5레벨로 편성한거 보면서

나 나가라는건가?????? 내가 많이 부족한가 싶기도 하고요.



오늘은 그냥 좀 많이 힘이 드네요

IP : 218.101.xxx.13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9.6.23 7:47 PM (27.35.xxx.162)

    능력 있으신거 같은데 다른 학원 가세요.
    3년이면 초짜라 상위반 맡기기 사실 부담스러웠을거에요

  • 2. ....
    '19.6.23 7:52 PM (223.62.xxx.45)

    딱 중하위권반이라도 맡고 싶어요..
    상위반은 학원입장도 알겠어서 바라지 않는데
    너무 쌩하위권이니까 오늘은 좀 지쳐요ㅠ

  • 3. T
    '19.6.23 7:58 PM (14.40.xxx.224) - 삭제된댓글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여기도 정글입니다.
    초반부터 상위권을 맡아서 성과를 내야 잘 풀리는데..
    학벌이 좋지 않은 이상 초보들이 맡을 수 있는 반은 사실 하위권이 대부분이죠.
    그 학원에서는 쌤의 역할을 거기까지라고 규정했을겁니다.
    저도 학원을 옮겨보시길 조언드립니다.

  • 4. ....
    '19.6.23 8:03 PM (223.62.xxx.239)

    학벌이 광명상가쪽 전공자라 저 스스로도 다른 곳으로 가도 상위권은 힘들 것 같아서 여기서 중위권 반까지 담당해보자란 생각이 있었는데 제가 잘못 생각했었군요.ㅠㅠ 막막하네요ㅜㄴ

  • 5. 아마
    '19.6.23 8:04 PM (39.7.xxx.177) - 삭제된댓글

    그래도 부모님들이 인품이라도 좋네요.
    그럼 할만 하죠. 애랑 엄마랑 세트로 광광대면 노답입니다.

  • 6. 저는
    '19.6.23 8:05 PM (39.7.xxx.177) - 삭제된댓글

    대학원이라도 가심...서성한이면 상위권 줘요.

  • 7. 경험자
    '19.6.24 12:19 AM (115.143.xxx.140)

    어느학년 어느반 맡느냐..매우 중요합니다.

    내가 낮은 학년 열심히 가르쳐서 기초 닦아놔도 그 아이들이 학년 올라갔을때 내가 못맡으면 기분 아주 나빠요.

    그때 때려치고 싶죠. 그래서 학원강사도 경력관리 해야합니다.

    그냥 잘해주고 정성만 보인다고 다가 아니에요.수업도 중요하지만 상담도 중요해요.

    그래서 결국 강사도 장사수완이 있어야 합니다. 힘들죠..

  • 8. .....
    '19.6.24 1:22 PM (218.101.xxx.133)

    경험자님..ㅠㅠ 그러면 저는 여기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까요?
    학원에 말해서 어느정도 중위권 반도 달라고 해야하는걸까요?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가는게 나을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44501 인간관계나 친구거의없는데 결혼할수있을지요 6 너무우울해요.. 2019/06/23 4,506
944500 아이가 다섯 너무 재밌어요 ㅋㅋㅋ 2 ㅇㅇㅇ 2019/06/23 1,735
944499 열대어를 키워보고 싶은데요 2 2019/06/23 590
944498 개미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말인데요... 13 마mi 2019/06/23 7,162
944497 82는 진짜 뭘써도 글쓴이를 공격하고 트집잡는 댓글러들 꼭 있네.. 32 .. 2019/06/23 2,697
944496 이번 생리때 폭식하고 3키로 쪄서 오늘 단식중이에요 1 아오 2019/06/23 2,224
944495 제가 힘든 친정 엄마랑 잘 지내는 법이에요 14 Julie 2019/06/23 6,969
944494 나이 들면 종아리도 못생겨지나요?? 5 ㅇㅇ 2019/06/23 3,024
944493 주로 하위반 수업만 진행하고 있는 강사인데요. 5 ..... 2019/06/23 2,827
944492 너무 좋다하는 파운데이션 알려주세요. 21 추천부탁요... 2019/06/23 8,672
944491 대만여행때 환전을 어떻게 하는거 좋을까요? 6 떠남 2019/06/23 1,629
944490 더 떨어질 정도 없는 줄 알았던 남편 소름 끼치네요 34 ㅜㅜ 2019/06/23 27,602
944489 남의 쓰레기 통에 자기 쓰레기 버리는 사람 3 ㅇㅇ 2019/06/23 2,951
944488 기부와 선행으로 소문난 정혜영 남편 션은 깨끗할까요? 53 ... 2019/06/23 29,565
944487 즉석식품제조가공업 허가 잘 아시는 분 happy 2019/06/23 604
944486 크리스찬분들 계신가요 17 이미소 2019/06/23 1,990
944485 매주 예배들으라는 직장상사 짜증나요 6 짜증나요 2019/06/23 1,280
944484 머리를 심하게 짧게 자른 남편 친구가 하는 말 7 나은 2019/06/23 3,433
944483 멜라토닌도 부작용이 있나요 14 혹시 2019/06/23 6,287
944482 맨인블랙? 토이스토리? 뭘 볼까요? 6 .. 2019/06/23 1,317
944481 목말라서 공차 그 흑당 뭐시기 마셨는데 18 목이 2019/06/23 8,388
944480 레이저 제모 부작용은 없나요? 2 털보 2019/06/23 2,439
944479 청산리 대첩 이야기 1 ... 2019/06/23 738
944478 CT 조영제부작용 메스꺼움.울렁거림이 있나요? 5 그늘진 2019/06/23 6,088
944477 85 세전후가 거의 마지노선인가요 9 쑤리 2019/06/23 6,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