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2년차
원래 가정적이에요
그래도 단 하나 안도와줬던게 주방살림입니다
자기는 요리 하는게 너무 싫대요
전 청소를 그리 싫어하는데 남편은 청소왕이고요 ㅎㅎ
그래서 주방일은 제가 다 도맡아 했어요
심지어 야외캠핑을 가도 제가 했고 남편은 설거지를 했죠
제가 전업시절부터 파트타임일을 할 때는 다 커버가 됐는데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해서는 남편 새벽운동갔다 귀가전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밥을 차려 놓고 나와야 됩니다
식탁에 반찬 꺼내놓고 국그릇 밥그릇 등등 올려놓으면
알아서 밥 뜨고 국 떠서 먹기 시작한거죠
다 먹고 반찬 냉장고 넣어놓고 설거지거리는 설거지통에 담아놓고요
그러다 하루는 메뉴가 베이글과 커피, 과일
베이글 접시에 담아 놓고 더치원액이랑 머그 꺼내놓고 과일 꺼내 놓고
미니찜통 가스렌지위에 올려놓고 크림치즈랑 딸기쨈 꺼내놓고 나왔어요
더치원액은 차니까 꼭 머그잔 예열해 팔팔 끓는물에 마셔~미지근하면 맛 없어 라고 톡을 보냈고
저녁에 만나 잘 해 먹었냐니까
미니찜통에 물을 끓이고 머그잔에 더치원액을 담아 올려 중탕으로 데워 먹었답니다
ㅎㅎㅎㅎㅎㅎ
제사가 있어 퇴근후 장보는데 옥수수5자루짜리 한망을 들길래
나 그거 해 줄 시간없어 했더니 자기가 한답니다
그래서 그냥 사게 뒀어요
톡으로 옥수수 삶아 먹었다고 사진을 보내길래
뭘로 해 먹었냐니까 가스압력솥에 설탕소금 때려넣고 멋지게 삶았대요
너무 놀래서 압력솥도 쓸 줄 아냐고, 압력 어떻게 뺐냐, 그거 억지로 열면 위험하다
어쩌고 말하다 바빠서 대화가 끊겼는데 집에 가보니 설거지통에
팩킹없는 압력솥 뚜껑이 있더군요. 제가 설거지할때 빼 놓은거 그냥 모르니 쓴거에요
나보고 왜 옥수수가 딱딱하냐고, 저 종이 원래 딱딱한 종이냐고 ㅎㅎㅎㅎ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현실은 받아 들인 것 같으니
잘 키워봐야겠습니다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