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이해인 수녀님의 세월호 추모시

스몰마인드 조회수 : 1,153
작성일 : 2019-04-16 15:20:07
그 슬픔이 하도 커서 

사계절의 시계 위에서 세월이 가도 
우리 마음속의 시계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50분 
전 국민이 통곡한 세월호의 비극은
세월을 비껴가지 못하고 멈추어져 있습니다 
5년 전의 그 슬픔이 하도 커서 바닷속에 침몰하여 일어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여행길이 죽음길이 되어버린 304명의 희생자들과
이들을 구조하다 목숨 잃은 이들 
시신으로조차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을 어찌 추모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해 더욱 슬픕니다 
팽목항의 방파제에 펄럭이는 기다림의 깃발과 유품들이
침묵 속에 울음을 삼키고 있습니다 

살릴 수 있는데도 못 살려낸 사랑하는 이들 
생각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이런저런 오해들과 걸림돌들이 하도 많아 
마음 놓고 울지도 못했던 유족들의 슬픔은 누가 달래줄까요
용서하려 애를 써도 용서가 안되는 
그 비통함은 어찌 다스려야 하는 걸까요
 
왜곡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슬픔조차 뒤로하고 투쟁부터 해야 했던 유족들께 죄송합니다
‘잊으십시오’ ‘기다리십시오’라는 말을 가볍게 내뱉었던 
부끄러움 그대로 안고
오늘은 겸손되이 용서를 청해야겠습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맑고 어진 마음 모아 함께 울어야겠습니다
 
죽음보다 힘든 어둠과 고통의 시간들을 견뎌내고 있는
우리의 유족들과 함께 간절히 기도하고 싶습니다 
기도가 되지 않더라도 기도하고 싶습니다
바람에 떨어지는 벚꽃잎을 보며 
푸른 바다와 수평선을 바라보며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은 
오늘도 변함없이 사랑한다는 것
미안하다는 것, 잊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위기에 처한 이웃을 이기심으로 방관하고 
비겁함으로 방치하는 못난 실수와 잘못을
다신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새롭히는 것입니다 

힘겹게 몸부림치다 외롭게 떠나갔을 저세상에서 
이제는 님들이 이 세상의 우리를 도와주세요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비극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지 못해
가끔은 답답하고 우울한 우리가 
속히 안일함의 늪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와주세요
 
남을 탓하지만 말고 핑계를 대지 말고
눈물 속에 절절히 참회하여 마침내는 
파도처럼 일어서는 희망이 되라고
흰옷 입은 부활의 천사로 
한줄기 바람으로 가까이 와서
우리를 다시 흔들어 깨워주세요 
넋두리가 되어버린 이 부족한 추모글도 용서하세요
사랑합니다. 이제와 영원히! 

2019년 4월 16일 이해인 수녀(시인)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4160600015&code=... ..
IP : 121.157.xxx.6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9.4.16 3:57 PM (110.70.xxx.145)

    ㅠㅠ동감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36568 송강호씨 참 좋아하죠? 4 좋아하시는분.. 2019/06/06 1,573
936567 아래글보고 160 몸무게 얘기해봐요 29 토끼 2019/06/06 5,442
936566 딜라이브 케이블방송 대신 Btv 로 바꾸려고 하는데요.. sara 2019/06/06 983
936565 (불매) 남양 전제품 리스트 5 불매가답이다.. 2019/06/06 3,102
936564 오늘 공휴일이지만 집에서 안쉬려구요 1 엄마다 2019/06/06 1,810
936563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 3 삶은계란 2019/06/06 2,596
936562 노각(늙은오이) 의외로 엄청 맛있네요~~ 10 비싼반찬 필.. 2019/06/06 3,162
936561 검색할 수록 가격이 오른는데 방법 좀 알려주세요 1 ... 2019/06/06 1,593
936560 매실 요즘도 망종 이후에 담그면 되나요? 2 .... 2019/06/06 1,378
936559 예쁜 침대 예쁜 책상 추천해주세요~ 2 ... 2019/06/06 1,417
936558 대충 살아도 되나요? 15 2019/06/06 5,095
936557 근데 전남편 살인녀 동기는 나왔나요? 34 ㅇㅇ 2019/06/06 16,641
936556 윤지오씨, 후원자들에 반환 소송 당할 듯 - 기사 3 ㅇㅇㅇ 2019/06/06 2,396
936555 이탄희 前판사 "지금 아는 걸 판사할때도 알았더라면.... 1 응원합니다 2019/06/06 1,230
936554 고등학생 아들에게 어떤 희망적인 말을 해줘야 할까요 19 고민 2019/06/06 4,068
936553 화장실 바닥타일.. 제가 하려고 하는데요... 추천해주세요 8 ** 2019/06/06 2,291
936552 가전가구 거의 다 버리고 이사해보신 분들 계신가요? 7 ..... 2019/06/06 3,641
936551 돌잔치 선물 좀 골라주세요... ㅠ 5 ㅇㅇ 2019/06/06 1,372
936550 순천 강간 살인사건 들어보셨나요 ㅠㅠ 30 동참합니다 2019/06/06 17,535
936549 봄밤..... 12 sweet 2019/06/06 2,612
936548 아점으로 삼겹살 김밥 먹었다면 점저로 뭐 드시겠어요? 9 2019/06/06 1,456
936547 재수하고 있는 아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 2019/06/06 2,134
936546 학습력이 부족한 아이 간호학과 공부 해낼수 있을까요? 12 지나가다.... 2019/06/06 4,453
936545 굿피플 보시는분 계세요? 6 방송 2019/06/06 2,110
936544 전남편 살인자 고등 졸업앨범 사진 봤어요 46 .. 2019/06/06 54,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