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삼촌이 조카 때릴뻔 했던 글 읽으니 예전 일이 떠오르네요.
17년 전 큰아이 돌잔치를 하려고 하던 중 시어머니께서 남편의 작은아버님들, 고모님들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말라시는
거예요. 시아버님은 예전에 돌아가셨구요.
이유는 저희 아이 돌 몇달 후에 시동생 결혼식이 있어 친척들을 저희 집 행사에 너무 자주 오시게들 한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제가 남편의 사촌형제들은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지 여쭤보니 다들 돌잔치를 했고, 시어머니도 매번 가셨더라구요.
그럼 집안 흐름이 그런데 어떻게 저희만 안부르냐고 시어머니를 설득했는데도 실패해서, 또 그때는 새댁 때라
시어머니께 강하게 어필도 못했고, 마마보이인 시동생도 시어머니 편들어서 저와 남편이 지고 시댁 친척들께는 연락을
안드리고, 친정 식구들, 친구들, 동료들만 불러 돌잔치를 했어요.
저도 시댁 어르신들을 꼭 부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 오고가는 거고, 어머니는 매번 가셨는데 그분들은
안오시면 상황이 좀 이상하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시댁 형제분들 중 고모님 한 분이 시어머니 동네에 같이 사셔서 시어머님이 이 분께만 말씀하셔서
같이 오셨어요.
돌잔치날은 그 고모님이 저와 남편에게 왜 친척들은 초대 안했냐고 하셔서 그 날은 사실대로 어머니께서 저희집 행사가
많다고 이번은 그냥 넘어가자고 해서 그랬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러다 몇 달 후 다른 친척분 행사에 저희 시어머님만 안계셨고, 작은아버님 부부들, 고모님들 계신 자리에서 작은아버님이 '** 돌에 우리를 안부른건 정말 잘못된 일이었다. 물론 우리는 너와 조카며느리는 우리를 부르고 싶었으나 너의 엄마
때문에 못 부른걸 안다. 네 엄마 성격은 우리가 몇 십년 겪어서 잘 안다. 그러나 이제 너도 어른이 되어 아이까지
낳았으니 더이상은 엄마 말메 복종만 하지말고 옳은 일은 네 판단대로 하거라'라고 점잖게 말씀하셨어요.
남편과 저는 그래도 시어머니께서 욕 먹는 것이 싫어 아니라고, 어미니 때문이 아니라 저희가 판단을 잘못해서 이렇게
됐다고, 정말 죄송하다고 했어요.
친척분들은 상황이 뻔하니 저희 말을 믿지는 않으셨지만 자식으로서 엄마를 감싸는 것이니 좋게 생각하시고
빙그레 웃으시며 그래 알았다, 앞으로는 잘해라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려는 순간 고모님이 저의 남편
뺨을 때리셨어요. 갑자기 달려드시며 '이 병신 같은 놈! 언제까지 엄마 치마폭에서 못 헤어나몰 거냐?'
이러시면서요.
저는 새댁 때라 그저 당황만 하고 있었고, 남편은 아무 말도 못하고 휙 나갔다 조금 있다 들어왔어요. 남편이 나가니
작은아버님들이 누나는 왜 때리고 그러냐고 조금 그러셨고, 남편이 들어오니 고모가 속상해서 그런거니
니가 이해하라고 하셨어요.
저는 정말 고모가 어린 조카도 아니고, 다 큰 성인이며, 거기다 애도 있고, 아내도 있는 데서 고모가 조카의 뺨을
때린 걸 정말 이해할 수 없었고, 화가 많이 났었거든요.
그래서 친정 부모님께 이 이야기를 했는데 딱 잘라 '고모가 조카 때릴 수 있다'라고 말씀 하시며, 남편을
옹졸한 사람 취급을 하시더라구요. 그 때는 친정부모님이 말을 듣고 마음을 바꿨는데 그동안 저의 친정부모님이
제 남편에게 너무나도 막 대해서 지금은 거의 인연을 끊은 상태이다보니 부모님이 제 남편이 밉고, 기가 약하니
그렇게 말했나 싶어요. 그 때는 제가 바보같이 친정부모님 말만 듣고, 그러려니 한 것 같아서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저희 시어머니는 돌아가셨고, 그 고모님은 저희 시어머니보다 연세가 10살이나 많으신데도 아직 살아계세요.
시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해외여행 가셨다며 오시지도 않아 더 화가 나는것 같아요. 정황상 해외여행 가신 것이
아닌 것 같거든요.
고모가 아이있는 성인 조카를 조카며느리 앞에서 뺨을 때린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이유도 조카가 아니라
조카의 엄마(고모님의 올케) 때문이고요.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가끔 생각하면 화가 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