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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수고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면

-_- 조회수 : 2,992
작성일 : 2019-02-07 04:04:02
한 사람의 수고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 행복은 진짜 행복이 아닙니다.
가짜 행복이고, 남의 수고를 깔개처럼 발 밑에 깔고 선 잔인한 행복이죠.
왜 한 사람의 (어마어마한) 수고로 (그 사람을 뺀) 모두가 행복해야 합니까.
모두가 조금씩 나누어 수고하면 수고랄 것도 없이 짐이 가벼워지고
며칠 걸릴 수고가 단 몇 시간 내로 단축되고
말하지 못한 억울함, 슬픔, 비참함이 없어서 얼굴 보며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가 하하호호 즐거울 수 있고
다음에 또 만날 기대를 할 수 있는 걸요.
여기에는 모임에 가기 싫어하는 노동력들의 눈물겨운 거짓말도 없고
억지로 끌고 가려는 대리 효도 원하는 자들의 윽박지름도 없고
따라서 부부싸움도
이상하게 우리집만 명절에 더 불행하고 자주 싸우는 것 같다는 생각
명절 따위 없어지라는 저주
이런 건 다 없을 겁니다.


한 사람의 수고- 라는 단순한 말 속에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 너만 좀 힘들어하렴
나는 너의 수고를 나눠 할 생각이 없어
너만 조용히 하면 돼, 너만 입 다물면 돼,
그러니까 비인간적인 대우에 불만 품지 말아 주겠니? - 하는
뿌리깊은 갑질, 상대방을 인간 취급하지 않는 비정함이 깔려 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할 게 아니라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구요?
희생을 강요하면서
그마저도 기쁜 마음으로 하라는 정신 노동까지 강요하시는군요.
네가 허리 꼬부라지게 부친 전은 먹고 싶은데
욕하면서 부친 건 싫다, 어딜 감히,
복 짓는다는 마음으로 해라! 이거군요.

본인이 합시다. 이땅의 수많은 가부장들이여.
수십 명 분의 식사와 젯상을 장 보고 손질하고
자르고 채치고 썰고 다지고 다듬고
데치고 볶고 지지고 부치고 무치고 끓이고 삶고 ...
차리고 치우고 차리고 치우고 차리고 치우고
더럽게 먹은 음식 쓰레기 뒤처리 다 하고
설거지하고 닦고 제자리에 넣고
때때로 커피 타고 과일 깎고 서빙하고
퉁퉁 부은 다리, 감각이 없어지는 뒤꿈치, 주무를 시간도 없이
고무장갑 안에 땀이 차서
안에 겹쳐 낀 면장갑까지 다 젖어서 잘 벗겨지지도 않는 거 벗고 또 끼고
손이 물기와 땀에 팅팅 불어 허옇게 들뜨고
무거운 그릇을 하도 들었다 놨다 해서 손가락 관절이 어리어리 아프고 쑤시고
허리는 끊어질 것 같고
...
하는 그 많은 일들을, 테스토스테론 덕분에 근육도 더 많고 힘도 세고
평생에 걸쳐 뼈도 더 굵고 튼튼한 그대들이 하십시다.
기쁜 맘으로.
절대 불평하지 말고.
여자들이 소파에 리모콘 끼고 누워 물 가져오라고 하면 떠다 주면서.

십 년 정도는 해 보고 저렇게 기쁜 맘으로 하라고 말합시다.

- 이건 뭔가를 보고 쓴 글입니다.
IP : 223.62.xxx.23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2.7 4:12 AM (59.15.xxx.86)

    명절이라 칭하는 날만 없어지면 됩니다.
    명절이야 있든없든 안 지새면 됩니다.
    먹고 살기 힘든 세상도 아니고...

  • 2. 나 부터
    '19.2.7 4:41 AM (211.48.xxx.93)

    명절 안 지내면 되는데
    부모님께서 관습대로 하시니 희생양이 되는거죠.
    가족 모두 모이면 손가락 빨고 있을수 없으니...
    부모님 안 계셔야 가능한 일.ㅠㅠ

  • 3. 저도
    '19.2.7 7:30 AM (116.39.xxx.29) - 삭제된댓글

    원글님처럼 그 '뭔가'를 보자 확 치밀어오르던 생각입니다.
    그동안의 예술혼마저 다 묻혀버리는 가부장적 꼰대 본성.대놓고 부리고 버럭질하는 시모보다 더 미운 게 이런 부류들이죠. 한 걸음 뒤에서 뒷짐지고 앉아 고상떨지만 누군가를 뼛속까지 종ㄴ취급하는.

  • 4. 같은 생각
    '19.2.7 7:55 AM (39.7.xxx.3)

    저랑 같은 생각이신분들이 계셨군요.
    기쁜 마음으로 수고?
    그건 강요된 희생,폭력이에요.
    "그래, 그럼 그렇지"
    그런 생각이드는 글.

  • 5. 사이다.
    '19.2.7 7:55 AM (116.39.xxx.29) - 삭제된댓글

    원글님처럼 그 '뭔가'를 보자 확 치밀어오르던 생각입니다.
    대놓고 부리고 버럭질하는 시모보다 더 미운 게 이런 부류들이죠. 한 걸음 뒤에서 뒷짐지고 앉아 고상떨지만 누군가를 뼛속까지 종ㄴ취급하긴 마찬가지.

  • 6. 기쁜
    '19.2.7 8:12 AM (110.70.xxx.254)

    기쁜마음으로 수고는
    하고싶은 사람만 하면돼요

  • 7. 누가 들으면
    '19.2.7 8:18 AM (223.62.xxx.254)

    며느리들이 세상 짐 다 짊어진 줄 알겠네요.

  • 8. .....
    '19.2.7 8:26 AM (116.39.xxx.29) - 삭제된댓글

    누가 들으면
    '19.2.7 8:18 AM (223.62.xxx.254)
    며느리들이 세상 짐 다 짊어진 줄 알겠네요.
    ㅡㅡㅡㅡ
    이렇게 빈정거리는 사람은 그 짐 중에 하나라도 먼저 너서서 들어봤는지? 진짜 그래봤고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생각을 댓글이라고...

  • 9. .....
    '19.2.7 8:28 AM (116.39.xxx.29)

    누가 들으면
    '19.2.7 8:18 AM (223.62.xxx.254)
    며느리들이 세상 짐 다 짊어진 줄 알겠네요.
    ㅡㅡㅡㅡ
    이렇게 빈정거리는 사람은 그 짐 중에 하나라도 먼저 나서서 들어봤는지? 진짜 그래봤고 그 심정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생각을 댓글이라고...

  • 10. ...
    '19.2.7 8:31 AM (222.233.xxx.186)

    꼭 명절날 며느리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공감합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타인의 불행 위에 나의 행복을 쌓지 마라.
    들을 땐 그냥 좋은 얘기네 하고 말았는데 살다 보니 그 말의 무게가 절실하게 다가올 때가 많아요.

  • 11. 그나마
    '19.2.7 9:05 AM (175.198.xxx.197)

    있는 명절 없어지면 정말 삭막한 세상될거 같으니 명절
    핑게김에 직계들만 밖에서 모여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제사를 없애든지 차례로 하면 좋을거 같아요.
    누군가의 명언 ..
    조상복 있는 놈들은 다 해외로 나가고 조상복 없는 것들만 조상에게 절하고 오는 길에 차에서 싸운다는 말.

  • 12. 그런데
    '19.2.7 12:06 PM (112.164.xxx.124) - 삭제된댓글

    우리 어머니들은 그렇게 살아오셨지요
    엄마들부터 일에서 해방시켜 주세요
    이게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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