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자리에서 그룹 지어 앉다보니 제가 좀 뒷쪽에 앉는 경우가 있는데 상사가 제가 마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를 해요. 제 뒷담화를 한다는게 아니라 투명인간 취급한다고 해야 할까요? 일단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제가 이야기에 끼어들면 그제서야 아 거기 있었지 하는 손짓을 합니다. 며칠 전엔 다른 사람들은 외근 나가고 상사랑 다른 직원들과 저랑 넷이 있는데 마치 저만 빼고 셋이서만 있는 것처럼 대화하고 휴게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커피 마실 때면 제 앞에 서서 저를 꼭 등을 져요. 밥 먹을 때 상사, 저, 다른 직원 이런 순서로 나란히 앉아 있어도 꼭 다른 직원 눈만 마주치고 그 사람에게만 이야기 해요. 상사와 다른 직원 사이의 가운데 앉은 저만 난감하죠. 부하도 아니고 동료도 아니고 상사니.
처음에는 그냥 우연인가 보다 했는데 이게 몇 차례 반복되다 보니까 저도 눈에 보이는게 있고 느껴지는게 있네요. 다른 사람들은 다들 착해서 비교적 빠르게 적응했는데 상사때문에 짜증이 좀 나요. 부모 사랑 갈구하는 어린 애도 아닌데. 그냥 무시하고 내 할 일 하자라는 생각으로 지내고는 있는데 기분 나쁜 것까지 적응되진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