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 사춘기로 속 썩인 일이 없는 딸내미인데요,
월요일에 파마한 머리가 화근이 되어, 속을 썩이네요 ㅠ
전부터 긴머리 자르고, 단발로 s컬 하고 싶다고 해서
근처 미용실 데리고 가서, 파마를 시켜줬어요.
이게 화근인게, s컬을 해줬음 결과야 어찌됐든 아이가 감내했을텐데,
미용실 원장쌤이나, 저나 셋팅펌이 아이한테 잘 어울릴꺼라고 조언해줬거든요.
아이는 별 반대없이 파마를 했고,
미용실에서 나와서 저녁 먹을 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밤에 머리가 이상하다, 맘에 안 든다, 하더니
담날 아침에, 울면서 학교에 갔어요.
울면서 등교하기까지 사연은 깁니다만,
어찌어찌 학교는 갔구요,
학교에서 애들이 머리가 이상하다고 놀려서 속상하고
창피해서, 학원도 못 간다고 해서, 빼줬어요.
저녁에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밥도 안 먹겠다고 하길래
속상한 맘은 알겠지만, 어차피 s컬은 했든, 셋팅은 했든 결과는 같았을거라고 얘기해줬어요,
딸내미머리가 파마가 잘 안나오거든요.
전에도 비싼 돈 들여서 s컬 해줬지만 담날 바로 풀려서 세팅펌이면 더 낫지 않을까 했는데요.
제가 봤을 땐 예쁜 고준희 파만데, 아이들 눈에는 안 그런가봐요.
아이가 속상한 맘을 편지로 써서 전달했을 땐 제가 너무 어른스럽지못했구나 싶어서
아이한테 넘 미안해서 사과하고 다독여줬어요.
담날 머리를 최대한 빗질을 해서 펴주고 등교시켰는데
학교갔다와서도 머리가 이상하다, 차라리 풀고 싶다 하고 징징대고,
하도 그러길래, 이번 주까지는 학원도 빼주기로 했어요.
밥도 안 먹고, 또 징징징 ㅠㅠ
정말 글은 이렇게 쓰지만 속에서 부글부글.
부모되기 참 힘드네요.
일단 이번 주까지도 머리가 맘에 안 들면
아이 의견대로, 매직해준다고 했는데,
과연 매직하면 아이가 맘에 들까 싶어요.
단발에 매직이면 완전 간난이 스탈인데,
지금은 간난이 같으니깐..참으라고 해도, 당췌 말을 안 듣네요.
매직해서 맘에 들면 괜찮을텐데, 그땐 또 어쩌려고 저러는지,
외모에 민감할 나이에 학교에서 애들이 놀리면 속상하고 짜증나겠지만,
계속 월요일부터 그러니, 저도 짜증이 올라오네요.
집에 우환이 없으니, 별게 다 우환꺼리네 하고 남편하고 웃고 말았는데,
아이도 속상하고, 저도 속상하고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