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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네 맥주집 한잔에 12000원 이에요

동네 조회수 : 5,970
작성일 : 2018-10-30 22:27:06
며칠전 남편이랑 친구 한명 이렇게 3명이서 맥주 한잔을 하게 됐어요
불금이라 동네 여기저기 자주 가는 가게에 자리가 하나도 없더라구요
마지막 생각난 곳으로 걸어 가는 길에
좀 상권이 죽은 어떤 빌딩 코너에
아주 조그마한 펍이 보이는데 자리 있냐 물어보니
딱 한자리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런데 이런 가게가 있었나 의아해 하면서
여기라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웬걸
4-5 테이블 정도 밖에 안되는 어두컴컴하고 길쭉한 공간에
우리 자리 빼고 발디딜 틈도 없이 빽빽히 들어찬 사람들이
아주 유쾌하게 왁자지껄떠드는 소리와
귀청 터지게 큰 음악소리
그리고 커다란 스크린에 흑백 무성 영화가 자막과 함께 상영되고 있고
그 모습을 바라보니 흡사 약간 다른 나라에 여행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더라구요

어쨌든 술마시러 왔으니 메뉴를 보는데 또 한번 놀랍니다
맥주 330ml 한잔에 기본 만원~ 12000원이네요?
그다지 고급스럽지도 않고 그런 상권도 아니기에 깜놀..
그치만 이미 자리잡은거 나갈수도 없고 한두잔만 마시자 하고
제일 저렴한 나초 안주와 함께 가장 저렴한 맥주를 시켰어요

오고가는 몇잔 속에 분위기는 업업
대기업과 자본주의 까기 부터 양자 역학까지
머리 아프기도 추억팔이에 흥겹기도 즐겁기도 하고...

이 펍의 또 한가지 특징은 신청곡을 받는데
팝송만 받아요 압권은 중간중간 나오는 다른 손님이 신청한
마이클 잭슨 옹의 노래들과 이글스, 비틀즈, 모어 댄 워즈
요런 우리 시대 팝송들 이었죠
막 떼창도 하고
마시고 또 시키고 마시고 또 시키고
어느새 열잔을 마시고
일어났습니다

맥주만 열 잔 마시고
치토스 풀어서 위에 싸구려 치즈 쭉 뿌려놓은
내가 차려도 이것보단 낫겠단 가장 싼 안주를 시켰음에도
14만 9천원 나왔어요
남편은 그제서야 술이 깼는지 투덜투덜 나오며
둘이 다시는 이집 안온다 뭐가 이리 비싸냐하고 걸어왔는데
웬걸
계속 이 술집 생각이 나네요 ㅠ
음악과 분위기와 술맛과 ㅠㅠㅜㅜ
가격과 안주 생각하면 술맛 뚝 떨어지는데도 계속 생각나요 ㅎ


IP : 125.252.xxx.13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와
    '18.10.30 10:28 PM (182.215.xxx.169)

    성공한가게네요.

  • 2. ㅎㅎ
    '18.10.30 10:28 PM (68.40.xxx.179)

    그 술집 장사 잘하네요.

  • 3. 그ㅡ분위기값
    '18.10.30 10:29 PM (124.54.xxx.150)

    뭐 아깝지않네요 어딘지 알고싶어요 ㅎ

  • 4. ㅋㅋㅋㅋㅋ
    '18.10.30 10:29 PM (175.116.xxx.240) - 삭제된댓글

    한철 장사인듯. 기분좋게 마시고 다들 재방문 안 함.

  • 5. ...
    '18.10.30 10:29 PM (180.68.xxx.136) - 삭제된댓글

    수제맥주인가 봐요?
    너무 비싸서 전 못 사먹겠네요ㄷㄷㄷ

  • 6. ....
    '18.10.30 10:30 PM (175.223.xxx.143)

    저도 비싸서 못가겠네요. 맥주는 음료라 ...

  • 7. ㅇㅇ
    '18.10.30 10:32 PM (125.252.xxx.13)

    근데 신기한건
    손님들 대부분이 단골 같았어요
    바에 여러명 앉아서 주인과 얘기하고
    그 가게 주인이 키우는 푸들이 있었는데
    막 안아주고 그러더라구요

  • 8. ...
    '18.10.30 10:35 PM (116.37.xxx.147) - 삭제된댓글

    아무리 분위기 좋아도 가격 보면 전혀 즐겁지 않겠는데요
    돈이 많으면 가겠지만요

  • 9. 그래서
    '18.10.30 10:38 PM (125.252.xxx.13)

    그래서 괴로워요 ㅠ
    너무 가고 싶은데 못갈거 아니까요 흑흑

  • 10. ...
    '18.10.30 10:41 PM (112.140.xxx.70) - 삭제된댓글

    원글님 솔직하시네요ㅎㅎ..
    가격생각하면 ...ㅎㅎㅎ

  • 11. hip
    '18.10.30 10:44 PM (116.127.xxx.224)

    어디일까요?
    동네만이라도 힌트주세요

  • 12. ...
    '18.10.30 11:00 PM (121.165.xxx.164)

    수제맥주랍시고 거품잔뜩...
    저런 컨셉 싫어요, 거품과 허영만 잔뜩 낀...

  • 13. ..
    '18.10.30 11:12 PM (211.36.xxx.242)

    분위기에 취하셨는데
    7090 그런곳도 분위기에 취하고
    술값은 더 비싸죠ㅋ

  • 14. 술값이 비싸니
    '18.10.30 11:24 PM (110.47.xxx.227)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요?
    술값이 싸면 동네 아저씨들이 모여들테고 그런 분위기에서는 양자역학 토론이나 팝송 떼창은 무리가 있는 거죠.

  • 15.
    '18.10.30 11:26 PM (223.33.xxx.236)

    1차론가지마시고 2,3차로 가면 좋을듯
    술값도 마니 안나오고 분위기즐기고

  • 16. .....
    '18.10.30 11:45 PM (125.188.xxx.225)

    어디에용? 3040은 분위기가 아무리 좋아도 음악소리가 크면
    또 가고 싶지 않을텐데

  • 17. ..
    '18.10.31 12:28 AM (211.36.xxx.242) - 삭제된댓글

    윗님 3040 적혀 있길래 순간 1930~1940년생
    인줄 알았어요 ㅋㅋ

  • 18. 댓글
    '18.10.31 1:12 AM (125.252.xxx.13)

    댓글 보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제가 분위기에 취했었네요 ㅠ
    죄송해요 지역명은 좀 오해의 소지가 있을듯 해요
    어찌저찌 가게 돌려까기 될거 같아서요
    참다참다 정 안되겠으면 조용히 저혼자 다시 가서
    딱 한잔만 하고 와서
    그때도 좋을지 어떨지 후기 올릴게요 :-)

  • 19. 솔직히
    '18.10.31 11:28 AM (211.48.xxx.61) - 삭제된댓글

    술과 함께 그런 분위기 마시러 가는 거 아닌가요?^^
    여기가 주부들 많이 사이트니까,
    슈퍼에서 맥주사다가, 안주 맛나게 요리해서 집에서 먹는게 가성비 좋다고 하지만,
    /술과 함께 즐기는 그런 분위기/ 자체를 돈 내고 사는거니까요.

  • 20.
    '18.10.31 12:21 PM (49.195.xxx.124)

    맥주 한 잔에 14000원이라뇨? 절대 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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