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코 끝을 말고 들어오는 찬 공기 맞으며 걷고 싶고.
옷 깃을 파고드는 스산한 바람을 곁에 두고 밤 하늘 까만 별과 나란히 하고 무언가를 말하고 싶고.
밤에 코끝 시린 찬 공기가 좋아서 이른 겨울을 기다리고 겨울 가는 게 싫어서 베란다에서 서성이는 아줌마인데....
나가고 싶어도 갈 곳도 없고 이 밤에 동네 배회하는 것은 겁나고...
왜 감정은 나이를 먹지도 늙지도 않는 걸까요?
언제쯤 되면 밤에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까요?~
어디가 고장일까요?
저만 그런걸까요?
1. ㅠㅠ
'18.10.25 11:12 PM (211.245.xxx.181)결혼하신 분이신지....
뭐 마음은 안늙지요 원래
그걸 누가 탓하리오.... 동네에 가까운 친구라도 있음 좋을텐뎅요2. .,
'18.10.25 11:17 PM (221.158.xxx.252) - 삭제된댓글늦여름부터 밤 분위기 좋죠.
아파트 단지 조경도 예쁘고 단풍도 화려하고 거기에 가로등 음식물 쓰레기 버릴때 분리수거 할때 이어폰으로 음악 들으면서 해요.
촉촉한 사랑 노래.
영화 같아요3. 내비
'18.10.25 11:18 PM (1.241.xxx.123)저도 그래요. 누군가랑 같이 걸으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4. 흐음
'18.10.25 11:19 PM (119.69.xxx.46)별 보러 가고 싶다
시린손 호호 불다 살포시 너의 손을 잡고
사립문 밖 어둠을 벗 삼아
컹컹 목쉰 소리가 어둠을 밀어내고
멀리 우리 아버지 무덤가 언덕 풀을 베고
별을 세 보자
별빛도 추워 볼을 비비며 반겨주겠지5. ..
'18.10.25 11:19 PM (222.237.xxx.88) - 삭제된댓글서울에서는 밤공기도 나쁘고 하늘도 뿌얘서 감흥이 안일어요.
저번 주 남편이 일하는 남쪽지방에 갔다가 저녁 먹고
서울 돌아올 기차때까지 시간이 남아서 밤바닷가를 갔는데
오십 넘은 두 늙은이가 연애때처럼 저절로 꼭 안고 걷게 되네요. 마음은 안 늙는거 맞아요.6. 777
'18.10.25 11:20 PM (219.251.xxx.39)저도 10월말~11월을 거쳐 12월초까지의 초겨울이 좋아요. 건조하고 서늘하면서 밤하늘의 별이 또렸해지는.
7. 마음아
'18.10.25 11:36 PM (175.223.xxx.180) - 삭제된댓글별 보러 가지 않을래
밤 하늘에 뜬 별 보며
아무말이나 하다가
그 대화의 끝에
살포시 웃으며 행복해하는 너와 나의 얼굴이 보고 싶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이 늙지 않으니
오히려 힘이 들 때가 있네요
이젠 애 엄마로 덤덤히 살아야하는데
감성은 왜 남아
이리도 마음 쓰리게 하는지...8. 지란지교
'18.10.26 12:00 AM (210.104.xxx.188)이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불현듯 전화해 말없이 발맞처 걷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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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 지란지교-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애기를 주고받고나서도 남이 알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 . . .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하게 맞장구쳐주고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 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는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내가 한두 곳 한두 가지만 제대로 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되새길 자산이 되었을걸.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道)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聖賢) 같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개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자리서 탄로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싶을 뿐이다. 나는 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 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때로 나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 듯이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도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미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구름을 바라보다가 까닭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은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보다 품위있게, 군밤을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작부인보다 우아해지리라.
우리는 푼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잃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 꽃을 사서 그에게 안겨줘도, 그는 날 주착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 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 게다. 나 또한 더러 그의 눈에 눈꼽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 해도 그의 숙녀됨이나 그의 신사다움을 의심치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유유함을 느끼게 될 게다.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어리나 서로를 버티어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그러다가 어느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壽衣)를 입게 되리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뭍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芝蘭)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9. 아
'18.10.26 12:30 AM (119.69.xxx.46)내 착갈피 두툼한 곳 어디에 고이 코팅 된
친구의 편지
세월의 흐름에 늘 그리움만 남기고
나는 먼 곳 바닷가로 이사 오고
친구는 살포시 내 노트에 끼워주고
멀리 시집 가고
지금 나는 이 사이 낀 고추가루도
눈에 낀 눈꼽도 닦아 주는
벗이 있건만
자꾸만 그 손편지 전해 주던 친구가 보고싶은 밤이네요10. 아
'18.10.26 12:42 AM (119.69.xxx.46)지란지교를 예쁜 편지지에 써서 내게 전해 준
친구야
난 그걸 코팅해서 가지고 있단다
어느날 따스한 봄볕이 쏟아지거나
하얗게 서리가 내리는 날일지라도
그냥 어제처럼 오늘 만나자
세월을 돌아 우리의 주름이 저 넓은 바다 파도처럼
물결치거든
우리 서로 기대서 돛을 올리자
그곳이 비록 가보지않은 곳일지라도
우리 힘내어 노를 저어보자11. 괜히
'18.10.26 1:46 AM (114.129.xxx.164)아주 예전 일기장을 찾아보고 싶게끔 하는 글들이네요...
마음들이 너무 예쁘세요.
제 욕심 같아선, 영원히 젊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요.
문을 열고 나서도 기다리지 않는 걸 알면서도
기다린다는 것이 너무 무거워 다시 신발 신고 돌아오고 싶은 그런 날들도 있지만
위성과 별을 구분 못하기에 바보 같지만
밤하늘은 사람을 자꾸 바라보게 해요
바람은 사람을 자꾸 설레이게 해요
요즘은 달이 크고 좋아요 동화에 나오는 달처럼
그리운 누군가들이 그 떄의 마음들이
지고 이고 커지는구나...저는 주머니에 손 꽂고 밤산책을 가끔 합니다.
무심히 길을 걷다보면 저처럼 혼자인 사람들의 조용히 걷는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요.
좋은 글에 감사드려요...12. 원글
'18.10.26 7:05 AM (210.104.xxx.188)제게 위로가 되어주시는 댓글님들께 제가 더 감사해요.
마음에 헛헛함이 느껴져 버거운 요즘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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