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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심각해진 딸내미와의 대화

.. 조회수 : 5,148
작성일 : 2018-10-23 15:26:37
고1 딸내미 두고 있어요. 애기때부터 맞벌이여서
다른 엄마보다 신경 못써준거 같아 미얀했는데 
자기 할일 착실히 하고 친구도 조용히 잘 사귀고 놀고
북아트? 그 책꾸미고 만드는거랑 기타 취미로 갖고 있고
말하기 보단 좀 듣는 편이라 손이 안갔었어요.

평소에 지가 알아서하고 
자기 이야기 잘 안하는 애가
저 퇴근하고 잠깐 보자고 하더라구요.
작은 박스에 틴트며 화장품이며 싹다 부순거 보여주더니
한 두시간 길게 이야길 했는데
줄이면 그거더라구요.

애들 요새 다 미쳤다. 화장 안하면 사람 취급 안한다.
생각해보니, 누구 위해 그렇게 하는 지 모르겠다. 
공학인데, 남자애들이 외모품평하고 조금만 살쪄도 돼진 뭐네 하는것도 싫고
지겹다. 사실 친구한명이랑 그 문제때문에 싸우고
집에와서 화장품 다 부쉈다.
내일은 머리도 다 칠거다. 

그 말들을때 조금은 아까웠는데, 아무래도 고슴도치 자기 새끼 보는듯하니
애가 귀엽고 이쁘고 잘어울려서.
그런데 애 말들으니 이해 가더라구요. 
자기는 엄마가 이 가부장제에서 얼마나 힘들게 맏벌이에 독박육아하고
자기 친할아버지의 말도 안되는 말들으며 살아왔는지 안다. 집안일도.
그래도 엄마가 자기 일 하니까 아빠가 어느 정도 이상은 엄마한테 치사하게 못군다.

남자한테 잘 보일 일은 없을거다. 내 인생에. 그리고 지금같아선
연애고 결혼이고 나중에라도 다 싫다. 잘먹고 잘살고 다이어트도 안할거다.
헬스 끊어달라. 살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근육키울거다.
나 이제부터 그 전 보다 열심히 공부 할테니 지켜봐달라. 
이미 다른 말 통하는 애들이랑 서로 공부하고 그거 서로 단톡방에 단어시험보고 보고 하기로했다.
츄리닝 대충 입고 운동화만 입고 살아도 봐달라
대충 아무렇게나 대신에 잘 씻을테니 걱정마라. 

그리고 교복이야기 하더라구요. 최근에 활동복으로 편하게 바뀌고 
예전 교복이랑 비교해보니 그전 작은 교복이 사람입을 옷이 아니더라. 뭐 등등

최근에 무슨 그 외모코르셋 관련한 책이나 유튜브 보고 생각이 많아진듯하더라구요.
여튼
그냥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데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숙연해 지기도 하고.
요새 애들이 확실이 똑똑한 것같습니다.

IP : 122.32.xxx.199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ㅁㅁ
    '18.10.23 3:31 PM (161.142.xxx.16)

    아이가 나이에 맞게 성장하고 있는듯해서 미소지으며 읽었어요
    평생 남 눈치보며 저기 주관없이 끌려다니는 삶이 행복할리가 있겠나요?
    고1이라니 그 나이때 딱 맞는 고민이고
    앞으로 더 성장할거에요
    한쪽으로 치우친다 싶은 균형을 가질수 있는 반대편 견해도 가끔 소개해 주시면 더 좋을것 같아요

  • 2. 지랄발광
    '18.10.23 3:33 PM (211.114.xxx.126)

    저희 중3 딸이랑 같네요
    제일 먼저 그 긴머리를 컷트하더라구요,,
    맞벌이 엄마를 잘 이해해주고 ,,,,,
    지금은 자기 정체성 찾는 시기라 생각합니다.
    응원해주고 있어요

  • 3. ..
    '18.10.23 3:34 PM (122.32.xxx.199)

    원글입니다. 솔직히 엄마 입장이라 공부 열심히 한다고 하니. 맘속으로 와후! 이랬습니다.

  • 4. 딸 화이팅!
    '18.10.23 3:43 PM (124.58.xxx.222)

    (맞벌이)

  • 5. 따뜻한시선
    '18.10.23 4:02 PM (27.176.xxx.1)

    건강한 정신을 가진 멋진 딸이네요 부러워요^^

  • 6. ㅁ ㅇ
    '18.10.23 4:03 PM (121.152.xxx.203) - 삭제된댓글

    너무 긍정적으로만 보지는 마세요
    요즘 극단적인 페미니즘에 물든 어린 여학생들이
    많은가보던데요.
    저는 좀 걱정스럽게 들리고 엄마가 사고의 균형을
    잡아주셔야 할듯 합니다.

  • 7. ..
    '18.10.23 4:09 PM (122.32.xxx.199)

    121.152님 난 내 딸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 8. ddd
    '18.10.23 4:11 PM (112.187.xxx.194)

    극단적인 페미니즘에 물든 아이야 걱정스럽겠지만
    원글님 아이는 자기 관리 잘하는 쪽으로 마음 먹은 거 같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다만.
    아무리 대단한 사상이고 바른 가치관(이라고 믿어도)이어도
    사람에 대한 따스한 시각을 잃고는 소용 없으니
    그 점에 유의해서 지켜봐주세요.

  • 9. ...
    '18.10.23 4:14 PM (119.198.xxx.113) - 삭제된댓글

    평소에 지가 알아서하고
    자기 이야기 잘 안하는 애가
    물건들을 보여주면서까지 한두시간 길게 이야기를 했다 라는 것은
    옷차림 등에 지적이나 언급을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는 뜻이에요.

  • 10. ..
    '18.10.23 4:21 PM (122.32.xxx.199)

    이런 말 되게 부끄러운 데, 딸냄. 친구들한테 평판이 좋아요. 지난번엔 울고있는 미아 손붙들고 경찰서 같이 가서... 부모찾아준 적도 있어서 그고맙다 인사 받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줬음 좋겠어요. 여러모로 힘든세상이니 따뜻한 마음 잃지 말구요.

  • 11. 따님
    '18.10.23 4:53 PM (14.52.xxx.141)

    기특하네요.
    아이가 변하는 모습을 응원하고 지지해주고 지켜봐주는게 부모가 할일이죠.

  • 12. 엄마미소
    '18.10.23 4:57 PM (211.227.xxx.137)

    글 읽으며 엄마 미소가 저절로 지어집니다.

    오히려 반항 안하는 애들이 문제이지요.
    사춘기 때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10대들 보면 참 예뻐요.
    저도 딸이 있지만 이런 문제의식을 갖는다면 적극지지해 줄 겁니다.
    아직 제 딸은 애기 수준. ^^

  • 13. 걸 크러쉬
    '18.10.23 5:00 PM (203.247.xxx.6)

    멋진 따님이네요.스스로 생각하는 힘!... 이 나라의 미래의 기둥이 되길 빕니다

  • 14. .,..
    '18.10.23 5:05 PM (112.148.xxx.123)

    주관 확실한 딸이라 걱정 안하서도 되겠어요.
    부럽습니다. 뭐가 되도 될 아이네요

  • 15. Wow
    '18.10.23 5:13 PM (61.74.xxx.177)

    우리 다음 세대 여성들은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군요!
    저도 사춘기 남매 키우는 워킹맘이에요.
    딸은 당당하게 아들은 따뜻하게 키우고 싶어요^^

  • 16. 하하하네
    '18.10.23 5:37 PM (220.117.xxx.75) - 삭제된댓글

    멋지네요. (딸 갖고 싶어요 ㅠㅠ 중딩 아들 있음 ㅡㅡ)

  • 17. ㄹㄹㄹㄹ
    '18.10.23 5:45 PM (211.196.xxx.207)

    우리 교복은 널널하게 입어서
    두 번 허리 접으면 날라리라고 했는데
    그런데도 애들 다 접어 입고 다녔는데
    그래서 교복이 소비자 취향대로 줄어들여줬더니
    이젠 또 사람 입을 옷이 아니다 그런다는 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들이 코르셋 만들었으니 지들이 벗든 말든 세상에 떠벌떠벌 할 일인가 싶네요?

  • 18. ㅋㅋㅋ
    '18.10.23 5:47 PM (175.120.xxx.157) - 삭제된댓글

    아주 멋져요 우리 딸도 그렇게 변했거든요
    변했다기보다 알에서 깨어 난거죠
    요즘 정말 페미니즘 교육도 하는데 안 좋다는 분들은 선입견으로 보시네요
    아주 잘 컸어요 이제 여자들도 벗어 나야죠

  • 19. 멋져요
    '18.10.23 5:51 PM (211.36.xxx.221)

    여자가 살기 힘든 세상인데 저렇게 단단하게 자라야죠
    중딩 우리딸도 저랬으면..
    응원해주고 싶어요

  • 20.
    '18.10.23 6:11 PM (211.44.xxx.42)

    똑똑한 여자 아이들이 많아지네요. 트위터타고 이런 운동이 확실히 영향력있는 것 같아요.
    저는 아직도 차별, 같은 여자한테서도 외모 품평... 상처도 되고, 쐐워나가면서 산다고 생각하는데요.
    원글님 따님같은 아이들이 많아지면 사회 정말 바뀔 수 있습니다!
    남성에게 사랑받는 걸 낙으로 삼는 삶도 가치가 있겠으나....
    사회적 자아를 지키고 성취하는 삶의 가치도 점점 커지리라 믿습니다.

  • 21. 나중에
    '18.10.23 6:18 PM (211.44.xxx.42)

    꼭 연애하고 결혼해야지만 여자로서의 행복이나 역할?을 하는 거라는 입장만 아니시면 될 듯....

  • 22. 혼란하다
    '18.10.23 6:33 PM (61.74.xxx.53) - 삭제된댓글

    워마드가 ‘코르셋(여성들을 억압하던 기존의 관습)’으로 대표하는 사회문화적 여성을 거부하지만 이에 대한 거부와 저항을 실천하는 여성이라는 집단적 범주까지 해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워마드는 ‘여성의 생물학적 여성성’을 들어 집단적 범주를 설정하고 사회문화적으로 억압받아온 성 역할의 변화를 촉구한다는 분석이다. 그 과정에서 워마드는 성 평등이 아닌 ‘여성우월’을 추구하는 것이다

    혜화역시위참가했냐고 물어보세요

  • 23. 나옹
    '18.10.23 6:48 PM (123.215.xxx.117)

    여성우월주의자라느니 혜화역갔냐느니 하는 사람들이 여기도 있네요. 남초게시판이나 가세요. 남자에게 잘보이려 하지 않고 스스로 열심히 공부해서 살겠다는게 뭐가 나쁩니까?

    원글님 따님 잘 키우셨네요.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고자하는 따님 응원합니다.

  • 24. ..
    '18.10.23 7:24 PM (117.111.xxx.57)

    울딸램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혜화역 어쩌고 물어보라 캐치하라는 사람...애엄마 아닌듯 하네요. 왜 여기와서 난린지. 제가 무슨 박정희때 안기부나 일제순사도 아니고 왜 물어봐야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내딸 인강듣고 있네요.

  • 25. 도치엄마
    '18.10.23 10:03 PM (61.74.xxx.53) - 삭제된댓글

    자기아빠한테 식칼사진찍어 한남사진이라고 올리고 버스에서 남학생머리에 식칼대고 죽이고싶다고하고
    부산해운대에서 한남유충죽일예정이다 예고하고
    카톨릭성체모독하고 강서pc방피해자 모독한 워마드
    경계하면 일본순사 안기부군요 혼란하네요

  • 26.
    '18.10.24 12:04 AM (220.125.xxx.17)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찾았나보네요.
    부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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