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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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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3/ 이탈리아 피렌체 편

나누자 조회수 : 6,269
작성일 : 2018-10-06 14:18:00

#피렌체 가는 길
-두오모  463 계단 오르기 멤버로 찍힌 것에 깊은 한숨 쉬며
시민/ 왜 인간은 계단을 보면 자꾸 오르려 할까? 물리학적 이유라도?
상욱/ 물리학적으론 없으나 군사학적으로 있으니, 높은 곳일수록 적을 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음.

#피렌체의 밤, 오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웅장한 레스토랑에서의 수다 타임.
-  식사 주문하며, 석 달 이탈리아 살이해봐서 식사 주문 스킬을 익힌 
영하(의 팁) / 1. 메뉴 첫장은 안티파스토(에피타이저)로 육회나 샐러드 등 차가운 음식,
2.  primo로 리조또나 파스타 같은 따뜻한 탄수화물 음식,
3. 세콘도 피아토secondo piatto로 육류나 생선류의 메인 음식
4. 돌체dolce 로 단 음식을 먹는 게 코스임.  디저트 후에 에스프레소나 와인을 마시며 식사 끝.
(주: 이 순서를 바꾸면 이탈리아 식당에선 싫어함.)
(주:피렌체는 가죽 산업이 발달한 고장이라 쇠고기 음식이 맛있음.)

진애/ 피렌체는 꽃의 도시로 상징 문양도 꽃인데,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변혁이 일어나서 꽃핀 도시이기도 함.
희열/ 르네상스가 뭐에요? 진애/ "재탄생"
영하/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부흥시켜 새문화를 창출하려 했던 것임.

#시민/ (직공과 길드의 고장이라고는 하나) 현실적으로 피렌체는 메(디치)부자 댁 도시임.(한국 경주에 최부자가 있 듯)
교황청과 손잡고 금융업으로 성공한 만석꾼이었는데 예술가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했음.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도나텔로 등등)
나중에 대가 끊어질 무렵 안나 메디치가 모든 재산과 예술품을 정부에 기증하며 이런 당부를 곁들였음.
"이 중 한 점도 피렌체에서 옮기지 말 것. 모두 민중의 유익을 위해 쓰일 것. "
버뜨~ 여기까지가 해피엔드이고 이면으로 들어가면 또 여러 얘기가 있으나 이만... ㅎ

# 희열/ 오늘 피렌체 탐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시민/ 도서관! 책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라우렌치아나' 도서관 자체를 보러 갔음.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오백년 전 도서관인데,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공간의 충격을 받았음.
(유현준 교수가 설명해준) '시퀀스'를 생각하며 찬찬 살펴봤더니 그 구조가 로마 판테온과 동일했음.

내가 받은 감동의 이유는 1. 어둠에서 광명으로의 동선. (주: 르네상스 시대의 광명을 반영함) 
2. 신들을 모시던 곳에 책이 있다는 것. 즉 신상의 자리를 책이 대신한 분위기.  
만신전(판테온)의 구조를 짜고 신상이 아닌 책을 진열한 것이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했음. 
책이야말로 불멸의 신임! 르네상스는 역시 도서관이고 두오모는 그닥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음. (저도 동의함.ㅎ)

진애/(미소지으며) 난 공간의 느낌을 해석하고 추적하며 호기심을 풀어나가는 (시민님의)그런 자세가 너무 감동적임.
당신은 공간의 힘과 기를 오늘 제대로 느낀 것임. 공간 체험의 느낌은 옳고 그른 것 없이 호기심을 작동하는 것만으로 충분함.
 
# 두오모 정상에 오른 진애, 시민, 희열
진애/ 원래는 고딕 양식으로 지으려 했으나, 건물 하나에 몇백 년이 걸리므로 관계된 사람들이 죽기 땜에 
그 사이 유행이 바뀌는 통에 뾰족 고딕 지붕 대신 둥근 지붕이 등장한 것임.
두오모는 피렌체의 수퍼스타인데, 크기 때문이 아니라 도시에 자연스레 녹아 있기 때문임.
거대한 걸 위압적이지 않게 만들고 도시에 자연스레 녹여넣은 점이 뛰어난 것임.

(이후 두오모를 설계한 괴짜 브루넬레스키에 관한 얘기들이 이어졌으나 생략.
 피렌체가 경쟁의 공정성을 지켰던 설명은 뭉클했음. 시민사회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여주는 사례.)

# (관광지라고 할 수 없는) '인노체티'('죄 없는 이' 라는 뜻) 고아원에 다녀온 시민과 영하
영하/ 부르넬레스키가 지은 곳이어서 가보고 싶었음.
시민/ 난 그의 설계 솜씨보다 유럽 최초로 시민사회가 주도한 복지시설을 보고 싶어서 갔음.
근데 우리 둘 다 예측하지 못한 점에 꼭같이 충격과 감동을 받았음.
(주: 1445년에 지어져 시민의 후원으로 600년 째 운영되고 있는 유럽 최초의 고아원. 뛰어난 화가의 그림들이 걸려 있어서 깜놀~)

영하/ 우리를 감동시켰던 건, 아이를 고아원에 맡길 때 따라왔던 아이에 대한 여러 설명과 표시들을 금고 안에 다 보관해 놓았다는 점이었음.
(주: 배냇저고리, 반쪽 장신구 등의 내 아이를 구분짓는 여러 표식들을 600년이나 보관하고 있음.)

시민/ 난 그걸 보면서 내가 이탈리아를 다혈질이고 부패가 심하며 가벼운 제스처나 쓰는 사회로 띄엄띄엄 봤구나 
반성했음.  그런 기록을 몇백년 씩 갖고 있는 사회인데... (우리사회는 백년 넘은 것도 없음.) 
시민/ 그곳에서 자라 사회에 나와 활동한 사람들의 영상을 조금씩 보여주는데... 한 아시안 여성의 영상을 보며 뭉클했음.
양부모와 잘 사는데 친부모가 찾아와서 옮겨갔으나 자신이 자란 환경의 가치와 삶을 인정하지 않아 힘들었다는 고백이었음.
그녀가 카메라를 직시하며 남긴 말, "가족이란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거예요."

시민/(되새김.) 아이를 낳는다고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은 만들어가는 거예요.
IP : 122.34.xxx.30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b
    '18.10.6 2:19 PM (223.33.xxx.30)

    다시 시작하는거 알고도
    한번도 못 봤네요
    어제 한 내용인가요?
    찾아보려고요

  • 2. 감사해요
    '18.10.6 2:20 PM (175.209.xxx.57)

    이번 편 역대급으로 좋았어요...뭉클하다가 꺼이꺼이 울고 말았네요. ㅠ

  • 3. . . .
    '18.10.6 2:22 PM (59.12.xxx.242)

    알뜰신잡 3ㅡ원글님 볼 때마다 대단해요
    감사합니다

  • 4. 산책
    '18.10.6 2:25 PM (118.36.xxx.165)

    브루넬레스키에 관한 얘기들 좋았어요.
    그런 정신들이 이어져 이탈리아에는 장인이 많은가 보다 했어요.
    유시민 작가 말대로 적잖이 띄엄띄엄 본 나라인데 다시 잘 알게 되었고요.
    알쓸이 세계 문화 기행으로 죽 이어지면 좋겠어요

  • 5. 나누자
    '18.10.6 2:25 PM (122.34.xxx.30)

    네, 어제 방영된 것 속기한 거고요.....

    이탈리아 석달 여행 후 에세이집까지 내셨던 영하님이 이탈리아의 도시로 피렌체를 추천하셨다는데,
    그 나라에서 3 년 근무하면서 여러 도시를 가봤던 저는 진애님이 꼽은 밀라노가 더 매력적인 도시라는 데 동의함.

  • 6. ...
    '18.10.6 2:26 PM (218.236.xxx.162)

    고맙습니다
    이번편 진짜 좋았습니다

  • 7. 유작가
    '18.10.6 2:31 PM (220.76.xxx.87)

    유작가님의 시선이 참 좋아요. 어느 책에서도 볼수 없는. 늘 한방이 있죠.

  • 8. 요약
    '18.10.6 2:36 PM (50.54.xxx.61)

    고맙습니다.
    이번 편 재밌게 봤어요. 오래전에 관광하듯이 봐서...다시가보고싶다는 생각 많이 했어요.

  • 9. 나누자
    '18.10.6 2:54 PM (122.34.xxx.30)

    제 댓글의 방영 오타x 방송o

    방송 첫부분에 아테네를 떠나며 밀덕이라서 전쟁박물관에 다녀온 상욱님의 얘기도 좋았죠.
    물리학에서 쓰는 '특이점'이란 단어, 그게 인류의 역사를 결정한다는 설명에 끄덕끄덕.
    특이점: 빅뱅을 비롯해 전쟁 등으로 인해 필요점이 변화하며 인간 생활에 변혁이 오는 것.

  • 10.
    '18.10.6 3:10 PM (61.102.xxx.163) - 삭제된댓글

    대단하시네요 고맙습니다
    내가 피렌체에 가보기 전에 알쓸신잡을 보고 갔도라면~~
    이라는 생각을 엄청 했네요...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 거였어요

  • 11. 우와
    '18.10.6 3:13 PM (221.161.xxx.36)

    원글님
    감사히 질 읽었습니다.
    저는 자유여행
    이박삼일을 머물며, 수박 겉핥기 하듯 해도 그 감동에 다시꼭 찾으리라 다짐한곳이 피렌체예요.
    지금은 아이가 고3이라 여유가 없어 방송을 볼수 없지만
    나중에 다시 볼거예요.
    원글님께서
    3년을 계시며 느낀 이탈리아 얘기도 궁금하네요~^^

  • 12. 감사^^
    '18.10.6 3:49 PM (112.133.xxx.174)

    어제도 집중해서 들었는데 다시한번 복습합니다~~고아원 얘기 찡했어요..

  • 13. 둘기
    '18.10.6 3:52 PM (1.248.xxx.110) - 삭제된댓글

    보고나니 가보고 싶네요

  • 14. ````````
    '18.10.6 4:01 PM (114.203.xxx.182)

    29년전 대학졸업때 가보았는데 아는만큼 보인다고 ,,,
    다시 가보고 싶네요

  • 15. ..
    '18.10.6 4:11 PM (116.36.xxx.24)

    저도 이번 편 너무 좋았어요.
    사실 작년에 다녀왔는데 이걸 보고 갔더라면...
    정말 다시 가고 싶어요.

  • 16. ㅇㅇ
    '18.10.6 4:28 PM (218.237.xxx.203)

    이탈리아에서 밀라노 좋았다고 하면 사람들이 이해못하겠다는 의견이 대다수여서
    혼자 괜히 속상했는데
    앞으로 나올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항상 정리해주시는 글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 17. ㅇㅇ
    '18.10.6 5:07 PM (39.115.xxx.81)

    피렌체편은 개인적으로 아쉬웠어요
    고아원 방문 감동적이기는 하나
    분량이 너무 길었어요
    유작가가 꽂혀서 그리된듯

    기본 관광코스 피한다해도 피렌체에 예술로 대화가 더있었으면
    아쉬움이 있어요
    기대가 많았거든요

    김영하씨 김진애박사 예술관련 박학한 이야기 더 많이 듣고싶었는데 아쉽습니다

  • 18. ㅇㅇ
    '18.10.6 5:37 PM (82.43.xxx.96)

    오랜만에 진짜 재밌게 봤어요.
    지난번 원글님 요약 덕분에 다시 보게되었어서,
    감사합니다~

  • 19.
    '18.10.6 6:01 PM (61.85.xxx.249)

    김영하작에게 2패 당하신 유작가님~~~
    서로들~ 환상의 여행친구^^

  • 20. 패션
    '18.10.6 8:03 PM (112.151.xxx.45)

    어제 참 재미있게 봤어요.
    버스 이동중에 밀라노 남자들 옷 잘 입는다는 이야기에서 옷 코디하는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시킨다고. 공부못해서 왕따되는 아이는 없어도 옷 못입어서 왕따될 순 있다는 말도 재밌더라고요. 관련된 글들 읽고 싶은데 못 찾겠네요.

  • 21.
    '18.10.7 12:48 AM (121.101.xxx.224)

    저는 피렌체는 못 가보고 밀라노만 너댓번 다녀왔는데 완전 좋았고 언젠가는 다시 가서 일이년 살아보고 싶은 도시거든요
    남자들 정말 멋지고요 할아버지 노숙자 소매치기 점원 식당 직원 여관 알바들까지 진짜 멋져요 밀라노가 더 그런 건가요? 다른 도시도 그럴 거라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ㅋ

  • 22. 나누자
    '18.10.7 4:40 AM (122.34.xxx.30)

    ㄴ 밀라노는 패션 산업의 도시잖아요. 노숙자까지도 패션의 멋을 추구하고 있죠. ㅋ
    벤야민이 지적했 듯 여러 의미에서 인간과 예술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도시예요.
    색감으로 비교하자면, 피렌체가 적갈색이라면 밀라노는 회백색 도시의 느낌이죠.
    피렌체는 그 무수한 예술품에도 불구하고 모던하고 안온한 분위기이고
    밀라노는 클래식과 모던, 고요함과 활기, 신과 인간의 기운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계속 파보고 싶은
    자극점을 지니고 있다는 게 저의 생각이에요.
    두 도시가 보유하고 예술품들 중, 밀라노에 제가 더 좋아하는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될 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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