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윗집이 조용해요.
그냥 감사하다 말하고 그렇게 첫인사를 나누었죠.
아이들이 어리고 여리여리했는데 생각보다 쿵쿵거리는 소리가 제법 큰데다가 청소기 소리인지 장난감 탈것 소리인지 드르럭거리는 소리가 많이 났지만 정말 아무리 오래가도 말씀하신 것처럼 10시는 넘지 않았어요.
우리 아이들은 거실에 앉아있다가 윗층 아이들 뛰는 소리를 들으면 자기들 어렸을때는 어땠냐고 물어보더라구요.
피아노도 치는데 처음에는 바이엘이랑 소곡집을 치다가 기특하게도 점점 시간이 지나 체르니로 올라가고 재즈 소곡집을 치고 소나티네를 치더라고요. 그다지 알고 싶지는 않은 정보였지만요.
저는 한때 피아노 강사였는데 아이들이 맨날 틀리는 지점에서 그 아이도 꼭 틀려서 자꾸 다시 치는데 한번은 정말 올라가서 레슨해주고 싶은 생각까지..
사실 집에서 혼자 들을땐 그 아이가 듣지도 못하는데 혼자 “아니야.
계이름 그거 아니야.”하기도...ㅎㅎ
하지만 아침 7시 반인가 50분인가 피아노를 쳤을때는 한번 올라갔어요. 저는 밤에 일하기때문에 그 시간에 피아노 소리를 듣는 건 쌩고문이어서...ㅠㅠ
그밖에는 뭐 딱히 없었네요.
살짝 거슬리는 건 있지만 딱히 크게 신경은 쓰지 않고 지내온 지 2년이 넘었어요.
오늘 생각해보니 요근래 아이들 뛰는 소리를 못들었어요.
그 시간대에 요즘 나가있던 적이 많았기도 했지만 확실히 조용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딸아이랑 그 이야기를 했지요.
요즘 윗집 애들이 왜 이렇게 조용하지? 했더니 딸아이도 어! 그렇네? 하더라구요. 윗집 아이들은 여리여리한 초딩 여자애랑 어린이집 다니는 아주 어린 동생이 있어요.
애들은 조용하면 아픈건데 어디 아픈 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윗집 아가들아. 아픈건 아니지? 피아노는 왜 요즘 안치니. 연습 열심히 해야 나중에 안까먹지.
수줍어서 엘베에서 만나도 잘 아는 척 안하지만(제가 그렇다는 말) 너네가 아프지말고 활발하고 건강하게 크면 좋겠구나.
소리 좀 내줘. ㅎㅎ
나는 너희들이 아빠랑 놀면서 깔깔거리는 소리 듣는 거 좋아했거든. ㅎ
1. 아랫층
'18.9.2 3:29 AM (211.227.xxx.140)ㄴ네 ㅋㅋ맞아요. 사실 혼자 아랫층에서 피아노 소리 듣고있다보니 내적친밀감이 생겨서 제가 정말 막 들이대는 성격이었다면 엘베나 이런데서 만났을때 “얘. 너 거기 자꾸 틀리더라. 그거 아니야.”라고 말해버릴지도 모를만큼 오랫동안 틀리더라고요. 내성적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ㅎ
2. 원글님같은어른들
'18.9.2 4:19 AM (68.129.xxx.115)예전엔 애들이 클때
이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 애들 건강하게 잘 크길 바래주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렇게 살지 않는거 같애요.
제가 애들 보는 눈이 엄청 따뜻하다고 남편이랑 저희 애들이 그러거든요.
저희 애들은 저에게 자기들 독립해서 집이 비면
입양이라도 하거나, 학교에서 자원봉사라도 하라고 권유할 정도예요.
예전엔 한 3년 선생님들보다 결근 없이 무료자원봉사를 학교에서 하기도 했고요.
전 제 아이들이든, 남의 집 아이들이든지,
그냥 이쁘고,
보면서 화살기도 쏘뜻이 '건강하게 잘 자라서 좋은 어른이 되길'
하고 지나갑니다.
윗집 애들 아프지 않고,
그냥 바빠서 조용한거기를 저도 기도합니다.
카드 한장 그 집 우편함에 꽂아 주세요.
아랫집인데 애들 너무 조용해서 어디 아픈건 아닌가 걱정된다고,
건강하게 잘 있으면 좋겠다고 안부인사 남기면
만일 힘든 시절 겪는 중이라면 위로가 될거고,
건강하게 잘 지낸다면 답을 해줄거 같습니다.3. 아랫층
'18.9.2 5:45 AM (211.227.xxx.140)ㄴ그런 쪽지를 전해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지만 저는 굉장히 수줍음이 많고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서 아마 실행에 옮기지는 못할 것 같아요.
그저 말씀하신 것처럼 혼자 화살기도를 올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데 위아래층으로 만나 그 아이가 만들어내는 소리를 매일 듣다보니 내적친밀감이 쌓였나봐요. ㅎㅎ4. urikoa
'18.9.2 9:51 AM (27.81.xxx.177)아
층간 소음 때문에 살의를 느끼니 어쩌니 하는 글을 보다
이런 글을 읽으니 사람 사는 냄새가 좋네요
우리 윗층도 내가 자려고 하는 밤 11시경이면
문 여닫는 소리며 부산스런 발소리가 조금 신경쓰이지만
며칠 조용하면 그건 그거대로 신경쓰여요
윗집 아이들 아무 일 없이 잘 자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