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남매고 딸은 저 하나인데.
엄마는 말끝마다 저보고 살갑지도 않고 무뚝뚝하고 못됐고..
머 이런 수식어가 붙어요.
젤 듣기싫은말은 제가 둘째는 딸을 낳고싶다 이러면
딸이라고 다 좋으냐 너같은 딸도 있다. 이런식으로 벌써 두어번 면박주고요.
저도 엄마한테 살가운 딸이고싶고 엄마랑 친구처럼 지내고 싶고
남들처럼 여행도, 쇼핑도 하고싶은데 왜 어긋났겠어요..
어린 자식입장에선 부모님이 나하고 만들어주는 관계에 내가 들어가는 것이지
어릴때부터 자식이 원하는 모녀(부녀)관계를 만들어 갈수는 없잖아요.
전 기억나요 어릴때부터 엄마랑 편하게 친구처럼 지내는 친구들 얼마나 부러워했는데요
같이 연옌 얘기도하고 드라마도 보고 나가서 맛있는것도 먹고,, 저희엄마 그런거 일체 없으셨고
집이 넉넉하지 않다는 핑계로 항상 팍팍하게만 구셨어요. 용돈도 항상 부족, 친구만난다고 돈좀 달라그래도
구박만하고 돈도 정말 안줘서 항상 칭구들만나면 머릿속으로 돈계산, 집에오는 차비까지 계산해야했어요.
일이천원 때문에 먹고싶은 메뉴 못고르고 항상 가격보고 싼거고르고... 사실 저도 서럽고 불우한 기억 많은데
모르시나봐요.
저보다 어려운 친구들도 엄마가 그 나이또래 자녀를 이해만 해줘도 줄수있는 돈들이었어요.
근데 엄만 나가서 친구들 만나고 먹고 노래방도 가고 그런것 조차 이해를 못하니
왜 그런데에 돈을쓰냐, 니가 돈쓸데가 어디있냐 이런거.
그런데서부터 전 마음이 닫혔고 조금 여유가 생기고 나이가 들었다고 갑자기 엄마랑 사이좋은 모녀가
될수있는건 아니잖아요.
저도 회사다니며 돈도 벌고 친정도 여유가 있어졌는데 이제와서 사이좋은 모녀가되서 돈쓰고 다니게 되진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엄마가 저한테 나쁘게 하거나 엄마로서 잘못을 한것도 없고, 나름 최선을 다해 저희 키우셨고
저희 위해서 마음 많이 쓰신것도 알아요..
얼마전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는 저에게 친정엄마 역할 잘 하려고 노력하는거 아는데도
전 이미 엄마한테 살갑고 친구같은 딸이 되기에는 이질적인게 많이 쌓였네요..
제가 성인이 되고보니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저하고 엮여지는 인간관계이고, 그 관계에서
서로 잘 맞지않는 그런 관계인것같아요.. 이런 마인드에서 제 행동들이 나오는것이고 그걸로 엄마는 서운해하시고..
저도 가끔 이러다 엄마가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너무 뼈저리게 후회하고 맘 아플것 같단 생각은 하는데
당장 행동이나 마음가짐이 바뀌진 않네요.. 저도 자식을 낳아보니 엄마 입장에서 나 같은 딸이 참 한탄스럽겠다 생각이 드니, 더더욱 마음한켠이 무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