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다닌 직장에서 격무에 시달리다 완전히 번아웃 되서 퇴사했어요.
일을 안할거라면 모를까, 나이를 생각하면
경력에 공백기간이 생기면 이직이 어려울것같아서 바로 이직을 했습니다.
연봉을 700정도 낮추는대신
동일 업종, 훨씬 규모가 작은 회사로요.
이전회사가 워낙 업무 강도가 높기도 했지만
지금 있는 곳은 근무강도가 낮고
인원이 많지 않아 부서간 알력이나 사내정치가 없어서
마음 심리가 간.단.명.료한 상태에서 일하다 보니 참 편하고 좋습니다.
일도 쉽고 사람도 좋은 편이예요. 회식도 없어요 ㅋㅋ
단 시스템이 없어서 체계가 엉망진창이고
윗선들도 개선의지가 없긴 하지만(앞으로 계속 구멍가게 마인드일 것으로 예상됨)
업무 절대량이 작아서 그런부분은 제가 어느정도 다시 셋팅하거나,받아들이면서 지내고 있어요.
대략적으로 만족합니다.
하지만 자꾸 게을러지고 재미없어지긴 해요.
지금 이직한지 육개월 됐고, 연봉은 7천 정도예요.
그러던 차에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와서 다른 회사에 면접을 보고 합격을 했습니다.
연봉은 8천5백이구요.
근무하시는 지인이 계셔서 여쭤보니
당초 다녔던 회사보다는 낫겠지만
지금처럼 널널하지는 않을 것같아요.
워킹맘이고 아무래도 아이카 클수록 워라벨이 중요해져서
이직한 건데
연봉1500차이에 다시 이직하는게 맞을까요?
제가 앞으로 직장생활을 20년쯤 할거였다면 원래 있던 회사(오래다녔던)에 있었을거예요.
거기서 부장되고, 임원되고 꿈꾸면서.
근데 일반 사기업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구요.
더구나 제가 일하는 직종은 남초를 넘어선 남탕( 저빼고 전부남자인 조직)이었어요.
아무리 인정하고 싶지않아도 한계가 느껴져서
어차피 직장내에서 궁극적인 좋은 끝이 없을거라면
가정을 조금이라도 더 충실히 병행할 수있는 일을 찾자라고 생각해서 이직한 거였습니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받는 곳으로 옮기는 것에 성공해서
당초 취지에 맞는 이직을 한것같은데
월 실수령액 100만원 차이에 자꾸 마음이 동합니다.
그래도 벌수있을때 버는게 맞는 것아닌지.
원래일하던 곳도, 지금있는곳도, 옮길까 생각하는곳도
조직내 저의 유통기한(?)은 일반 사기업답게 한 오년정도..
마흔 다섯쯤 넘으면(차부장급) 적당히 물러나는게 아름다울 그런 분위기 입니다.
실수령액 기준으로 5년동안 6천만원 a 정도 더 버냐 덜 버냐 입니다.
아무 동기부여 없이 제가 할수 있는 업무 범위 내에서 적당히 편하게 다니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그래도 치열하게 열심히 일하면서 6천만원 더 버는게 맞을까요
고민이 많이 됩니다.
이직을 처음해봐서 더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경험자분들 한말씀이라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