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 20년차...
그냥 좋고 사랑하고 이 사람만이 내 빛이라 결혼하고 한참 행복할때
제 주변과 남편 직장 동료들도 하나씩 결혼해서
서로 축복해주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정가고 맘 가는 동료 커플이 있어서
정성껏 결혼선물, 축하연 다 챙겨주고
서로 아가 낳고 백일 돌 잔치에서 행복해하고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십 몇년이 지나면서 강팍한 현실과 회사 생활에 지쳐가고
아이들 크면서 사는 곳도 달라지고 서로들 정신없이 키우고
서로가 알던 지인 중 한 분은 그 사이에 스스로 세상을 버렸고
그 일은 정말 가슴 속에 묻을 만큼 충격이었는데
이번에 20년 다 되어서 그 아끼던 커플은 결국 이혼했네요..
누가 잘못한 것이 아닌 그냥 서로 다른 지역에서 직장생활하면서 떨어져 별거하다가
자연스레 이혼을 하게 되었다는데
아이도 있고
왜 남의 이혼이 이렇게 충격이고 슬픈지 모르겠어요
동료와 와이프 둘다 너무 뛰어나고 좋은 사람들이고
정말 천생 베필이었고
내가 준 선물들, 내가 그들로부터 받은 선물들 아직도 집 한쪽에 가득한데...
와이프는 유럽으로 이민갈 예정이라고 하구요
우리 모임에서 몇 몇 사람들이 그리되고
20년이 지나고 보니 사람 사는 인생이 너무 힘들다는 생각만 드네요
그 중 한 사람은 굉장히 부유했는데 파산했고
다른 한 사람은 크게 잘되었구요
직장에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던 남편이 맨 윗사람의 비리에 동조하지 않아
인사에서 이번에 밀렸어요. 도저히 승복하기 힘들고 맘이 힘든데
이것도 다 인생 한 구석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딸애는 인생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울고 있고..
이 복더위에 20년전 결혼할때 파릇했던 사진 보니
행복에 겨워 빛나던 얼굴들이 거기 다 있는 거에요
지금 세상 달리한 분과, 사라진 분, 이혼한 커플, 크게 잘된 분..
그리고 청년 같던 남편은 이제 자그마한 중년 아저씨로...
몸도 힘들어지고 복더위에 헉헉대는데 그냥 맘이 너무 아파서 아침부터 멍합니다
삶에서 오는 이 자잘한 충격들을 아직도 잘 감당 못하니 아직 멀었나 봐요